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미 보복에 아시아 증시 출렁...금값‧엔화는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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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미 보복에 아시아 증시 출렁...금값‧엔화는 '상승'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1.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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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면전 가능성 낮아"
증시, 오후들어 서서히 안정국면 진입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이란이 자국 군부 실세를 사망케 한 미국에 보복을 감행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아시아증시는 동반 하락했고 금‧엔화 등 안전자산 가치는 급등했다. 국제유가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현실적으로 양국의 전면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미국 역시 보복에 나설 수 있어 당분간 시장의 불안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25포인트(0.8%)내린 2158.29를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전날보다 19.27포인트(0.89%) 내린 2156.27에 개장한 뒤 장중 한때 2137.72까지 떨어지며 2140선을 내주기도 했다.

◆ 이란 공격 수위 예상 뛰어 넘어…시장 충격

이란의 대미(對美) 공격이 본격화하자 코스피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 주요지수를 끌어내렸다. AP통신은 이란 국영TV를 인용, 이란이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에 지대지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이 지난 3일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살해한 데 따른 것이다.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 직후 사흘간의 추모 기간이 끝나고 ‘가혹한 보복’에 나서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번 작전의 이름은 ‘순교자 솔레이마니’였다.

이란의 공격 수위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당초 전문가들은 이란의 보복 강도에 따라 파장이 달라질 것으로 따라 내다봤다. 이란이 군사적 보복 대신 외교전을 펼친다는 낙관론부터 원유 수송로 봉쇄, 사이버 공격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한 시각에 미군 기지를 직접 공격하며 맞대응 전략을 취했다.

◆ 아시아증시 동반 하락…금‧엔화 급등

이란 공격 소식이 전해진 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날 오전 코스피뿐 아니라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 상해종합지수, 홍콩항셍지수 등 아시아증시 주요지수는 동반 1% 내외 하락했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2% 이상 올라 온스당 160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 금값이 온스당 1600달러를 웃돈 건 2013년 4월 이후 약 6년 9개월만에 처음이다.

역시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엔화 가치는 상승, 엔‧달러 환율도 이날 오전 9시 30분 107.65엔까지 내리면서 3개월 만 최저 가격을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는 이날 오전 10시 배럴당 전 거래일 대비 5.1% 오른 71.75달러에,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이날 오전 9시 20분 4.7% 뛴 65.65달러까지 치솟았다.

◆ 미‧이란 무력 충돌 가능성…금융시장 부담

이날 오후 들어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은 건 전면전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 비용을 감당하기에 이란의 경기가 좋지 못해 전면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주식시장은 전면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펴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부분을 반영해 단기적으로 조정을 거쳐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당분간 미국‧이란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제 미국의 대응 수위가 관건이다. 만약 이란처럼 고강도 보복을 단행한다면 향후 전면전 우려로 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는 위험회피 성향을 키우며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한다. 반면 미국이 한발 물러설 경우 불안감이 대폭 완화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은 이란 공격에 따른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미국의 대응 수위를 단언할 수는 없으나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보복할 경우를 대비해 이란의 52곳을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놨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즉 미국이 공격 수위를 대폭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또한 보복을 멈추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 중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순교자 솔레이마니’ 작전 후 “우리의 강력한 보복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란뿐 아니라 레바논 등 중동 내 친이란 무장조직이 합세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특히 미국 CNN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이 대응 시 우리는 미국 내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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