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서비스 로봇 시장] ①“로봇과 동료가 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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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서비스 로봇 시장] ①“로봇과 동료가 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
  • 오성철 기자
  • 승인 2020.01.29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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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일손부족의 해결사로 등장...인건비 부담도 적어
KOTRA 일본 나고야무역관
곰 모양의 이동 보조 로봇 RIBA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지역에서 고령화문제가 심각해지며 노인, 환자를 돕는 '돌봄로봇'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곰 모양의 이승(移乘) 보조 로봇 RIBA. 자료=이화학연구소(RIKEN)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로봇이 사람들이 해오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로봇기술의 발달 덕분에 로봇이 실행하는 작업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품질도 균일해지면서 인건비 급등에 시달리는 기업이나 점포에 쏠쏠한 지원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OTRA 일본 나고야무역관은 최근 일본에서 사람이 하는 작업을 도와주는 ‘서비스 로봇’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그 형태도 돌봄 호텔서비스 딜리버리 청소 경비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고 소개했다.

◆ 2025년까지 2.3배 성장

일본 후지경제연구소는 의료, 건설, 물류, 점포 운영, 농업 등 업계를 기준으로 서비스 로봇을 분류하며 최근의 노동력 부족, 인건비 급등에 따라 로봇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은 1조9438억 엔 규모이나 2025년까지 4조5464억 엔으로 현재의 약 2.3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중 가장 급격한 성장세가 기대되는 분야는 자율주행 자동차, 무인 운반 로봇(AGV, Automated Guided Vehicle) 등이 포함된 물류 및 운송 분야로 2021년부터 시장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을 포함해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동북아시아 시장에서는 노인, 환자 등의 간호 업무를 보조하는 ‘돌봄 로봇’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이동 보조 로봇, 용변 처리 로봇, 시설용 청소 로봇의 경우 2025년의 일본 내 매출이 2018년 대비 각각 5.5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돌봄 로봇 중에서는 목욕 지원 로봇의 매출액이 168억 엔 정도로 가장 크다. 매일 욕조에 들어가는 일본의 목욕 문화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실적은 아직 없다.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성장 추이. 자료=후지경제연구소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성장 추이. 자료=후지경제연구소

◆ 서비스 로봇, 일손 부족 현상의 해결사

1인당 구인 수를 보여주는 경제지표인 유효구인배율을 살펴봤을 때 일본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57(한국은 0.6)을 기록, 일손 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일할 사람이 없어서 폐업하는 기업의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 세븐일레븐 재팬을 선두로 편의점 업계에서는 24시간 연중무휴 운영 방침에 대해서 재검토하고 있다.

사무실이나 점포에서 부족한 일손을 채워줄 수 있는 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2020 도쿄 올림픽 및 패럴림픽 시즌에 대비해 적극적인 도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메이커의 엔지니어 K씨는 “일본에서는 로봇과 협력해 일하는 것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는 시기가 오고 있다”라며, “지금은 (서비스 로봇을) 큰 도시에서 주로 볼 수 있지만 인력난이 심각한 지방 중소기업에도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세계 최초로 로봇 호텔 열다

하우스텐보스를 운영하는 HIS 그룹은 서비스 로봇 도입의 선두주자다. 2015년에 ‘세계 최초의 로봇 호텔’(기네스 기록 보유)이라는 콘셉트로 ‘이상한 호텔(なホテル)’을 오픈해서 히트쳤다.

