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우한 폐렴‧FOMC 등 관망세 확산...1160원대 횡보장세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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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우한 폐렴‧FOMC 등 관망세 확산...1160원대 횡보장세 예상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1.27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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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우려 자극…신흥국통화 약세
美 연준 유동성 공급 정책 변화 관심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온(Risk-on)’ 심리에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찬물을 끼얹었다. 단기적으로 신흥국통화는 전염 확산 정도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신흥국통화에 대한 경계감이 커질 전망이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1168.7원에 거래를 마쳤다. 17일 종가(1159.4원)보다 9.3원(0.8%) 상승한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예상밴드를 1156원~1169원으로 제시했다.

◆ 우한 폐렴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대

우한 폐렴 확산 범위가 넓어지면서 외환시장에선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있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이미 소비‧서비스업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사스(SA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여파로 2003년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경제성장률)은 9.1%로 전분기(11.1%)보다 낮아진 바 있다.

특히 중국이 경기 둔화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우한 폐렴 사태가 벌어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1%로 1990년(3.9%) 이후 2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이 미‧중 무역분쟁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올해 경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한 폐렴이 단기간에 억제되지 않는다면 올 1‧2분기 중국 경기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 하단인 ‘6.0%’를 사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러한 중국 경기 불확실성은 상대적으로 위안화를 비롯한 신흥국통화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위안화와 연관성 높은 원화 가치 역시 당분간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성향을 반영하며 움직일 전망이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은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뉴욕 제프리스의 브래드 벡텔 이사는 “중국 정부가 사스 사태 때보다 투명하게 대처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완화됐지만 사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부정적인 소식이 계속 전해질 것”이라며 “시장은 우한 폐렴 사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우한 폐렴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18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효진 연구원은 “원화‧위안화는 최근 강세에 따른 속도 조절과 우한 폐렴 사태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사스 사태 당시 원‧달러 환율이 단기 급등 후 하락한 점과 경기 회복 신호 등을 고려하면 환율은 한달 내에 1150원선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밝혔다.

◆ 연준 유동성 공급 정책 축소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월 FOMC 역시 신흥국통화 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준은 오는 29‧30일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연 1.50%~1.75%로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시장이 주목하는 건 연준의 유동성 공급 정책 변화다. 연준은 지난해 10월부터 단기 국채 매입과 레포 시장을 통해 시중에 돈을 풀고 있다. 이같은 글로벌 완화 기조는 금융시장에 돈을 돌게 하면서 신흥국통화 강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준의 단기 국채 매입은 오는 2분기까지 계속된다. 다만 하루짜리 초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는 1월까지 운영할 방침이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지난 9일 뉴욕에서 열린 연설에서 “레포 운용은 올해 점차 줄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세금 납부로 지급준비금 수준이 급격히 떨어지는 4월까지는 필요할 수 있지만 지급준비금 수준이 늘어나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연준이 예정대로 레포 시장을 떠날 경우 유동성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월 FOMC 전까진 연준의 유동성 공급 정책을 확인하려는 경계심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신흥국통화 가치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 우한 폐렴‧FOMC 그 이후…韓 경기 개선 신호 주목

1월 FOMC 이후 우한 폐렴 사태 또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경우 시장은 국내 경기 개선 신호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2.2%를 기록, 전망치(1.9%)를 웃돈 바 있다.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0.2% 감소했지만 반도체의 경우 같은 기간 8.7% 증가, 설 연휴 이후인 다음달 수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실제 우한 폐렴 확산 전까지만 해도 미‧중 무역협상, 반도체 업황 회복 등에 따른 한국 경기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었다. 대외 불확실성 해소 후 이같은 기대감이 양호한 경제지표로 확인될 경우 원화 강세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에 따른 중국 경기 우려로 단기적으로 신흥국통화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우한 폐렴과 1월 FOMC 관망세 이후에는 국내 수출 실적 개선 기대감 등이 커지면서 원화 강세 국면이 재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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