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1.25% 동결…‘멀어진 금리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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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1.25% 동결…‘멀어진 금리 인하’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1.17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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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둔화세 완화 영향
“악재 없으면 경기 반등 기대”
금리 인하 필요성 낮아질 수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한국은행이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국내 경기 둔화세가 완화된 만큼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경기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 대내‧외 여건 상 향후 금리 인하 결정은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7일 올해 첫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금리를 역대 최저인 현 수준으로 내린 후 11월에 이어 두 번 연속 금리를 유지한 것이다.

◆ 정부 “추가 악재 없다면 경기 반등 기대”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의 예상대로였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경제지표 둔화세가 완화되면서 금통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일~8일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9명(99%)이 ‘동결’에 표를 던졌다.

실제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 발표에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망치(2.0%)에 부합할 것”으로 판단하는 한편 “추가적인 악재가 없다면 경기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올 들어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가 부진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확인됐다. 수출‧건설투자의 경우 조정 국면이 계속됐으나 경제 성장을 제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또한 0.7%로 반등, 지난해 하반기 제기됐던 디플레이션 우려를 덜어냈다.

금통위 역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올해 GDP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과 대체로 부합한 2%대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며 “국내 경제 성장세가 완만한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여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 경기 흐름이 한국은행 예상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대내‧외 경제 여건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 대내‧외 여건 상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 낮아져

특히 국내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시장 전문가들은 대외 불안 요인과 경기 부진에 따라 올 상반기 중 금리가 한 번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놨다. 우려와 달리 올 들어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금리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키웠던 미‧중 무역분쟁의 경우 ‘1단계 무역합의’를 계기로 급속도로 완화됐다. 양국이 ‘2단계 무역합의’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무역분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교역 환경과 경제를 억눌러왔던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완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교역 확대와 중국 경기 회복 등이 기대되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내적 측면에서 정부의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선언도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졌으나 초저금리 기조에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총재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와 상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완화 수준을 어느 정도로 유지할 지에 대해서는 금융 안정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바닥’ 수준이라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기준금리 1.00%’는 통화정책 역사상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이다.

이달 통화정책 결정회의에서도 신인석‧조동철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다음 금리 결정 회의는 오는 2월 27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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