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유통 트렌드] 이케아, 외곽에서 '도시 중심'으로 이동…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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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유통 트렌드] 이케아, 외곽에서 '도시 중심'으로 이동…왜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1.12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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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규모 줄이고 배송·온라인 서비스 강화
이커머스 공습에 고객 편의·접급성 강화
미국 뉴욕 맨해튼 999서드애비뉴에 오픈한 이케아 스토어. 사진=이케아 홈페이지
미국 뉴욕 맨해튼 999서드애비뉴에 오픈한 이케아 스토어. 사진=이케아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세계 최대 가구공룡 이케아가 변하고 있다. 당초 사업 모델은 도심 외곽에 위치한 매장을 고객이 직접 찾아가 가구를 구입하는 것이었다. 조립 역시 구매자의 몫이다. 과정은 번거로울 수 있지만, 파격적인 가격으로 승부하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었다.

하지만 이케아는 최근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값비싼 도시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매장 규모와 진열상품수를 대폭 줄이는 동시에 온라인을 통한 배송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이케아의 모회사인 잉카그룹의 부동산 부문인 잉카센터스는 지난 3일(현지시간) 런던 서부 해머스미스에 있는 쇼핑센터 ‘킹스몰(Kings Mall)’을 인수했다.

킹스몰은 2만7000㎡(8166평) 규모로 이케아는 1억700만파운드(약 2579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도심부 복합시설으로 재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잉카그룹은 내년 상반기 해당 상권을 대표하는 이케아 매장을 오픈하는 것과 함께 쇼핑센터 일부를 소매가 아닌 다른 용도로 재편한다. 현재 몰 내에는 스웨덴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 H&M과 트렌드한 저가 패션 브랜드 프라이마크(Primark), 영국 3대 대형마트 중 하나인 세인스버리(Sainsbury's) 등이 입점해 있다.

제라드 그로에너 잉카센터스 상무는 “우리는 이곳을 단순한 쇼핑센터 이상의 만남의 장소로 만들고 싶다”며 “단순한 소매업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곳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무실과 주택, 식당, 술집, 교육 등이 추가로 이용될 수 있지만 지역 주민들과의 협의에 따라 더욱 추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잉카그룹은 또 글로벌 도시 진출에 연간 약 1억유로(1조3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디지털(온라인)서비스 강화 비용도 포함돼 있다.

실제 이케아는 지난해 상반기 미국 뉴욕 999서드애비뉴(999 Third Avenue)에 매장을 열었다. 이곳은 맨해튼 랜드마크인 5성급 플라자호텔에서 불과 네 블록 떨어져 있다. 블루밍데일백화점 본점의 바로 맞은편으로 세계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 중 하나다.

해당 매장의 특징은 고객이 직접 전시용 가구를 보고 만지며 체험하는 ‘쇼룸’이 있다는 것이다. 규모는 기존 매장들의 1/20 수준인 1611㎡(약 490평)이다. 아울러 이곳은 소유가 아니라 임대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이케아 팝업스토어가 운영 중이다. 오는 23일까지 운영되는 부산 서면점은 총 3층 규모로, 디지털 공간, 홈 퍼니싱 솔루션 공간, 이벤트 및 워크숍 공간으로 꾸며졌다. 지난해에는 서울 강남, 경기 용인 기흥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바 있다.

이처럼 이케아 매장이 도시 중심지로 이동한 까닭은 이커머스(온라인쇼핑)로 재편되는 유통업계 패러다임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예컨대 이케아코리아는 2019년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의 추정 매출액이 5032억원, 매장 방문객 수는 850만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성장했고, 방문객 수는 870만 명에서 2.3% 줄었다. 2014년 국내 진출 후 2018년 회계연도까지 두자릿 수 성장을 이어간 것과 비교하면 성장률이 둔화된 셈이다.

특히 이케아 도심 매장은 배송 서비스 거점이자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상품을 찾아가는 용도로 활용된다. 즉, 온·오프라인을 강화를 통해 고객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잉카그룹 관계자는 “이케아 도시 프로젝트는 글로벌 도시화 추세를 비롯해 고객의 행동과 디지털화에 대응하기 고안됐다”며 “도심지에 소규모 매장을 열어 기존 이케아 전략을 보완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따.

한편 이케아는 도시화와 함께 가구 임대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초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임대 기한이 끝나면 회사가 제품을 수거한다. 고객이 원할 때면 부엌 찬장 문 등 부품을 교체할 수 있도록 맞춤형 디자인도 이루어진다. 필요할 때만 가구를 사용한 후 반납할 수 있도록 탄력성을 높이는 동시에 재활용을 통해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순환적인 사업 모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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