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결산]① 이젠 'CES'라 쓰고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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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 결산]① 이젠 'CES'라 쓰고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 읽는다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1.13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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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각종 첨단 기술들 '이합집산'
IT와 모빌리티의 결합...
업종별 경계없어진 미래 청사진 선봬
현대차 '하늘 길' Vs. 도요타 '우븐 시티'...
세계적 전장 업체들 너도나도 전기 자율주행차 도전 눈길...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Vs. 소니 이미지센싱 Vs. 보쉬 'AI활용' 모빌리티 솔루션 제안
퀄컴, 음성인식 AI 비서에 아마존 도전장 내밀어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가 나흘 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10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차세대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로봇,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최첨단 기술들의 향연이었던 이번 행사는 한 발짝 가까워진 미래 속 우리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이번 'CES 2020'을 상징하는 핵심 키워드로는 모빌리티와 AI, 그리고 그 둘의 결합이 꼽힌다. 이번 행사에는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사 등 140여개 업체들이 참가해 더이상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란 별칭이 어색하지 않다는 걸 입증했다. 그리고 삼성전자, 소니, 아마존 등 가전과 AI의 강자들은 모빌리티 전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 콘셉트를 들고 참여했다.

모빌리티 업체들 중 가장 돋보인 회사는 '하늘 길'의 청사진을 제시한 현대자동차와 미래 기술이 집약된 '우븐 시티(woven city)' 계획을 발표한 도요타다.

◆ 'CES 2020'이 던진 화두, 모빌리티에 따른 미래 사회 변화

현대자동차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S-A1'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S-A1'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동성의 진화는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입니다. 우리는 모빌리티 솔루션을 통해 활력있는 도시를 만들고자 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6일 진행된 'CES 202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개발 착수를 통해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복안으로 읽혀졌다.

현대차가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환승거점(Hub)으로 구성된다.

UAM은 하늘로 이동하는 개인용 비행체(PAV·Personal Air Vehicle)를 기반으로 한다. 교통 정체를 해소할 만한 모빌리티 혁신으로 꼽힌다. PBV는 이동하는 동한 여가·의료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다. 그리고 Hub는 UAM과 PBV를 연결하는 구심점이다. 상용화 예상 시점은 2028년이다. 아직 콘셉트인 만큼 안정성과 제도적인 문제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하늘길'을 열기 위해 글로벌 최대 모빌리티 업체인 우버와의 협업도 발표했다. 우버는 2020년 미국 LA, 호주 멜버른 등에서 에어택시인 '우버 에어'를 선보일 예정으로 에어택시 상용화 프로젝트 '우버 엘리베이트'를 진행 중이다.

또 현대차는 이번 'CES 2020'에서 우버와의 협업으로 만든 PAV 콘셉트 비행체 'S-A1'의 실물을 공개했다. 전기 동력으로 움직이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활주로가 없기 때문에 도심 속 이동이 간편하다. 운전사 포함 5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향후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한다.

'CES 2020'을 다녀온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가 모빌리티 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퍼스트무버'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려 한듯 하다"면서 "상용화까지 산적한 과제들이 많지만 현대차가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 만큼은 현장 관람객들에게 충분히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도요타가 'CES 2020'에서 발표한 '우븐 시티'의 조감도. 자율주행 모빌리티와 스마트 그리드 에너지를 사용하는 도시 실험이다. 사진제공=도요타
도요타가 'CES 2020'에서 발표한 '우븐 시티'의 조감도. 자율주행 모빌리티와 스마트 그리드 에너지를 사용하는 도시 실험이다. 사진제공=도요타

현대차가 '하늘 속 모빌리티'에 집중했다면 도요타는 '도심 속 모빌리티' 청사진을 제시했다. 연구원과 가족, 공모를 통해 뽑은 주민 등 약 2000명이 실제로 거주하는 후지산 인근 70만㎡ 규모의 '우븐 시티(Woven City)다.

'우븐 시티'는 '직조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 'weave'에서 따온 이름으로 도시 도로가 그물망 형태로 정비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자율주행 자동차, 수소 연료 전지, 로봇, 스마트 홈 등 미래 기술을 모두 집약한 도요타의 실험실이다. 데이터와 센서를 통해 사람, 건물, 자동차가 모두 연결된다.

안전하고 보행자에 친화적인 연결을 위해 다양한 이동 속도를 제공하는 '거리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전통적인 도로의 개념은 파괴되고, 3개의 독립된 공공 영역으로 나뉜다. ▲더 빠른 속도를 위한 자율 주행 차량 거리 ▲마이크로 모빌리티 차량이 다니는 레크리에이션 산책로 ▲사람과 자연을 위한 선형 공원 등이다.

이와 함께 '우븐 시티'의 지하도 함께 주목 받았다. 도시의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모여있는 탓이다. 이 곳에는 수소 연료를 동력으로 삼은 물품 배달 네트워크가 깔린다. 

