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안전자산 선호 극대화…원‧달러 ‘1200원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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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안전자산 선호 극대화…원‧달러 ‘1200원 눈앞’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2.02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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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0원대로 ‘껑충’…변동성 확대
‘신종 코로나’ 확산에 中 경기 우려
금융시장 안전자산 선호심리 자극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우려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다만 감염증 사태 영향력이 장기화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원화 약세 현상도 상반기 중 마무리될 거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 1191.8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190원대를 넘어선 건 지난해 12월 11일(1194.70원) 이후 처음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예상밴드를 1175원~1190원으로 제시했다.

◆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대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이는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하고 달러 매수세를 불러일으킨다. 상대적으로 신흥국 통화 가치는 떨어진다.

특히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글로벌 경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신종 코로나로 인한 중국 경기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기 비관론을 키우는 셈이다.

여전히 중국의 신종 코로나는 확산 추세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4380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304명이다. 1일 하루 만에 확진자가 2590명 늘었다. 확산세가 진정되기 전까진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중국 경기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무라그룹 계열사인 노무라인터내셔널은 신종 코로나로 올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 성장률(GDP)이 지난해 4분기대비 2%포인트 이상 낮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또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 5.7%보다 1.2%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3년 사스(SARS) 사태 이후 글로벌 경기에서 중국의 비중은 커졌는데 경기 호황기이던 당시와 비교해 펀더멘털(기초체력)은 부진한 상황”이라며 “‘춘절’ 연휴 연장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1분기 중국 경기 회복 속도가 제한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서울외환시장

◆ 중국과 밀접한 한국 경기 우려도

원화 가치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위안화와 연동성이 강한 원화는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누그러질 때까지 약세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중국 경기 우려가 한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기가 악화될 경우 한국 경기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관련 산업이 줄줄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 역시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로 중국 내 생산‧소비 둔화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대중(對中)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술적인 수출 반등이 뒤따르더라도 개선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 상단이 1200원선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중 수출 감소로 한국 수출 반등 시점이 미뤄지면서 1분기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단을 12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판단했다.

◆ 원화 약세 장기화 가능성은 낮아

물론 원화 약세 현상이 3개월 이상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MERS) 사태 사례를 고려했을 때 감염증이 금융시장의 방향성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와 특성이 비슷한 사스 사태 때에는 약 두 달간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났고 엔화 강세는 한달에 그친 바 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가 느려지면 시장의 관심은 국내‧외 경기 흐름에 쏠릴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2년 만에 반등하는 등 올해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 또한 같은달 2년 5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예상대로 경기 회복 신호가 나타난다면 원화 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회복세와 한국 수출증가율의 플러스(+) 전환 전망 등을 고려하면 원화 약세 흐름은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올 상반기 중 원‧달러 환율은 완만히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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