지난해말 기준 일본 전국적으로 16개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0년 중에 추가적으로 2개의 신규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테마파크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 인근에 체인을 설립했으나 현재는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객실 점유율은 매월 100%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가 많으며, 저가 정책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등 코스트를 최소화했기에 일반적인 호텔 영업이익률(30% 내외)의 갑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로봇이 고객을 맞이하는 일본의 '이상한 호텔'. 사진=연합뉴스
로봇이 고객을 맞이하는 일본의 '이상한 호텔'. 사진=연합뉴스

‘이상한 호텔’에서는 프론트 업무, 캐리어 운반, 객실 안내 등 기존에 사람이 하던 업무의 대부분을 약 300대(30종류)의 로봇이 담당하고 있다. 얼굴 인식을 통해 객실 문을 열고 객실 내 설비는 태블릿 1개로 일괄적으로 조작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언택트(untact) 기술을 통해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시키는 호텔이다.

관리 인력도 설립 초기에는 40여 명이었으나 2018년 기준 7명 수준으로 줄었으며 담당 업무도 CCTV 카메라 관리, 객실 침구 정리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HIS 경영기획부의 미우라 타츠키씨는 “단조로운 호텔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보다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고자 로봇 호텔을 만들었다”라며, “처음에는 공룡이나 물고기 로봇이 무서워서 울던 아이들도 금세 웃는 얼굴로 로봇과 사진을 찍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처음에는 단순히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한 목적으로 로봇을 도입했으나 현재는 로봇이 가지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성격으로 인해 화제가 되면서 로봇 자체에 부가가치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딜리버리도 로봇에게 맡긴다

물류 분야에서는 지정된 장소 내에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배달하는 ‘딜리버리 로봇’의 실증실험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소프트뱅크 그룹 산하의 와이어리스시티플래닝(이하 WCP)사는 인체 감지 센서, IoT 기술 등을 이용해 건물 내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로봇 ‘큐보이드’(판매 예상가격 200만 엔)를 개발했다.

WCP는 큐보이드를 활용해 건물 내 짐 배송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앞으로 야간 시간 대의 경비나 고령자 모니터링 서비스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워싱턴호텔은 지난해 4월에 딜리버리 로봇 ‘S-mile’을 도입해서 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mile은 평소에는 3층 프론트 데스크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룸서비스 주문이 들어오면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정된 층에서 내려 객실까지 음식 등을 운반한다.

워싱턴호텔의 치프 매니저 시바사키 타카테루씨는 “원래는 부족한 직원을 보충하기 위해서 로봇을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홍보 효과가 나왔다”며, “딜리버리 로봇이 신기해서 룸서비스를 이용하는 손님이 굉장히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큰 차질은 없었지만 딱 한 번 센서 오류로 인해 실종됐다가 지하 2층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로봇 '페퍼'. 사진=연합뉴스
일본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로봇 '페퍼'. 사진=연합뉴스

◆ 경비도, 청소도 알아서 척척

나리타 국제공항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일본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의 4개 국어를 할 수 있는 경비 로봇 ‘X2’ 4대를 도입했다.

나리타공항의 아베 히데타카 매니저는 “부족한 경비원 수를 보충하기 위해 로봇 활용을 결정했다”며, “공항에서 보안에 힘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범죄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X2는 센서를 통해 장애물을 피하거나 본인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정해진 루트의 경비를 도는데, X2의 화상 인식 시스템을 통해 촬영된 영상은 실시간으로 감시 센터로 전송된다. X2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팔 부분에 탑재된 열 감지 센서로 쓰레기통을 점검해서 테러나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복합상업시설인 다이바시티 도쿄는 지난해 4월부터 3~5층의 야간 청소 작업에 청소 로봇 ‘CL02’를 투입했다. CL02는 3차원 카메라 등 센서를 활용해서 장애물을 피하면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먼지 등 미세한 이물질을 빨아들인다.

벽이나 화장실 청소 등 세밀한 작업은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하기는 하나 로봇이 바닥을 청소하는 동안 스태프는 다른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일본 매체 닛케이트렌디에 따르면 일본의 청소 로봇 시장은 2025년까지 120억 엔 규모로 2018년 대비 약 3.2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매우 유망한 분야 중 하나다.

 

● 이 기사는 KOTRA 일본 나고야무역관(작성자 김지혜)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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