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유통 트렌드] 포장의 미래, 플라스틱 중독을 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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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유통 트렌드] 포장의 미래, 플라스틱 중독을 끊다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1.19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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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네슬레·펩시코·유니레버, 플라스틱 최다 배출
플라스틱에 갇힌 바다거북. 사진=BBC '블루 플래닛2'
플라스틱에 갇힌 바다거북. 사진=BBC '블루 플래닛2'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과거 글로벌 식품기업의 첫 번째 목표는 ‘생존’. 이른바 수익창출이 최우선이었다. 이 같은 기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엔 한 가지 조건이 더 붙는다. 바로 ‘친환경’이다.

세계 최대 식품회사인 네슬레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5년 내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블룸버그,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등 유력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하며 알려졌다.

네슬레는 특히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증가를 위해 20억달러(약 2조3100억원)를 투자한다. 여기에는 2억6000만달러(약 3015억원) 규모의 벤처투자 펀드를 만들어 재활용 플라스틱 포장용기를 생산하는 벤처업체들을 지원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네슬레 경쟁사인 유니레버(Unilever)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을 연간 70만 톤에서 절반으로 줄일 예정이다. 다만 이를 위해 얼마를 투자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초콜릿·사탕 제조업체 마스(Mars)는 25%, 펩시코(PepsiCo) 음료 부문은 20%를 목표로 한다.

이밖에 영국 대형 유통업체인 세인스버리(Sainsbury)는 지난해 11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우유, 청량음료 등을 재활용 가능한 유리병에 담아 판매하는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스코(Tesco) 역시 올해부터 지나친 포장재를 사용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 금지하겠다고 했다.

글로벌 식품·유통기업들이 ‘플라스틱 프리(Plastic-free)’를 위해 노력하는 까닭은 기업과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게다가 수많은 환경단체들이 플라스틱 사용량 및 재활용 여부를 공개하며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글로벌 환경단체의 네트워크인 ‘플라스틱추방연대 (Break Free From Plastic)’는 지난해 10월 플라스틱 쓰레기 최다 배출 기업을 공개했다. 1위는 코카콜라로 37개국에서 1만2000여 개가 발견됐고, 2위는 네슬레 3위 펩시코 4위 몬데레즈 인터네셔널 5위 유니레버 순이었다. 이 자료는 51개국 7만2541명의 자원활동가가 세계 각지에서 진행한 쓰레기 수거 활동을 통해 집계됐다.

또한 플라스틱 오염 감소 활동을 벌이고 있는 영국 ‘엘런 맥아더 재단’에 따르면 네슬레는 지난해 170만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포장 중 2%만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마찬가지로 코카콜라는 300만 톤 중 재활용 재료는 9%에 불과했고, 유니레버는 1% 미만이었다. 마스는 재활용 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해양오염과 기후변화에 대한 사회 각계의 우려가 식음료 포장용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업체들의 관행을 바꾸도록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이런 움직임은 국내서도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대기업 오너가 환경오염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한 내용은 눈여겨 볼 만 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환경오염 개선 등 기업의 ‘사회적 가치’ 활동에 대해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국내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중 ‘사회적 가치’ 가장 처음 경영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경영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각종 포럼에서 “기업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환경문제는 특정 국가의 이슈가 아닌 글로벌 대응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아울러 영국 BBC에서 2017년 방영된 ‘블루 플래닛2’ 조연출을 맡았던 사라 코너는 “바다에 들어갔을 때 플라스틱 물질을 발견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플라스틱은 고래처럼 큰 포식 동물들을 화학 오염시키는 주범”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마이크로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며 “바다 전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고, 심지어 지구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에서도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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