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매출 6조원 돌파 '네이버', '라인' 때문에 웃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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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매출 6조원 돌파 '네이버', '라인' 때문에 웃지 못해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1.30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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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매출 6조5934억원, 첫 6조원 돌파
투자 확대 일본 라인, 영업·당기순이익 하락
라인, Z홀딩스로 분할...연결실적 개선 기대
금융 사업 비용 집행, 적자 가능성 커
네이버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네이버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네이버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 6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후퇴했다. 일본 내 '라인'의 손실이 컸고, 연말 상여금과 주식보상비용 등 일회성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결국 네이버는 라인 사업부를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설립하는 Z홀딩스로 분할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금융 사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하지만 그로 인한 수익성 저하도 함께 따라올 것으로 예측된다.

◆ 지난해 매출, 사상 첫 6조원 돌파

30일 네이버는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 6조5934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18% 오른 수치로, 매출이 6조원을 돌파한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매출 신기록은 광고 및 비즈니스플랫폼 호조, 네이버페이와 웹툰의 고성장 등 전 부문에 걸친 성장세 덕을 봤다는 것이 네이버 설명이다.

주요 사업부문 매출은 4조151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7.6% 상승했다. 광고매출이 6333억원, IT플랫폼 매출은 4574억원으로 각각 10.5%, 28.6% 늘었다.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은 15.2% 늘었다.

콘텐츠 서비스 매출은 전년대비 66.6% 늘어난 2095억원을 기록했다. 웹툰의 월간 사용자수는 글로벌 6000만명, 북미 시장 1000만명을 넘어섰다. 동영상 플랫폼 V라이브의 누적 다운로드수도 8500만을 넘어섰다.

LINE 및 기타 사업부문 매출도 18.8% 늘어난 2조4421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반면 영업이익·당기순이익 크게 하락

하지만 네이버는 마냥 웃음 짓지는 못하고 있다. 매출은 신기록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4.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36.8% 줄어든 396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 비용이 전체적으로 상승한 탓이다. 지난해 5조8833억원으로 2018년보다 26.7% 늘었다.

가장 큰 문제는 '라인 및 기타플랫폼' 비용이다. 32.6% 늘어난 2조9798억원으로 영업비용 중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메신저 '라인'은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 지역에서 1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라인페이'를 출범시켰고, 지난해부터 일본 시장에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다. 

현금 결제에서 모바일 핀테크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접어든 일본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였다. 그 결과 라인의 매출은 2조4421억원으로 18.8% 성장했지만 영업손실이 5377억원에 달했다.

일회성 비용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는 지난해 임직원에 연말 상여금을 지급했고, 대규모 주식보상 비용 인식도 발생했다. 

네이버는 "주가 상승에 따른 주식보상 비용, 표준 과세 일회적 증가, 3분기 대비 증가한 4분기 TV광고, 네이버페이 마케팅비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결국 '라인' 분할, 올해 실적 개선 엿보여

결국 네이버는 라인의 전체 사업부문을 분할신설회사(라인운영회사·LINE Split Preparation Corporation)에 승계시키는 흡수분할을 결정했다고 컨퍼런스 콜을 통해 발표했다. 지난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밝힌 라인과 야후재팬의 모회사인 Z홀딩스와의 경영통합을 위한 연장선이다.

네이버는 자회사인 라인주식회사가 가지고 있던 전체 사업을 신설한 라인운영회사에 넘긴다. 라인운영회사는 야후재팬과 함께 Z홀딩스 산하로 들어가고 라인주식회사는 사라진다. 

이로인해 지속적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던 라인주식회사가 연결실적에서 제외된다. 네이버의 올해 실적 개선 여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분할되는 회사가 신설회사 발생주식의 100%를 배정받는 분할로 별도 분할비율을 산정하지 않는다. 분할기일은 9월30일이다.

지난해 10월 '네이버 컨셉트 2020'를 개최, 키노트를 하고 있는 한성숙 대표. 사진제공=네이버
지난해 10월 '네이버 컨셉트 2020'를 개최, 키노트를 하고 있는 한성숙 대표. 사진제공=네이버

◆ 금융 사업 본격화, 커머스 분야 기대, 콘텐츠 수출 확대…수익성은?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사내독립기업인 '네이버페이'를 네이버파이낸셜로 분사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올해 금융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증권, 보험, 대출로 영역을 확장하고 네이버 통장도 출시한다. 

분사 당시 미래에셋으로부터 799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마련한 네이버파이낸셜은 현재 19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상태다. 그리고 올해 전년대비 40% 매출 신장을 목표로 한다. 

다만 수익적 측면에선 의문이 붙는다.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당분간 사업인력충원, 마케팅에 주력하겠다"며 "비용집행으로 인해 올해 적자가 날 가능성이 크지만 재무적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네이버는 향후 대형 브랜드와 유통사 간 파트너십을 강화해 커머스(상거래) 생태계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내달 중 '브랜드 스토어'를 공개하며 유통 회사들이 제품 홍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데이터를 잘 가공해 판매에 도움이 될 인사이트를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사들의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데이터 컨설팅 수준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미 지역 Z세대(24세 이하)를 공략하는 데 성공한 네이버 웹툰은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붙인다.

지난해 4분기 네이버웹툰 글로벌 월간 이용자는 6000만명으로 전년대비 128%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네이버는 동남아, 유럽 등으로 웹툰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성숙 대표는 "유료 콘텐츠 이용자 수는 지난해 초 대비 3배 이상, 구매자당 결제금액은 2배 이상 증가했고 해외매출 중은 20%, 지난 4분기 전체 거래액은 전년대비 60% 넘게 성장해 고무적인 성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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