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진짜 사람은 단 1명…'차세대 AI 각축장' 된 美 라스베이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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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 진짜 사람은 단 1명…'차세대 AI 각축장' 된 美 라스베이거스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1.07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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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차세대 AI 인공휴먼 '네온' 발표
LG전자, AI 발전단계 선보여...4단계선 직접 가설 검증까지
구글·아마존, AI 비서 영향력 확대 주력
'구글 어시스턴트', '주변 컴퓨팅' 핵심 기술 확대
아마존은 '알렉사' 탑재 범위 넓혀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1943년 최초의 신경망 모델 '맥컬로치-피츠 뉴런'이 제시됐다. 그러나 과거 인공지능(AI)은 기술력과 인프라의 한계에 부딪혀 발전이 더딘 편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데이터의 양과 질, 연산 능력, 자연어 처리 기술이 급성장하면서 AI는 비약적인 발전 속도를 보였다.

앞으로도 AI가 발전할 가능성과 방향은 무궁무진하다. IBM 연구소는 "2020년 AI 시스템이 일상어를 사용해 대화, 토론 및 문제 해결을 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이유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는 글로벌 ICT 업체들의 '차세대 AI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매년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로 참석했던 구글과 아마존이 한 단계 진화한 AI 시스템을 들고 다시 찾아왔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인공휴먼(Artificial Human) '네온(NEON)'을 선보이며, LG전자는 고객 사용 패턴 따라 진화하는 AI 'LG 씽큐'에 심혈을 기울인다.

'CES 2020' 주관사인 미국소비자협회(CTA) 게리 샤피로 CEO는 "AI는 향후 10년 동안 주요 도시 기술 중 하나로써 스마트 도시, 스포츠 기술, 차량 기술, 디지털 건강, 로봇 공학 및 그 밖의 분야에서 맞춤형 사용자 경험과 머신 러닝 솔루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산하 연구소 스타랩스가 CES2020에서 차세대 AI '인공휴먼 네온'을 공개한다. 사진 속 8명 중 진짜 사람은 단 1명이다. 사진=유튜브 굿콘텐츠 캡쳐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산하 연구소 스타랩스가 CES2020에서 차세대 AI '인공휴먼 네온'을 공개한다. 사진 속 8명 중 진짜 사람은 단 1명이다. 사진=유튜브 굿콘텐츠 캡쳐

◆ 삼성전자, 인공휴먼 '네온' 선보여...8명 중 진짜 사람은 1명 

삼성전자의 미국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는 지난해 말 미국 특허청(USPTO)에 CG배우 운용 프로그램인 '코어 R3'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 현실(Reality), 실시간(Realtime), 즉각 반응하는(Responsive) 등 3가지 특성의 앞글자 R에서 딴 '코어 R3'는 영화와 TV, 인터넷 플랫폼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상 캐릭터를 창작, 편집, 조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그리고 SRA 산하 연구소 중 하나인 스타랩스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SNS를 통해서 '네온(NEON)'을 론칭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네온은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인공휴먼(Artificial Human) AI다. 코어 R3를 활용한 컴퓨터 제작 영상으로 게임, AR 서비스,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스타랩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이상 알려진 바는 없다. 네온 소식을 전하는 트위터도 "네온은 빅스비와도, 이제까지 본 어떤 것과도 다른 것"이라고 말하며 어두운 배경 속 인물 사진만 공개해 궁금함을 자아내고 있다.

그러다 6일 유튜브 IT 관련 채널인 '굿콘텐츠'에 8명의 사람이 나란히 서서 춤을 추거나 손짓을 하고 있는 영상이 올라왔다. 그러나 진짜 사람은 1명이고 나머지는 AI로 만들어진 인간이다.

이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굿콘텐츠'는 "이들은 인간의 움직임에 CG를 입힌 게 아니라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움직이게 한 것"이라며 "미래에 온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네온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스타랩스와 네온의 개발을 이끈 이가 인도 출신의 '젊은 천재 과학자' 프라나브 미스트리이기 때문이다. 그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 과학자 35명' 중 한 명으로 증강현실(AR) 기술을 현실 속에서 구현한 인물이다. 지난 2017년 36세의 나이로 SRA의 전무가 된 그는 삼성전자 최연소 임원 기록도 세웠다.

미스트리는 트위터를 통해 네온 캐릭터 사진을 올리며 "스스로 새로운 감정 표현과 움직임, 대화 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밝혀 AI 알고리즘 적용을 시사했다. 그리고 "디지털 인간은 가상의 뉴스 앵커나 AI 영화배우, 가상의 안내원 등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뜻의 라틴어 'Cogito, ergo sum'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이 CES2020에서 '인공지능 발전 단계'를 4가지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이 CES2020에서 '인공지능 발전 단계'를 4가지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 LG전자가 말하는 AI 4단계…가설 검증하고 제안까지

"AI는 ▲자율화(Efficiency) ▲개인화(Personalization) ▲추론(Reasoning) ▲탐구(Exploration) 등 4개의 발전 단계로 이뤄집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AI가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LG전자 역시 이번 'CES 2020'에서 AI에 심혈을 기울인다. 6일 LG전자의 CTO(최고기술책임자) 박일평 사장은 캐나다 인공지능 솔루션업체 '엘레멘트 AI'사와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 발전 단계(Levels of AI Experience)'를 발표했다.

1단계 '자율화'에선 AI가 지정된 명령과 조건에 따라 제품을 동작시킨다. 에어컨의 AI가 감지 센서를 통해 사람을 파악하고 그곳으로 바람을 보내는 방식으로 최근 대부분의 가전제품이 1단계 AI를 탑재하고 있다.

