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슨 첫 1위-트럼프 대세론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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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슨 첫 1위-트럼프 대세론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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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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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선 힐러리, 아이오와서 65% 지지획득…민주당 유력주자 탈환

미국 2016년 대선지형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대선 레이스의 신호탄인 2월1일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가 100일도 남지 않은 27일(현지시간) 현재 민주당은 위기를 겪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다시 유력주자로 탈환했고,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1위 자리를 신경외과의사 출신 벤 카슨에게 처음으로 내주며 '대세론'이 꺾이는 등 초반 경선 구도가 들썩이고 있는 것.

클린턴 전 장관은 TV토론과 의회 청문회 등을 선방하며 이메일 스캔들과 벵가지 사건 등 악재를 털어내고 준비된 후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반면, 막말 등으로 화제를 모으며 100일간 돌풍을 일으켰던 트럼프에 대해서는 '피로감'이 커진 까닭이다.

먼저 이날 미 정치권 최대 뉴스는 카슨의 급부상이다. 신경외과의사 출신 보수논객인 벤 카슨이 3차 TV토론을 하루 앞둔 이날 미 대선 공화당 경선 레이스의 첫 1위 주자로 떠올랐다.

CBS와 뉴욕타임스가 지난 21∼25일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을 상대로 전국단위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카슨은 26%의 지지를 얻어 22%에 그친 트럼프를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카슨이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카슨은 내년 2월1일 대선 경선 첫 코커스가 열려 '대선 풍향계'로 통하는 아이오와 주를 상대로 한 최근 잇단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누르고 선두를 차지함으로써 경쟁력을 예고했다.

또 지지 기반인 보수적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카슨은 트럼프를 20% 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트럼프가 자신이 정통 개신교도라는 점을 부각하며 카슨의 '믿음'을 문제삼고 나선 것도 이러한 까닭에서다.

이로써 지난 7월 이후 100일 이상 몰아친 '트럼프 대세론'이 꺾이고 이제 또다른 아웃사이더인 '카슨 돌풍'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은 "이번 여론조사는 28일 공화당 3차 TV토론을 앞두고 몇몇 아이오와 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누른 카슨에게 더욱 가속도가 붙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CBS는 "카슨이 복음주의자 등 공화당의 많은 주요 그룹들로 지지 기반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들의 지지에서도 카슨이 트럼프를 앞선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는 "3차 TV토론에서 부동층의 지지를 얻기위한 주자들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날 MSNBC '모닝 조'에 출연해 아이오와 주 여론조사의 잇단 역전에 대해 "그런 결과가 일부 나왔는데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벤 카슨이 지금 잘하고 있지만 1위 주자에 대한 검증이 강화될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클린턴 전 장관도 몬머스 대학측이 지난 22∼25일 아이오와 주 민주당 성향 유권자 4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 이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65%의 지지를 얻어 24%에 그친 샌더스에 비해 41%포인트의 압도적 우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이 조사에서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평균 7%포인트 수준에 머물렀음을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로 풀이된다. 몬머스 대학 여론조사 담당자는 "클린턴이 크게 앞서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자들 가운데 84%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지지기반이 견고함을 드러냈다.

 

카슨은 누구?…세계 최초로 샴쌍둥이 분리수술한 소아신경의사 출신

"나는 디트로이트 가난한 집에서 자랐다. 14살 때 급우를 칼로 찌르려했으며, 벽돌과 야구방망이, 망치를 들고 다니며 사람들을 위협하며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제2의 도널드 트럼프인가? 최근 '트럼프 대세론'에 균열을 일으키며 미 대선 공화당 경선레이스의 지형을 뒤흔들고 나선 벤 카슨이라는 인물의 면모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경외과 의사 출신의 보수 논객 정도로 알려진 카슨은 지난 25일 NBC방송의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낙태 여성을 '노예주'에 비유하며 낙태가 전면 금지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사를 스스로 공개했다. 다만, 그는 "이처럼 성격이 불 같았던 시기가 있었다"면서도 "다행스럽게도 내 삶은 바뀌었으며 지금은 아주 다른 사람이 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카슨이 대선 주자로 떠오를 수 있게 된 것은 미국 최고의 명성을 쌓은 의사라는 점 때문이었다.

싱글맘 밑에서 자라 명문 예일대학을 졸업한 뒤 미시간 의대를 거쳐 볼티모어의 존스홉킨스 병원에서 최연소 소아신경과장이 된 카슨은 이러한 입지전적 경력 덕분에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적 인물로 거론됐다.

특히 그는 소아신경과장 재직 당시 세계 최초로 머리가 붙은 샴쌍둥이 분리 수술에 성공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세제 정책을 맹공하며 보수층의 주목을 받게됐고, 결국 그의 발걸음은 정치권으로 옮아가게 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고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하자 멕시코의 불법이민자를 성폭행범에 비유하는 등 '막말'로 부상한 부동산 재벌 트럼프에 못지않게 그의 언행도 황당함의 연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지난달 CNN에 출연해 동성애는 "선택의 문제"라며 "감옥에 들어갈 때는 이성애자였던 사람이 나올 때는 게이가 된다"는 '황당 발언'을 해 엄청난 비판에 직면한 끝에 "상처를 주고 분열을 초래한 언급"이었다고 자책하며 사과까지 했다.

하지만, 이달 초 CNN인터뷰에서도 "나치 독일 시절 유대인이 총기만 소지했어도 홀로코스트는 없었을 것"이라는 과격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최근에는 '무슬림 대통령 불가론'을 주창하며 주목을 받는 등 보수우파의 첨병에 섰다.

카슨의 급부상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가 최근 민감한 종교 문제를 거론하면서 1992년 자신의 저서에서 공개된 카슨의 믿음도 자연스레 부각됐다. 트럼프는 25일 CNN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에 출연해 "다른 사람의 믿음에 관한 문제는 이야기 하고 싶지않다"고 전제하면서 "나는 장로교도이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는 중도적 종파다. 그런데 제칠일안식일재림교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터넷매체인 뉴스맥스는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 카슨에게 뒤졌던 최근 아이오와 주 여론조사에 놀란" 트럼프가 카슨의 종교문제를 거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장로교도인 자신이 복음주의자들 사이에 지지를 받아야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카슨이 제칠일안식일재림교의 신자라는 점을 거론한 것.

하지만, 카슨은 폭스뉴스선데이에서 트럼프의 종교문제 거론에 "흥미롭다"며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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