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캐나다 AI '블루닷', WHO보다 열흘 먼저 확산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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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캐나다 AI '블루닷', WHO보다 열흘 먼저 확산 예측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1.28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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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AI 스타트업 '블루닷'
의사, 프로그래머 등 AI 알고리즘 통해 프로그램 개발
글로벌 대학·AI 업체들, 질병 확산 예측 AI 연구 활발
개인 정보 침해 가능성 등 넘어야할 산도 높아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가장 먼저 경고한 곳은 WHO(세계보건기구)나 CDC(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가 아니었다. 캐나다의 한 AI 스타트업체였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AI(인공지능)가 새로운 질병의 발병과 확산 예측에 한 발 더 앞서나가고 있다. 나아가 AI가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신종 질병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제공=픽사베이
사진제공=픽사베이

◆ 블루닷, WHO보다 열흘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경고

미국의 IT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CDC는 지난 6일, WHO가 지난 9일 중국 우한에서 폐렴 사례가 보고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경고했다.

하지만 가장 먼저 경고를 보낸 곳은 캐나다의 헬스케어 플랫폼 스타트업체인 '블루닷(BlueDOT)'이었다. 블루닷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자사의 고객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알리기 시작했다. CDC보다 7일, WHO보다 10일 빠르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정보를 외부와 적극적으로 공유하지 않았다. 공개할 의도가 있다 하더라도 빠르고 정확한 시스템 자체도 갖추고 있지 않다. 질병 모니터링을 하려면 발병 국가의 공식 발표를 참고해야하는 WHO와 CDC가 블루닷보다 늦게 경고한 이유다.

블루닷의 창업자인 캄란 칸 CEO는 "중국 바깥에서는 정보를 제때 얻기 힘들다"며 "우리는 외국 뉴스, 비정상적 이벤트 징후를 소개하는 블로그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고 말했다.

다만 블루닷은 신뢰성 문제 때문에 SNS를 참고하진 않았다. 대신 전 세계 항공사 발권 데이터를 활용했다. 문제가 된 지역 주민들이 언제 어디로 떠나는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덕분에 블루닷은 우한에서 방콕, 서울, 타이페이, 도쿄 등으로 퍼질 것이라는 것도 정확하게 예측했다.

블루닷의 선견지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1월 블루닷은 영국의 의학 저널 'The Lancet'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브라질에서 시작된 지카 바이러스의 국제 확산을 예측한 바 있다.

당시 이 회사는 글로벌 생태학 데이터와 온도 데이터를 가지고 뎅기열에 대한 계절 모델을 적용,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 모델을 만들었다. 그리고 국제 항공 운송 협회의 전 세계 비행 일정 데이터에 덧씌우고, 전 세계 인구 데이터 세트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북미, 남미, 카리브해 지역에 경고를 보냈고, 2016년 여름 브라질 올림픽을 무사히 치를 수 있게 도왔다.

이를 가능케 한 건 캄란 칸 CEO의 경험 덕분이다. 2003년 사스(SARS)가 발병했을 때 캐나다 토론토에서만 44명이 사망했다. 당시 캄란 칸은 토론토에서 전염병 전문가로 일했다. 그는 이후 질병을 추적하는 방법을 연구하며 여러 예측 프로그램을 만들고 테스트 했다. 그리고 2014년 벤처 캐피탈펀딩을 통해 940만 달러(약 110억원)을 모금하고 블루닷을 창업했다.

블루닷에 소속된 40여명의 의사와 프로그래머는 질병 감시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는 자연 언어 처리와 머신러닝을 사용해 전 세계 65개 언어의 뉴스 보고서와 항공 데이터, 동식물 질병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 보고서는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12개국의 항공사와 보건 공무원, 관련 병원에게 전송된다. 대중이나 일반 공공기관에게 판매하진 않지만 비상시 협업은 한다.

캄란 칸 CEO는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질병도 더 빨리 퍼지고 확산된다"면서 "우리는 통찰력을 키워야하며, 질병보다 빠르게 전파하고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에 접근을 증가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서울 명동의 한 약국에서 한 관광객이 마스크를 박스채로 구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7일 서울 명동의 한 약국에서 한 관광객이 마스크를 박스채로 구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AI, 전염병 확산 막을 수 있을까  

전 세계의 AI 연구자들은 질병의 확산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AI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I를 사용하면 개인 이동 데이터로 바이러스의 이동을 식별하는데 유용하며, 질병 확산 억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니엘 스트리커 글래스고대학교 생명과학박사는 "AI는 항공사 기록, 교통 정보 등을 통해 인간의 이동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를 활용한 해당 연구는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버드대학교는 현재 방글라데시에서 모바일 네트워크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사람들의 국제 여행 기록을 추적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교는 트위터를 사용해 질병 발생 위치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수집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립자인 폴 앨런이 만든 회사 벌칸은 AI를 사용하여 사람들의 이동을 분석해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 모델을 만든다. AI회사 우븐웨어는 질병을 퍼트리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 모기 종을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기도 했다.

AI는 의외의 데이터를 통해 질병을 발견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있다. 페이스북은 과거 SNS의 어떤 언어가 건강에 관련되어 있는지 조사했는데, 이에 따르면 '바보'나 '멍청한'처럼 공격적인 언어는 약물 중독 성향을, '신'이나 '기도' 같은 종교적인 언어는 당뇨병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됐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AI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통계 플랫폼 SAS UK의 데이터 전문가 마크 프랑키스는 영국의 IT매체 VERDICT를 통해 "정부는 AI를 활용해 특정 위치에 필요한 자원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문제가 된 지역에서 치료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을 식별할 수 있다. 그리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면서 "또 더 넓은 지역의 지리적 동향을 살펴보면 전 세계적으로 (문제의 질병을)어떻게 취급할 것인지에 대한 밑그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개인 수준의 발병률을 정확하게 모델링 하는 AI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다니엘 스트리커 박사는 "그 기술이 이뤄지는 순간이 오면 개인 정보 보호의 필요성과 건강 문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다음 큰 싸움이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AI를 사용하는 정부가 사람들을 감시하고 '신뢰 점수'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 특정 헬스 케어 서비스마다 사용 가능과 불가능 여부를 적용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마크 프랑키스는 "사람들의 이동을 관측할 수 있는 AI기술이 있어도, 문제는 이동을 막을 수 있는 적법한 절차는 아직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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