2단계 '개인화'에선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하고 패턴을 찾는다. 하나의 제품을 여러 사람이 사용하더라도 각 이용자를 구분하는 것이다. 2단계 AI가 있는 냉장고라면 이용자가 좋아하거나 자주 찾는 음식의 패턴을 학습해 이와 관련된 레시피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3단계 '추론'에선 인과학습을 통해 각종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며 발견되는 특정 패턴과 행동의 원인 등을 파악한다. 집에 들어온 사람이 보일러를 켜고 커피를 끓여 마시면 AI는 현재 사용자가 온도를 높이기 위한 것임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향후 추위를 예고한 일기예보가 나오면 사용자에게 옷을 두껍게 입도록 제안한다.

4단계 '탐구'는 AI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한 뒤 더 나은 솔루션을 제안하는 단계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새 정보가 사용자의 삶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유의미한 실험을 반복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잠들 때 주변 온도가 17도 정도가 좋다는 새로운 정보를 입수한 AI은 "천장 냉각팬을 돌리면 시원한 공기를 순환시킬 수 있고 수면에 적합한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무실 때 냉각팬을 돌리는 게 어떨까요?"라고 먼저 제안할 수 있다.

박일평 사장은 "'LG 씽큐'와 같은 AI의 의미 있는 성장을 위해 산업 전반에 명확하고 체계화된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올바른 기술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프랑스와 가녜 엘레멘트 AI CEO는 "오늘 발표는 인공지능이 향후 우리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어디서든 내집처럼'이라는 주제로 'LG 씽큐' 체험 부스를 마련했다. 이곳은 ▲집안의 AI 솔루션 'LG 씽큐 홈' ▲이동수단에서의 AI '커넥티드카 존' ▲3D 가상 피팅 체험 '씽큐 핏 콜렉션' ▲로봇을 활용한 다이닝 솔루션 '클로이 테이블' 등으로 구성된다.

 

구글이 CES2020이 열리는 라스베이거스의 모노레일에 AI 비서를 호출하는 명령어 '헤이 구글'을 광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글이 CES2020이 열리는 라스베이거스의 모노레일에 AI 비서를 호출하는 명령어 '헤이 구글'을 광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구글과 아마존, AI 비서 영향력 확대한다

최근 수년간 CES에서 AI 비서 경쟁을 벌인 구글과 아마존은 이번에도 다시 한번 대결을 펼친다. 각각 한단계 더 진화한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다. 양사는 이미 많은 전자기기들에 들어간 AI 비서의 영향력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구글이 검색엔진을 일상으로 확장할 핵심 전략이다. 구글은 현재 라스베이거스 곳곳을 AI 비서 호출명인 '헤이 구글'이라는 문구로 장식하고 있다. 이는 구글이 강조하는, 주변에 항상 미래를 연결한다는 비전인 '주변 컴퓨팅'을 상징하기도 한다.

지난해 웨어러블 기기업체 핏빗을 21억 달러(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CES 2020'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 주변기기업체 벨킨과 하이파이 오디오업체 드비알레는 새로운 구글 어시스턴트 스피커 '사운드폼 엘리트'를 선보였다. 이용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실행하고, 스마트 홈 장치를 제어하는 '헤이 구글' 명령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구글은 많은 것을 준비한 것처럼 보이나 아직 공개하진 않고 있다. 다만 미국 IT매체 9TO5Google에 따르면 구글은 부스 안팎에서 새로운 '안드로이드 오토'를 선보일 차량을 전시했다. 또 픽셀폰과 네스트에 관한 섹션도 마련됐으며,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스타디아'를 위한 장소도 마련했다. 또 지난 몇년간 그랬던 것처럼 라스베이거스의 모노레일에는 여전히 '헤이 구글' 브랜드 광고가 게시됐다.

이와 함께 구글은 최근 44개 국가 언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기능을 스마트폰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강력한 AI 머신러닝에 기반한 이 기능에 대해 미국 IT매체 씨넷은 "어느 경쟁사도 이 정도 기능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CES2020에서 아마존은 AI비서 '알렉사'를 람보르기니의 신형 슈퍼카 우라칸 에보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람보르기니
CES2020에서 아마존은 AI비서 '알렉사'를 람보르기니의 신형 슈퍼카 우라칸 에보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람보르기니

이미 가정용 기기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아마존은 이번 'CES 2020'에서 LG전자, 아이로봇, 보스, 레노보, 엑슨모빌, 블랙베리, 람보르기니 등 다양한 분야의 회사들과 협업을 갖고 AI 비서 '알렉사'의 영향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마존은 석유 회사 엑슨모빌, 디지털 커머스 기술 업체 파이서브와 제휴를 맺었다. 알렉사 지원 차량 운전자는 엑슨 모빌의 주유소에서 음성인식을 활용해 결제를 하게 된다. 파이서브는 안전한 거래를 위해 토큰을 만든다. 결제는 아마존 페이로 처리된다.

아마존은 자동차 산업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슈퍼카 업체 람보르기니는 최신 기종인 우라칸 에보에 알렉사를 추가하기로 했다. 지난해 아마존이 투자했던 전기차 업체 리비안은 향후 테슬라의 라이벌 SUV가 될 차량에 음성제어 시스템을 탑재할 것을 밝혔다.

이와 별도로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 웹서비스(AWS)'를 통해 커넥티드 카에 중점을 둔 스마트폰 제조업체 블랙베리와의 협력도 밝혔다. 또 종합 개발 플랫폼 기업 유니티는 AWS를 활용해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율 주행 시뮬레이션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다른 기업들이 어떻게 알렉사로 새로운 경험을 구축하는지 (CES 2020에서)살펴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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