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전쟁속 작년 1인당 GDP '1만 달러' 시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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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무역전쟁속 작년 1인당 GDP '1만 달러' 시대 진입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0.01.0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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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도 올 신년사에서 1만 달러 언급
심각한 빈부격차 문제해소 목소리 적지 않아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중국의 1인당 GDP는 1만 달러를 넘어선 것이 확실하다. 사진=바이두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중국의 1인당 GDP는 1만 달러를 넘어선 것이 확실하다. 사진=바이두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속에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2019년 중국의 1인당 GDP는 1만 달러를 넘어선 것이 확실시된다고 4일 보도했다.

중국증권보는 지난 1일 2019년 중국 GDP가 100조 위안에 육박한데다 1인당 GDP가 1만 달러의 계단을 밟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작년 7월 2018년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9732 달러로 1만 달러 선에 바짝 근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2020년도 신년사에서 중국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달러 고지에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중국의 작년 1∼3분기 경제성장률은 6.2%를 기록했다. 국제금융기구와 글로벌투자은행들은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6.1%로 전망했다.

현대 중국 역사에서 1인당 GDP 1만 달러의 돌파는 중국인들에게 매우 고무적인 성취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인들이 '신중국'이라고 부르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 1978년 개혁개방에 나서기 전까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가난한 나라였다.

개혁개방 이후 고속 경제성장을 거듭했지만 2000년에 이르러서도 중국의 1인당 GDP는 1000 달러를 밑돌았지만 20년 만에 1인당 국민소득이 10배로 늘었다.

세계은행(WB)은 1인당 GDP가 1만 2375 달러 이상인 국가를 '고소득 국가'로 분류한다. 이런 점에서 1978년 개혁개방이 본격화한 이후 40여년간 중국이 이뤄낸 성취는 괄목할 만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공산당은 장기 국가 목표로 '두 개의 100년' 목표를 내세웠다.

창당 100주년인 2021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만드는 것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부강하고 현대화된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중국의 1인당 GDP 1만 달러 돌파는 시 주석이 2021년 역사적인 임무를 완수했음을 선언하는 대표적인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뜻하는 '중국몽'(中國夢)을 집정 구호로 내세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국내 지도력을 공고히 하는 데도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SCMP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 속에서도 1인당 GDP를 1만 달러로 늘리는 결정적인 장애물을 돌파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GDP 총량을 기준으로 이미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은 1인당 GDP 1만 달러라는 상징적인 목표 달성을 자축하면서 중국공산당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중국 내부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경제 발전을 이룩한 이제는 심각한 빈부 격차 해소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평균이 주는 착시에 빠져 환호하지 말고 빈부 격차 해소, 국민의 실질 구매력 확대, 산업 구조 선진화 등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는 중국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분출하고 있다.

특히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역설적으로 매우 심각한 빈부 격차 문제는 중국공산당 일당 통치의 명분을 약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공산당이 직면할 최대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쉰레이(李迅雷) 중타이(中泰)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증권보에 "GDP 고속 성장만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며 "소득 구조를 개선하고 내수를 확대하는 한편 기술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중진국의 함정을 피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가는 부자인데 개인은 가난하다'는 불만을 표출했던 일반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나라의 발전만큼 자신의 삶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소득 격차 해소 문제는 중국이 고속성장기를 마감한 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고속 성장기에서 기층 민중은 국가의 발전과 자신의 삶이 동시에 개선된다고 느끼게 된다. 높은 경제성장률은 자연스럽게 기층 민중의 사회 불만을 무마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고공 행진을 하던 성장 속도가 점차 줄면서 나타나는 경기 둔화 현상은 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인 농민공(農民工)과 도시 기층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삶에 가장 먼저 영향을 주게 된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10.6%로 정점을 찍고 2018년 6.8%를 기록하면서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중국 당국도 당면 문제를 잘 인식하고 전면적 '샤오캉 사회' 건설 선언에 앞서 농촌 등 저발전 지역에 집중된 절대 빈곤 해소를 '전투'라고 부르면서 총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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