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베트남 투자의 최대 '큰손'...유망 투자지역·분야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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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베트남 투자의 최대 '큰손'...유망 투자지역·분야는 어디
  • 오성철 기자
  • 승인 2020.01.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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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日 제치고 외국인투자 1위 국가에 올라
KOTRA 베트남 호치민무역관
삼성전자가 2009년 베트남에 투자진출한 이후 전기 전자관련 제조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해졌다. 삼성전자 베트남 박닌성의 휴대전화 공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009년 베트남에 투자진출한 이후 전기 전자관련 제조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해졌다. 베트남 박닌성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한국이 베트남의 1위 투자국으로 올라선 가운데 지난해에는 전체 외국인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 20%를 넘어섰다.

KOTRA 베트남 호치민무역관에 따르면 한국은 1988년부터 지난해말까지 베트남에 677억 달러(신고액 기준)를 투자해 135개 투자국 중 최대 투자국(전체 외국인 투자의 18.7%)에 올랐다. 국가별로는 ▲일본 593억 달러 ▲싱가포르 498억 달러 ▲대만 324억 달러 ▲홍콩 234억 달러 순이었다.

韓, 지난해 베트남 1위 투자국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가 2141억7000만 달러로 전체 투자의 59.1%를 차지하였으며, ▲부동산 584억3000만 달러(16.1%) ▲전력·가스·용수 제조·공급 236억5000만 달러(6.5%) ▲외식숙박 129억 달러(3.3%) ▲건설 104억1000만 달러(2.9%) 등이었다

한국은 지난해에 전년 대비 9.8% 증가한 79억2000만 달러를 베트남에 투자했다. 이는 전체 베트남 외국인 투자의 20.8%에 달한다.

한국은 2014년 이후 매년 60억 달러 이상 꾸준히 베트남에 투자했다. 베트남 진출 초기만 해도 섬유, 의류 등 경공업 위주로 투자했으나 2009년 삼성전자가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휴대전화 생산기지를 마련하면서 전기·전자 관련 기업의 베트남 투자진출이 증가했다.

2014년과 2017년에 삼성디스플레이 생산공장(베트남 북부 박닌성)이, 2015년에는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복합단지(베트남 남부 호치민시)가, 2016년에는 LG 하이퐁 캠퍼스(베트남 북부 하이퐁시)가, 그리고 2018년에 효성 화학공장(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이 들어서면서 중소·중견기업의 동반진출이 확대됐다.

여기에 베트남의 6~7%대 높은 경제성장에 따른 남북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 호치민시 투티엠 신도시 프로젝트 등 도시 인프라 개발 열기 등도 우리 기업의 베트남 진출확대 요인으로 분석된다.

자료=베트남 기획투자부

북부 하노이 인근에 삼성 LG 등 ‘대기업’ 투자

대부분 국가들이 경제 중심지인 호치민시 등 남부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베트남 북부지역에 투자를 더 많이 했다. 이는 핵심기업이 베트남 북부지역에 진출을 결정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2009~2017년 사이 삼성, LG 등 국내 전기·전자 대기업이 베트남 북부지역 투자에 나섰다. 이로 인해 전기·전자 협력업체 상당수가 하이퐁시, 박닌성, 타이응우옌성 등 인근 산업도시에 진출했다. 

또 2017년 3월 현대자동차와 베트남 탄콩그룹(Thanh Cong Group)이 현대차 CKD(반조립) 생산 확대를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같은해 9월 베트남 빈그룹(Vingroup)이 자체 자동차 브랜드 빈패스트(VinFast) 생산공장을 하이퐁시에 설립한다고 발표하면서 자동차 부품기업의 북부지역 진출도 일부 이뤄졌다.

호치민시 등 베트남 남부지역은 우리 기업의 베트남 진출 초기부터 꾸준히 투자가 이뤄진 곳이다. 초창기 진출한 섬유·봉제업종부터 전기·전자, 건설, 제약, 조선 및 2018년 진출한 화학공장까지 다양한 산업군에서 진출했다.

