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인포르메] Zara의 나라, 패션 산업의 강국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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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인포르메] Zara의 나라, 패션 산업의 강국 스페인
  • 최지윤 스페인 마드리드 통신원
  • 승인 2020.01.26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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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즐기는 스페인, 패션산업 급성장중
'자라' 브랜드 보유한 인디텍스 그룹 대표적
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오피니언뉴스=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최근 몇 년간 스페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국인들은 쉽게 스페인을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와 같은 유명 축구팀을 보유한 나라, 혹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인 피카소와 가우디의 나라, 와인의 나라 등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21세기에 들어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더 빠르게 패션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페인의 의류 상점가를 보게 되면 대부분 자국 브랜드의 상품을 파는 곳이 많다. 스페인 사람들의 의류에 대한 자부심은 매우 높으며, 실제로 인근 유럽 국가에 가면 스페인 의류 브랜드가 즐비한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스페인에서는 남녀노소 모두 본인만의 개성이 있는 스타일을 바탕으로 옷을 입는 것은 물론이고, 주말에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겨울 세일 기간의 '자라' 매장 모습. 사진= 최지윤 통신원
겨울 세일 기간의 '자라' 매장 모습. 사진= 최지윤 통신원

스페인 사람들의 쇼핑 사랑은 유별나다. 꼭 비싸고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을 입는 데에 큰 의미를 두기 때문에 1년 365일 언제나 의류 매장은 북적이기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세일 시즌인 여름과 크리스마스 및 동방 박사의 날에는 거리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다. 보통 첫 번째 세일 가격에서 팔리지 않은 제품들은 두 번째 세일 때 거의 반값 이하로 판매되는데, 사람들은 이 기회를 노렸다가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사기도 한다.

스페인 현지의 '자라' 매장. 사진= 최지윤 통신원
스페인 현지의 '자라' 매장. 사진= 최지윤 통신원

패션강국 발돋움...아마시오 오르테가의 'Zara' 

예전부터 명품 브랜드와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를 많이 보유한 이탈리아를 세계 패션 강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추세로 보면 각종 브랜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스페인도 그에 못지않은 패션 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브랜드이자, 스페인의 국민 브랜드로 불리는 'Zara(자라)'가 있다. 이는 1975년 아만시오 오르테가에 의해 스페인 북부의 갈리시아에 가족 기업으로 설립되었다. 자라는 현재 96개국의 주요 도시에 2266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또한 창업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2019년 포브스(Forbes) 기준, 총자산 약 89조를 소유한 세계 6번째 부자이기도 하다.

자라는 어떻게 큰 성공을 거두어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었을까? 패션 전문가들에 의하면 자라는 'SPA 패션', 소위 '패스트 패션'이라고 불리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다양한 문화와 연령대의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해 큰 성공을 이루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지 시장에 맞는 가격과 트렌드를 적용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처음에 고급 브랜드와 유사한 제품을 선보이며 영업을 시작했다. 그 후 8년 동안 패션과 비즈니스에 대한 자라의 접근 방식은 점차 스페인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스페인 주요 도시에 9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인디텍스 그룹의 의류 브랜드. 사진=trabajar.pro
인디텍스 그룹의 의류 브랜드. 사진=trabajar.pro

1985년에는 자라가 속해 있는 'Inditex(인디텍스)' 그룹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며 변화하는 시장 추세에 매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통 시스템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 흐름에 힘입어 1988년에는 포르투갈에 첫 해외 매장을 오픈했고, 그 후에 미국과 프랑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성공적인 해외 시장 진출은 물론, 인디텍스 그룹은 Pull&Bear(풀앤배어)와 Massimo Dutti(마시모두띠), Stradivarius(스트라디바리우스)를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서기 시작했다. 마시모두띠는 국내에서도 여러 사람이 해외 직구에 나설 만큼 인지도가 높은 스페인 브랜드로, 최근에는 한국에 입점하였다.
 

인디텍스 브랜드 Bershka(버쉬카).  사진=www.bershka.com
인디텍스 브랜드 Bershka(버쉬카). 사진=www.bershka.com

마시모 두띠, 스트라디바리우스, 버쉬카  

이후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비롯해 역동적인 젊은 여성의 이미지를 대변할 수 있는 브랜드인 Bershka(버쉬카)를 런칭하며 젊은 층의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2000년대에 들어 인디텍스는 여성 란제리 및 운동복 브랜드인 Oysho(오이쇼)와 홈 데코, 인테리어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Zara home(자라홈)을 런칭하며 성공에 박차를 더했다. 오늘날 인디텍스는 49개의 온라인 시장을 포함하여 전 세계 202개 국가에서 74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17만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인디텍스 역시 패스트 패션에 대한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만은 않다. 유행에 맞는 옷을 빠르게 만들어내고 소비하는 패스트 패션의 소비 형태가 나타나면서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7년에는 인디텍스가 환경보호에 책임을 느끼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인디텍스는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고 물, 에너지 및 기타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사회적인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고객과 직원을 대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의류를 수거한다. 이를 회사 차원에서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으며, 수집된 물품들은 지역 비영리 단체에 기증되거나 중고 의류 재판매에 활용된다. 현재 약 1300개 매장에서 이를 실시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전세계 매장에서 이를 시행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환경 친화 매장(Eco-efficiency)의 설치이다. 이 매장은 기존 상점보다 최소 20% 적은 전력과 40% 적은 물을 사용하며 기존 매장에서도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 및 효율성 목표를 준수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 갤럭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스페인 브랜드 Tous. 사진=news.samsung.com
삼성 갤럭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스페인 브랜드 Tous. 사진=news.samsung.com

인디텍스 이외에도 웹사이트를 검색해보면 스페인 여행 시 꼭 사야 할 스페인 브랜드 리스트가 있을 정도로 스페인의 로컬 브랜드는 굉장히 다양하다. 국내에도 입점해있는 망고(Mango), 해외 직구로 인기 있는 빔바이롤라(Bimba y lola)를 비롯해 명품 브랜드 로에베(Loewe), 2019년 삼성 갤럭시 워치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Tous(토스)가 있다. 뿐만 아니라, 고급 화장품 브랜드 네츄라 비세(Natura Bissé) 역시 스페인의 것이다.

이렇게 패션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과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여러 브랜드, 다양한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차별화된 의류 시스템 등 스페인이 패션 강국이 된 이유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스페인의 국민 기업 인디텍스의 성장은 어디까지일까. 많은 사람들은 인디텍스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의문을 갖는다. 하지만 인디텍스는 보란 듯 2019년(2월~10월)에 약 20억 유로의 매출을 올리며 2018년 같은 기간 대비 7.5%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전무후무한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낸 인디텍스의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최지윤 통신원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전공했고, 국외 한국어 교육 사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세종학당(멕시코)’에서 근무했다. 현재 스페인 살라망카대학 한국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스페인어권 국가의 한국어 교육 전문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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