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열풍, 올해도 지속…하이트진로 맥주사업 '흑자전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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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열풍, 올해도 지속…하이트진로 맥주사업 '흑자전환' 기대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1.15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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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점유율, 40% 초반까지 상승 전망
도쿄올림픽·주세법 개정, 경쟁 심화 요인도 호재
8년 만에 오비맥주 누르고 시장 점유율 1위 탈환할까
하이트진로 청정라거 '테라'. 사진제공=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청정라거 '테라'.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지난해 신제품 ‘테라’를 출시해 국내 맥주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하이트진로가 올해도 승승장구할 것이란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수년째 적자에 허덕이던 맥주 사업부는 본격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국내 맥주 시장점유율은 32~33% 수준이다. 올해는 40% 초반대로 약 10%포인트 성장할 것 관측한다.

한국주류산업협회는 경쟁심화를 이유로 2013년 3월 이후 연도별 출고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맥주업체들의 실적과 출고량 등을 토대로 시장 점유율 집계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2018년 기준 시장점유율이 36%에 불과했다. 1위는 오비맥주로 53% 수준이었고, 롯데주류는 11%였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반등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신제품 ‘테라’의 인기 덕분이다. 실제 테라는 지난해 12월24일 4억5600만병(330ml 기준) 판매고 돌파했다. 이는 출시 9개월(279일) 만으로, 1초에 19.2병씩 팔린 수치다. 게다가 초기 165일 만에 2억병을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판매 속도가 3배가량 빨라졌다.

국내 주류 산업은 이른바 ‘충성 고객’으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고정되면 오랜 기간 유지된다. 이 같은 이유로 하이트진로가 2012년 오비맥주에게 뺏긴 ‘왕좌’를 8년 만에 재탈환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물론 오비맥주가 여전히 50% 이상의 M/S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 하반기 도쿄올림픽이라는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지난 1일부터 국내 주세체계가 ‘종가’에서 ‘종량’으로 전환돼 국산 맥주에 부과되는 세율이 낮아졌다. 이는 수입 맥주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국내사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방증이다.

이미 신성장동력(테라)을 확보해 꾸준히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는 하이트진로 입장에서는 더욱 큰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일례로 오비맥주는 지난해 10월 카스의 출고가를 평균 4.7% 인하하는 등 6개월간 이례적으로 출고가를 4번 변경했다. 이는 테라를 의식한 가격조정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롯데주류도 이달 초 주력 제품인 ‘클라우드’와 ‘피츠 수퍼클리어’의 출고가를 낮췄다.

특히 테라가 하이트진로의 소주라인과 시너지(테슬라·‘테라+참이슬’, 테진아·‘테라+진로이즈백’)를 내고 있다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신제품 진로이즈백이 기존 제품인 참이슬의 M/S를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인 롯데주류 처음처럼의 점유율 뺏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하이트진로의 소주 사업부 시장점유율이 테라 시너지의 힘입어 60% 초반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는 기존 최고 점유율(55%)를 넘어서는 수치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익성은 상당히 떨어지고, 차입금은 최대 기준으로 늘어 상태”라며 “다만 올해 (맥주 시장) 40%대 초반 시장점유율을 가정하면 맥주 사업부의 올해 매출은 7377억원(전년 대비 4.1% 증가)까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맥주 부문에서 오랫동안 부진을 겪어왔기 때문에(5년 연속 영업손실) 이번 턴어라운드를 계기로 연간 기저효과가 당분간 클 것이라는 기대감 역시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맥주는 경쟁 심화로 일시적인 비용 투입이 불가피하나, 테라의 판매량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며 “올해 맥주 사업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테라는 계절성과 경쟁 상황에 관계없이 꾸준한 판매량을 보여왔다”며 “기존 맥주와 맛과 디자인 등을 차별화해 출시 초기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고, 독특한 마케팅 포인트를 바탕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OB맥주와 롯데칠성 역시 가격 인하, 광고모델 교체, 판촉비 투입 등의 방법으로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트렌드에 부응하는 신제품 출시 없이 단순한 광고비 지출로는 장기적인 점유율 반등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가격 정책의 잦은 변화는 도매상 및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고, 주류 소비 채널의 변화로 밀어내기가 더 이상 효과를 볼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경쟁 심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하이트진로의 점유율 상승세는 적어도 올해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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