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유통 트렌드] 자율주행 무인배송, 무한경쟁…'24시간 배송시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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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유통 트렌드] 자율주행 무인배송, 무한경쟁…'24시간 배송시대' 올까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1.05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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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지난해 말 美 휴스턴서 무인배송 시범 서비스
'손정의 투자' 자율주행 스타트업 뉴로, 미국 유통 사업자와 맞손
날씨·인프라 개선할 점 많아
자율주행 스타트업 '뉴로'의 무인배송 차량. 사진=뉴로 홈페이지
자율주행 스타트업 '뉴로'의 무인배송 차량. 사진=뉴로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바야흐로 2020년은 AI(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이른바 4차산업의 발달로 상상 속 미래를 현실로 구현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수많은 기업인들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 시장을 이끌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 같은 흐름은 유통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무인배송 서비스’다.

◆월마트·아마존·크로거, 무인배송 경쟁

세계 최대 리테일(소매) 사업자인 ‘월마트’는 지난해 말 휴스턴에서 무인배송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지난해 12월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뉴로(Nuro)의 ‘R2’와 토요타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프리우스 차량을 활용해 시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올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뉴로’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설립한 세계 최대 기술투자펀드 ‘비전펀드’로부터 지난해 2월 9억4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를 받은 바 있다. 내년까지 12개의 고해상도 카메라, 레이더를 탑재한 무인 식료품 배달 자동차 R2 5000대를 제작, 대형 유통 체인을 통해 배달 서비스 지역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뉴로는 2018년 12월부터 미국 슈퍼마켓기업 ‘크로거(Kroger·미국 매장 2800여개)’와 손잡고 자율자율차 초창기 모델인 ‘R1’을 활용해 생필품 무인배송 시범 서비스를 실시했다. 고객이 크로거 온라인 사이트에서 우유, 계란, 채소 등을 주문하면 고속도로를 피해 간선 도로를 최대 40km 속도로 달려 집 앞까지 배달했는데, 성공적인 결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역시 자율주행 무인배송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소형 무인배송 로봇 ‘스콧(Scout)’을 공개했고, 지난 2월7일(현지시각)에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기업인 ‘오로라이노베이션(Aurora Innovation)’의 5억3000만달러(약 6000억원)짜리 펀딩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구글과 테슬라, 우버 등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주도했던 간판 엔지니어들이 2016년 창업했다.

아마존은 또 지난 2017년 무인 배달 로봇 스타트업인 ‘디스패치(Dispatch)’를 인수한 바 있다. 현재 자율주행, 무인배송에 대한 투자 규모와 인수 기업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최소 수억달러를 투입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국에서는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무인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월 건국대학교에서 캠퍼스 로봇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학생들이 음식을 주문하면 무인배달 로봇 ‘딜리’가 음식을 배송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국내 최대 할인점(대형마트)기업 이마트도 지난해 10월 자율주행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브와 협업해 무인배송 ‘일라이고’를 시범 운영했다.

아마존의 무인배송 로봇 '스콧'. 사진=아마존
아마존의 무인배송 로봇 '스콧'. 사진=아마존

◆무인배송, 많은 개선점에도 기업이 열광하는 이유

무인배송 서비스 기술과 안전 등 아직 개선해야 될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당장 우리나라는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도로교통법을 개정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보험, 인프라, 교육 등 손봐야 할 곳이 숱하게 많다. 게다가 눈이나 비바람과 같은 거친 날씨에도 취약하다.

특히 배송의 가장 큰 가치인 물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지금은 사람은 차량을 몰고 가 문 앞이나 안전한 곳에 물품을 보관한다. 하지만 이 과정까지 완전자율화하려면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리테일 및 IT 기업들이 자율주행 무인배송 서비스에서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배달 수요 폭증으로 인한 인력난 때문이다.

예컨대 자율주행 무인배송 서비스가 가장 활발한 배달앱 시장을 보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30년께 세계인들 대부분은 집에서 요리하지 않고 배달앱을 통해 식사를 해결할 것”으로 점쳤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컨설팅 전문회사 프로스트&설리번을 인용해 2018년 820억 달러(약 95조원)였던 세계 음식배달 앱 시장 규모가 2025년 2000억달러(약 232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배달원을 안정적으로 수급해야 하는 하는데 인건비를 고려하면 쉽지 않다.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딜리버리셀 이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라이더(배달원)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게 중요한데, 이게 어렵다”며 “우리뿐 아니라 배송 쪽은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 로봇배송 테스트를 보고 (라이더 수급) 문제 해결 방법으로 2017년부터 로봇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인배송 서비스는 충전만 하면 24시간 내내 일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당일 및 새벽배송 시장이 확대됐는데, 만약 사람의 간섭이 필요 없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한다면 ‘24시간 딜리버리’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일각에선 자율주행 무인배송 기술이 배송료의 80%를 차지하는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뉴로’인 창업자인 데이브 퍼거슨은 “미국 전체 교통량의 43%가 쇼핑이나 심부름 용도이고 미국인들은 쇼핑과 심부름에 평생 6만시간을 쓰고 있다”며 “무인배송 자동차 덕분에 소비자들이 시간을 보다 가치 있는 곳에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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