전시장에는 자율주행 플랫폼 e-팔레트를 전시했다. 도요타가 CES 2018부터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이 소형 배송 모빌리티는 '우븐 시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 업종 간 장벽 사라졌다…전자 회사들의 모빌리티 업계 진출

삼성전자가 'CES 2020'에서 공개한 '디지털콕핏 2020'. 8개의 디스플레이와 8개의 카메라가 자율 주행을 돕고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를 제공한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CES 2020'에서 공개한 '디지털콕핏 2020'. 8개의 디스플레이와 8개의 카메라가 자율 주행을 돕고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를 제공한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CES 2020'의 또다른 특징은 전통적 자동차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나 구글 같은 글로벌 IT·전자 장비 업체들이 모빌리티 산업 기술들을 내놓고,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 보쉬는 AI를 연결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업종 간의 장벽이 무너졌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자율주행 시대를 맞이해 삼성전자는 차량용 전장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ES 2020'에서 공개된 5G 기반 '디지털 콕핏 2020'에서 삼성전자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디지털 콕핏 2020'은 삼성전자가 2017년 80억 달러(약 9조 2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과 공동 개발한 차량용 디스플레이다. 안전한 운전환경과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 차량 공간 역할의 중요성이 떠오르며 주목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AI '빅스비'가 운전자의 상황에 맞는 운전 환경을 만들어주면, 탑재된 자동차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가 8개의 디스플레이와 8개의 카메라를 효율적으로 구동한다. 전면 유리, 센터페시아, 대시보드, 사이드미러, 룸미러, 1열 시트 뒷면 등에 장착된 디스플레이가 주행을 돕고 실내에서 인포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또 삼성전자는 하만과 공동 개발한 5G TCU(차량용 통신 장비)도 공개했다. 주행 중 고화질 콘텐츠나 맵을 실시간으로 다운로드하는 시스템으로 오는 2021년에 양산되는 BMW의 전기차 'iNEXT(아이넥스트)'에 처음으로 탑재된다.

LG전자는 자동차 소프트웨어의 글로벌 리더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적 기술 기업들과 전략적으로 협력해 '웹OS 오토'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웹OS 오토'는 리눅스 기반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커넥티드 카'의 서비스 허브 역할을 하도록 다양한 솔루션과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번 행사에서 LG전자는 자동차시트 선두업체인 애디언트(Adient)와 '웹OS 오토'를 적용한 커넥티드 카를 선보였다. 그리고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에겐 이를 통해 차량에서 집으로 이어지는 인공지능 경험을 제공했다.

또 지난해 10월 퀄컴 테크놀러지와 '웹OS 오토' 연구개발과 생태계 확대를 위한 MOU를 맺은 LG전자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 차세대 자동차 분야에서 새로운 고객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  

소니가 자사의 강점인 이미지 센싱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 선보인 프로토타입 전기차 '비전-S'. 'CES 2020'가 IT와 모빌리티 업계 간 장벽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이끌어 낸 전시 중 하나다. 사진제공=소니
소니가 자사의 강점인 이미지 센싱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 선보인 프로토타입 전기차 '비전-S'. 'CES 2020'가 IT와 모빌리티 업계 간 장벽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이끌어 낸 전시 중 하나다. 사진제공=소니

일본 전자업체 소니의 프로토타입 전기차 '비전-S'도 주목 받았다. 이미지 센서의 강자답게 '비전-S'는 이미징 및 센싱 기술로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총 33개 센서가 차량 360도 주변을 감지해 다양한 상황에서 안전을 추구한다. 전 좌석 와이드스크린 디스플레이와 정교한 오디오, 커넥티비티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전-S'는 출시를 보장할 수 없는 콘셉트카였지만 전장 외에도 영화, 음악,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거느린 소니의 모빌리티 산업 진출의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도 AI를 통한 스마트 모빌리티 생태계를 선보였다. 스마트 선바이저, 차량 내 모니터링, 스마트 글라스 라이트 드라이브, IoT 셔틀 등이다.

스마트 선바이저는 AI가 차량 내 모니터링 카메라와 연결돼 운전자를 태양빛으로부터 보호하는 투명한 디지털 선바이저다. 실내 모니터링은 졸음 운전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상황 등에서 경고하는 시스템이나. 에어백 작동 시스템 최적화도 제공한다.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가 'CES 2020'에서 선보인 미래 운송 콘셉트 차량. 사진=연합뉴스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가 'CES 2020'에서 선보인 미래 운송 콘셉트 차량. 사진=연합뉴스

이미 보쉬는 전세계 7개 도시에서 250명의 AI 전문가들이 15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연구하는 '보쉬 인공지능 센터'를 운영중이다. 그리고 향후 소프트웨어 개발에 37억유로(약 4조 8000억원)을 투입하고 독일에 새로운 AI 캠퍼스 건립을 위해 1억 유로(약 1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글로벌 통신용 칩 기업 퀄컴은 자율주행 전용 플랫폼 '스냅드래곤 라이드'를 공개하며 모빌리티 산업 참전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5G 기반으로 자동 비상 제동, 교통 표지판 인식, 차선 유지 보조기능을 갖췄으며 고속도로 주행과 주차, 교통정체 대응, 로보 택시·물류까지 지원하는 퀄컴의 첫 완성형 시스템이다. 

퀄컴은 올해 상반기 중 자동차 제조사와 1차 공급사 등과 함께 제품 개발을 추진, 오는 2023년께 본격적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하반기에는 차량 시스템 최신 상태 유지를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콕핏 플랫폼'과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4G·5G 이동통신 플랫폼'을 선보인다. 

아마존은 음성인식 AI '알렉사'를 통해 모빌리티 산업에 뛰어들었다. 알렉사 기반의 모빌리티 시스템 구축과 아마존 웹서비스(AWS) 기반의 자율주행네트워크 확장에도 힘을 쏟았다. 알렉사를 탑재한 전기차 리비안 트럭 전시로 엿볼 수 있었다. 또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블랙베리와의 협업을 통해 차량 오디오, 차량 상태 모니터링, ADAS 기능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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