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유통 트렌드] 이커머스 적자 탈출, 아마존 '구독경제'가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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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유통 트렌드] 이커머스 적자 탈출, 아마존 '구독경제'가 해답?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2.02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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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 전 세계 유료 구독자만 1억5000만명
소비자, 월별 구독료 거부감 크게 줄어
아마존 프라임 물류센터. 사진=블룸버그
아마존 프라임 물류센터. 사진=블룸버그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쿠팡과 SSG닷컴 등 전자상거래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은 단연 수익창출이다. 매년 거래액과 매출은 늘고 있지만, '물류 인프라' 구축과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다보니 IT제조업 수준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IT공룡인 아마존이 그 해답을 제시했다. 이는 확실한 캐시카우와 콘텐츠를 바탕으로 '구독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다.

실제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874억4000만달러(약 103조9000억원), 영업이익 39억달러(약 4조7000억원). 순이익 32억7000만달러(약 3조9000억원), 주당순이익 6.47달러의 실적을 올렸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8%,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아마존의 이번 실적은 글로벌 금융정보 업체 레피니티브가 예상한 4분기 매출액(860억200만달러, 주당순이익 4.03달러)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특히 순이익은 월가 예상치의 1.6배였다.

실적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마존웹서비스(AWS)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의 66%가량인 25억9000만달러(약 4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구독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의 구독자 증가가 이번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미국 경제뉴스 전문방송 CNBC는 보도했다.

'아마존 프라임'이란 연간 119달러를 지불하면 1일 및 당일 무료배송과 음악·비디오 무제한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CNBC는 "아마존의 '하루배송'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빛을 발했다"며 "회사의 빠른 배송에 대한 투자가 고객들로 하여금 더 많이 아마존을 통해 구매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최고경영자)는 "지난해 4분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프라임' 회원제에 가입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1억5000만명 이상의 유료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아마존은 2018년 4월 프라임 가입자가 약 1억명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2년 동안 아마존 프라임 구독자가 50% 더 증가하면 90억달러(11조8000억원)의 추가 구독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구독경제의 또다른 성공사례로 꼽히는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4억6700만달러(약 6조3600억원)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억5900만달러(약 5340억원)로 8.4% 늘었다.

또한 전 세계 유료 구독자 수는 1억6700만명으로 전분기(1억5800만명)보다 5.7% 늘었고, 전년 동기 보단 20%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위한 확실한 캐시카우와 풍부한 콘텐츠만 있다면 구독 서비스는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음 보여준다. 소비자들이 구독료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는 금융 비지니스 칼럼 Lex를 통해 "이미 전 세계 수많은 소비자들은 월별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점점 편하게 느낀다"고 전했다.

국내 유통업계에는 쿠팡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로켓와우클럽'이 있다. 가입자 수는 서비스 시작 후 7개월 만인 작년 5월 250만명을 넘어섰다.

쿠팡은 물류 인프라를 위해 수년째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어 수익을 내진 못하지만, 매출 성장률은 2017년 40%에서 2018년 65%로 뛰어올랐다. 업계에선 쿠팡의 지난해 예상 매출이 6조원 수준으로 전년치(4조4227억원)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SSG닷컴을 내놓으며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는 신세계그룹은 아직 구독 서비스를 시행하진 않고 있다.

다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창고형 할인점, 전문점 등을 오랜 기간 운영하며 쌓은 소싱 노하우와 오프라인 충성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어 SSG닷컴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한다면 구독 서비스를 시행해 수익성 개선을 노릴 가능성 크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구독경제는 예산이라는 제약을 놓고 그 속에서 다양한 소비를 해보자는 소비자의 욕구와 맞물려 있다"며 "소유보다는 사용에 초점을 두고 있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공유경제 등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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