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중국 소비주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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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중국 소비주 ‘울상’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2.03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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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거래일 약세…2100선 무너져
중국發 경기 둔화 우려…생산‧소비 악화
면세‧화장품 등 중국 소비株 약세 지속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국내 주식시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개선 신호를 기다리던 시장에 돌발 악재가 나타났다. 감염증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단기 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춘절(春節·중국 설) 특수를 기대하던 중국 소비주(株)는 직격탄을 받았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1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1포인트(0.12%) 내린 2116.40을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이날 장 초반 2082.74까지 떨어지며 2100선을 밑돌기도 했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22일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 소식에 종가 기준 2267.25까지 치솟은 바 있다. 그러나 설 연휴 감염증 확산세가 본격화하면서 지난 28일 2200선을 내줬고 4거래일 만에 장중 2100선을 이탈했다.

◆ 韓 1분기 성장률 0.2%~0.4% 하락 영향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되자 투자심리가 되살아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8일 첫 감염자 발생 이후 3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가 1만7205명, 사망자 수는 361명이라고 발표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9개월 간 중국 내에서 5327명 확진을 받고 349명이 사망했던 점을 고려하면 신종 코로나 사태가 더욱 심각한 셈이다. 국내에서도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3차 감염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투자심리에 가장 큰 부담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발(發) 경기 둔화 우려다. 실제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제 연휴 기간을 연장하는 등 제조업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또 인적 이동과 물류가 막히면서 관련 산업 역시 타격을 입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에선 신종 코로나 여파로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또한 같은 기간 신종 코로나로 0.2%~0.4% 낮아질 전망이다. 중국 경기 둔화로 대중(對中) 수출 실적이 악화될 수 있는 데다 국내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관광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 위축될 수밖에 없어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사태는 중국에서 발생했다는 점, 글로벌 경기 저점 부근에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사스 사태와 비슷한 특징이 있는데 확산 속도는 사스 사태 때보다 빠르다”며 “현재로선 신종 코로나가 향후 중국 및 글로벌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을 가늠할 수 없어 주가의 저점을 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돌발 악재…심리적 저지선 2000 지켜낼까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예기치 못한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1단계 합의, 주요국 완화적 통화정책 등에 힘입어 경기 개선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히려 경기 악화를 맞닥뜨린 셈이다.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은 신종 코로나 관련 소식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장기화할수록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다음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2000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코스피는 2050~2200선 등락을 보일 것”이라며 “장기적 시각에선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으로 매물 출회될 가능성이 있어 2000선을 밑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주식시장의 하락세도 우려 요인이다. 춘절 연휴 이후 3일 거래를 시작한 중국 주식시장은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오후 1시 7분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235.19포인트(7.9%) 하락한 2741.34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는 이날 중국 주식시장 개장과 동시에 낙폭을 줄였다. 그간 중국 주식시장 대체 상품 역할을 하면서 확대됐던 매도세가 잦아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어 향후 방향성을 낙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3일 오전 제주시 연동 신라면세점 입구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오전 제주시 연동 신라면세점 입구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 중국 소비주 약세…내수 소비주까지 이어질 수도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면세‧화장품 등 중국 소비주는 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보따리상(다이궁) 활동 위축에 따라 이들 업체들의 실적은 악화 우려를 받고 있다.

실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점포가 지난 2일부터 임시 휴업을 결정하면서 면세‧화장품업체 실적 악화가 가시화하고 있다. 영업 재개 일정도 불투명하다.

물론 영업을 다시 시작하더라도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약화하기 전까진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달 방한 중국인 수는 지난해보다 20% 가량 하락, 30만명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시각 LG생활건강은 전 거래일보다 8000원(0.64%) 내린 125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30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면세점주로 분류되는 현대백화점 또한 같은 기간 약세를 지속하며 현재 전날 대비 600원(1.98%) 떨어진 2만9700원에 거래 중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중국 소비주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투자심리가 둔화될 수밖에 없고 신종 코로나 관련 소식에 따라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중국 소비주 약세가 내수 소비주로 전이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에서도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될 경우 국내 소비심리도 악화될 수밖에 없어서다. 현재 내수 소비주 가운데선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으로 일부 점포 영업을 중단했던 이마트(-2.25%)를 비롯해 롯데쇼핑(-2.16%)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로 인한 단기 주가 조정이 중국 소비주에서 내수 소비주로 이전되고 있다”며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늘면서 내수 소비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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