최근에는 남부 닌투언성, 빈투언성 등 베트남 중남부 해안지방에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와 신도시, 스마트시티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관련 업체들의 베트남 남부지역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호치민시가 베트남 시장의 테스트베드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상당수의 기업, 스타트업이 전초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호치민시 소비자들은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에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고 북부지역에 비해 소비성향이 더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일례로 롯데마트, 스타벅스, 유니클로 등이 호치민시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 중 주목할 것은 유통 부문 투자 확대다. 지난해 한국의 베트남 유통업 관련 신규투자는 약 4억9000만 달러로 제조, 부동산·건설에 이어 3번째로 투자금 규모가 컸다.

투자금 규모가 크지 않은 유통업 관련 프로젝트 특성상 투자금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보이지만 신규 투자프로젝트 건수로는 359건으로 제조업(375건) 다음으로 많았다. 특히, 유통업 관련 지분투자는 965건으로 베트남 소비시장에 대한 우리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방증한다.

2018년 유통업 관련규정 개정으로 도매 및 소매유통 관련 인허가 부담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데다 베트남 소비재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2017년 이후 전자상거래 활성화도 우리 기업의 베트남 유통업 투자 확대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 10만 달러 미만 한국의 베트남 투자 프로젝트. 자료=베트남 투자기획부
투자금 10만 달러 미만 한국의 베트남 투자 프로젝트. 자료=베트남 기획투자부

유통·소비재·소액투자 크게 늘어

다른 특징은 투자금 10만 달러 미만 소액 투자 프로젝트 증가다. 지난해 한국의 베트남 투자 프로젝트 중 투자금 10만 달러 미만 프로젝트는 374건으로 전년 278건 대비 34.5% 증가했다. 이는 2013년의 22건에 비해 15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베트남 시장공략을 위해 국내 스타트업의 베트남 진출과 1인 사업, 소자본 창업이 증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참고로 외국인투자자는 베트남에서 개인사업자를 등록할 수 없으며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자법인 설립을 통한 진출이 허용돼 있다. 따라서, 소자본 창업의 경우에도 반드시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금융, 소비재, 제약 분야를 대상으로 한 기업인수합병(M&A) 움직임도 활발하다.  2018년 한국의 대베트남 M&A 거래액은 22억 달러로 1위 였으며, 주요 투자 분야는 금융, 부동산, 소비재 등이었다. 2018년에 SK가 약 4억7000만 달러를 들여 마산그룹(Masan Group) 지분 9.5%를 인수한 바 있으며, 한화도 약 4억 달러 규모의 빈그룹(Vingroup) 지분 6%를 취득했다.

2019년에도 금융, 소비재, 제약 분야에 지분투자가 꾸준히 이어져 SK가 빈그룹 지분 6%(약 10억 달러), KEB하나은행이 베트남 BIDV은행 지분 15%(약 8억7500만 달러)를 취득했다. 또 JW중외제약은 베트남 제약회사 유비팜(Euvipharm) 지분 100%를 인수했다.

KOTRA 호치민무역관은 최근 2년 동안 미중통상분쟁 등으로 인해 중국계 제조업체의 베트남 진출이 증가하였으며, 전통적인 산업도시의 경우 투자진출 과밀이 지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이어져 베트남 내 대체 투자지 발굴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과거 우리 기업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하노이, 호치민시 외곽지역과 다낭시 인근 중부지역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 베트남 M&A시장에 대한 우리 기업이 관심이 올해에도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몇 년 간 베트남 내수시장이 꾸준히 성장함에 따라 기존 업체의 유통망 및 네트워크 확보 등을 위해 M&A에 대한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이밖에 금융, 에너지 등 신규 라이선스 취득이 어려운 분야 투자를 위해 기존 업체 인수를 검토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 기사는 KOTRA 베트남 호치민무역관(작성자 유상철)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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