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미국‧이란 전면전 우려…원‧달러 환율 급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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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미국‧이란 전면전 우려…원‧달러 환율 급등하나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1.05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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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선호심리 확대
3일 달러‧엔 가치 급등
이란인들이 3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반미 시위에서 미국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란인들이 3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반미 시위에서 미국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미군 공습에 사망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대내적 측면에서 국내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원화 가치를 지지해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전 거래일 대비 9.0원 급등한 1167.1원에 마감했다. 이날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에 의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2% 급등했다. 또 엔‧달러 환율은 107.92엔까지 치솟으며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금값 역시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 1온스당 1550달러를 돌파했다.

◆ 미국‧이란 갈등 증폭 예상

미국과 이란 간 일촉즉발 대립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미군 공습 직후 성명을 통해 미국에 '가혹한 보복'을 예고했다. 가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또한 “미국의 범죄를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원유 수송로 봉쇄부터 군사적 공격까지 다양한 보복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 이란 및 친이란 세력과 친미 세력이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에 맞서는 미국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한 배경에 대해 이란의 추가 공격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라고 주장하며 전쟁을 촉발하려는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조치를 했을 뿐 전쟁을 시작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위협을 받는다면 그 목표를 식별해 어떤 조치든 취할 것”이라며 이란의 보복에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대

시장 전문가들은 이처럼 향후 갈등 전개 상황을 가늠할 수 없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달러 등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된다. 반면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 가치는 급격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공습이 시장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과 관련 “‘보복’이 어떤 형태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경제학자는 FT에 “이란이 우리의 예상보다 과감한 조치를 취한다면 진정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롬바드 오디에의 살만 아흐메드 투자 전략가는 로이터에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며 “자산 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며칠 내에 어떻게 전개될지가 중요하다”며 “이란의 대응과 그에 따른 미국의 맞대응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국내 경제지표 원화 가치에 긍정적

다만 국내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약화되며 원화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수출이 1년 전보다 5.2% 감소한 데에 그쳐 7개월 만에 하락폭이 축소됐다. 수출 단가 하락을 주도한 반도체 수출 물가 또한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지 않는다면 원화 가치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대만에서는 정보기술(IT) 수출 급증과 경제지표 개선으로 대만 달러가 강세를 보였으나 한국의 경우 수출‧투자가 모두 부진해 원화 가치 변동성이 컸다”며 “이제 국면이 전환된 만큼 승자의 독식보다는 패자의 부활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 예상밴드로는 1152원~1167원을 제시했다.

아울러 위안화 가치도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원화 가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6일부터 지급준비율(RRR)을 0.05%포인트 내리겠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이후 위안화 가치 하락세가 주춤한 바 있다.

권 연구원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금리와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등 추가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며 “위안화의 가치 안정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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