中 시진핑 체제, 바이러스에 '흔들흔들'...성장률 4%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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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체제, 바이러스에 '흔들흔들'...성장률 4%대로?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2.03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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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태 단기간내 안정시키면 시진핑 체제에 대한 신뢰도 확산
장기간 피해 이어질 경우 경제적·정치적 타격 불가피
외신들, 성장률 4%대까지 떨어질수도...세계 제조업 수요공급체계 흔들
이코노미스트, 잘못 대응에 대한 정치적 후유증도 상당할 수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것이 단기간내 안정될 지 여부가 중국의 경제적·정치적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확산으로 중국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을 확대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이 사태가 빠른 시일 내에 안정될지 여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조속히 진정된다면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중국 국민들의 신뢰가 다시 높아지고, 중앙집중식 정권에 대한 믿음이 강해질 수 있다. 반면 확산일로에 있는 현사태를 조기에 통제하지 못할 경우 대정부 신뢰가 약화되면서 정치·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해 시진핑 체제가 흔들릴 것으로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 미국산 농산물을 대거 사들이겠다는 미·중 무역합의를 이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고, 중국 내에서도 소비 악화가 이어지면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진핑 리더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발목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013년 3월 중국 최고지도자로 집권하면서 중국 국민들로부터 높은 신뢰와 지지를 받아왔다. 일부 언론은 시 주석에 대해 마오쩌둥(毛澤東) 이후 중국의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8년간 자리를 잡아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권력을 강화해온 시 주석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악재가 시진핑 체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시민들은 중국 정부의 검열을 피해 웨이보 등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 주석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시 주석은 중앙집중식 정권 체제를 강화하면서 권력을 키워갔으나, 중국 국민들의 삶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대처가 미흡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장기간 이어오면서 중국 경제는 29년만에 가장 둔화된 흐름을 보여왔다. 여기에 홍콩 민주화 시위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했으며,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침해 문제에서도 이렇다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중국 국민들 사이에서 시진핑 체제에 대한 신뢰가 다소 약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초기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확산된 것이다. 중국 공산당 체제에 대한 불만이 커져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사태를 진화시킬지 여부가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좌지우지할 변수로 보고 있다.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중국 경제 전문가 스콧 케네디는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잘 마무리될 경우 시 주석의 중앙집중식 통제모델의 혜택이 강화될 것"이라며 "만일 전염병이 악화되고 경제적 고통이 예상보다 깊어진다면 시 주석이 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언급했다. 중국에 대해 냉정한 워싱턴 정책가의 발언이긴 하지만, 위기감이 도는건 사실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중국 경제에 '블랙스완'될까

만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사태가 한두달내에 안정되지 않을 경우 중국의 경제에는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대 성장율 전망까지 불거졌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의 경제학자 장밍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사태가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을 연 5% 이하로 밀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역시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을 전년동기대비 4.5%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2019년 4분기 6% 성장에서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며, 1992년부터 시작된 분기별 데이터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수요와 생산의 급격한 감소, 투자 위축, 단기 실업률 증가, 물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같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연휴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년 1,2월이 되면 중국의 연휴로 인해 공장 가동이 멈춰왔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연휴가 연장되면서 중국의 광공업 생산도 침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작업원의 휴가 일수는 다양하지만 평균적인 노동자가 2주 전부 쉰다고 가정하면 2개월간 가동이 20% 떨어진다"며 "이는 광공업 생산이 통상적으로 약 5분의 1 떨어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른바 고위험 수입품에 대한 영향을 지적했다. 복잡한 기계나 자동차 부품, 하드 드라이브, 그리고 공급 충격에 영향을 받기 쉬운 특정 전자기기가 여기 해당한다.

IMF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입을 하는 나라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수입국의 그 해 수출이 0.7% 줄어든다. 국제 경제학자 대다수는 중국 경기둔화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수요에 초점을 맞추지만, 공급체인의 혼란도 그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WSJ는 "공장 폐쇄는 이제 막 시작됐지만, 산업계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중요성으로 미뤄볼 때 세계 제조업자들에게 전례없는 곤경을 안겨주고 있다"며 "향후 오랜 세월에 걸쳐 영향이 실감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무디스의 금융 컨설턴트 역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대재앙보다 더 블랙스완(잠재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사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합의 이행 여부 관건

지난 한 해 글로벌 경제를 무겁게 짓누른 악재 중 하나가 바로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이었다. 오랜 기간 갈등을 이어온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5일 미국과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면서 악재를 걷어냈고, 이는 뉴욕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게끔 하는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힘겹게 이뤄낸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중국의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중국이 미국과 약속한 농산물 수입 물량을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은 지난달 29일 컨퍼런스콜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이것이 (중국의) 올해 구매 목표를 저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 

1단계 합의에는 중국이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스냅백'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 경우 중국 경제에 대한 타격은 물론, 미국과의 관계 악화에 따른 시 주석의 정치적인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많은 나라들이 중국을 차단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적, 정치적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英 이코노미스트 "시 주석은 공포와 사랑을 모두 받기를 원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0일자 기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국민들로부터 공포와 사랑을 모두 받기를 원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그간 중국 국민들 사이에서 시진핑 주석이 강한 신뢰도를 쌓아왔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될 경우 시진핑 체제의 정당성에 대한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체제는 자신들의 실수를 바로잡는 매우 유능한 전문가들을 선발해 나라를 운영하는 실력 정치"라면서도 "동시에 시 주석에 대한 국민의 사랑과 신뢰와 함께 매우 다른 형태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민들이 시 주석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너무 강해서 본질적으로 시 주석이 심각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자신들의 정부 시스템이 그 질병에 대처하는데 이상적으로 적합하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노력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혼란이 빠르게 안정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희생양이 발견되리라는 전망인 것. 

이코노미스트는 "물론 그것으로 시 주석의 권위를 흔들 필요는 없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잘못된 대응은 정당성에 대한 노골적인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대응으로 인한정치적 후유증도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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