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美 스포츠매체 집중조명, '구영회' 선수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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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美 스포츠매체 집중조명, '구영회' 선수를 아십니까?
  • 권영일 애틀랜타 통신원
  • 승인 2020.01.0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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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 NFL 애틀랜타 팰콘스 소속 키커
구영회, 미국선 류현진보다 인기 더 많아
권영일 애틀랜타 통신원.
권영일 애틀랜타 통신원.

[오피니언뉴스=권영일 애틀랜타 통신원] 최근 미국무대에서 활약하는 한인 스포츠 스타가 부쩍 많아졌다. 그 가운데서도 지난해 LA다저스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올해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류현진 프로야구선수가 스포츠면에 대서 특필되고 있다. 

한국에선 미국에 진출한 선수들 가운데 류현진 선수가 독보적이지만, 그 못지않게, 어쩌면 더 많이 미국 프로스포츠계에서 주목을 받는 한인선수가 있다. 바로 미국프로풋볼(NFL)무대에서 활약중인 구영회(Younghoe Koo, 25) 선수다. 

한국에서는 야구나 골프가 더 주목받지만 미국에서는 미식축구가 최고의 인기스포츠이기 때문이다.  NFL 뿐만 아니라 대학풋볼경기가 있는 날이면 주류 및 소매점의 매출이 달라질 정도다. 

오죽하면 슈퍼볼이 열리는 2월 첫째 주 일요일은 소매상들이 일년 중 다섯 손가락안에 꼽을 정도로 이른바 대목이다. 미국에서 풋볼 인기를 짐작하게 한다.

올시즌 26개 킥 가운데 23개 성공

구영회 선수는 NFL에서 뛰고 있는 유일한 한인 선수다. 애틀랜타 팰컨스에서 키커(Kicker)로 활약 중이다. 구 선수는 2019년~2020년 리그 중반 깜짝 등장해, 구단과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올시즌 중반 애틀랜타에 합류해 모두 8경기에 출전, 26차례의 필드골 가운데 23개를 성공시켜 88.5%의 준수한 성공률을 기록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대담하게 필드골을 성공시켜 ‘클러치 플레이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구 선수는 올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유종의 미를 거뒀다.

미국 NFL 애틀랜타 팰컨스에서 키커로 활약 중인 구영회 선수. 사진=애틀랜타 팰콘스 홈페이지 캡쳐.
미국 NFL 애틀랜타 팰컨스에서 키커로 활약 중인 구영회 선수. 사진=애틀랜타 팰콘스 홈페이지 캡쳐.

그는 지난달 29일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린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와의 어웨이 경기에서 22대19로 뒤진 상황에서 4쿼터 종료 3초를 남기고 극적인 34야드(약 31m)짜리 동점 필드골을 성공시켰다. 애틀랜타는 연장전 끝에 탬파베이를 28대22로 꺾고 승리를 거뒀다. 구영회는 5번의 필드골을 모두 성공시켜 승리의 1등공신이 됐다. 

이날 승리에도 불구하고 애틀랜타는 올시즌 7승9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구 선수가 없던 리그 초반 연패가 플레이오프 진출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애틀랜타 구단과 팬들은 “구선수가 조금 만 일찍 합류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년 시즌엔 다시 꿈의 무대인 슈퍼볼에 애틀랜타 팰컨스가 2년 전처럼 꿈의 무대인 슈퍼볼 결승전에 다시 설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NFL 복귀전서 만점쇼…6번 킥 모두 성공

실제 구선수의 데뷰전인 NFL 10주 차  경기는 단순한 방문경기가 아니었다.  애틀랜타는 이날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남부지구 1위인 뉴올리언스를 적지에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6연패 사슬을 끊었다. 반면 뉴올리언스는 6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꼴지가 1위팀을 꺾는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이변의 중심에 구영회가 있었다. 그는 최대 48야드 필드골을 포함해 4차례 필드골 기회에 모두 성공했다. 골 순도도 높았다. 구 선수는 1쿼터 5분 33초 만에 찾아온 37야드 필드골을 깔끔하게 득점으로 연결하며 애틀랜타에 선취점을 안겼다.

애틀랜타는 10대3으로 앞선 2쿼터 종료 1분 31초를 남기고 구영회가 36야드 필드골을 터트려 스코어를 벌렸다.
구 선수는 2차례의 보너스킥까지 포함해 이날 6차례 킥을 100% 성공했다. 완벽한 복귀전이었다. 키커 구영회가 힘을 내자 그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애틀랜타의 쿼터백 맷 라이언과 수비진도 투혼을 발휘했다.

올 시즌 첫 7경기에서 색(sack : 쿼터백을 볼을 소유한 상황에서 태클하는 것)이 5개에 불과했던 애틀랜타는 이날은 세인트루이스의 쿼터백 드루 브리스를 6차례나 색 하는 데 성공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로 팀승리와 부활에 기여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구 선수에 대한 현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구영회 선수가 애틀랜타 팰콘스 키커로 활약하고 있는 모습.  사진=애틀랜타 팰콘스 홈페이지 캡쳐.
구영회 선수가 애틀랜타 팰콘스의 키커로 출전해 활약하고 있는 모습. 사진=애틀랜타 팰콘스 홈페이지 캡쳐.

'2020-2021'리그 재계약 유력해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신년호에서 “애틀랜타는 시즌 중간 구영회를 영입했는데, 이는 기발한 움직임이었다”며 “그 선택으로 인해 애틀랜타는 미래의 키커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지역 언론과 전문가들은 베테랑 키커 맷 브라이언트와 결별한 이후 키커 구인난에 시달려온 애틀랜타 팰컨스가 '2020-2021'시즌에 구 선수와 재계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약이 이뤄질 경우 구 선수의 연봉은 100만달러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이미 올시즌 8경기에 출전해 57만달러의 연봉을 챙겼다.

대학교수인 아버지 구현서씨, 어머니 최승매씨 사이에서 태어난 구영회 선수는 미국에서 간호사 공부를 마친 어머니와 살기 위해 초등학교 6학년 때 뉴저지로 이민했다. 아버지는 서울에 남아 이들을 뒷바라지하는 이른바 기러기아빠다. 그렇다고 구 선수가 꽃길 만을 달려온 것은 아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는 장래가 촉망되는 유망주였다. 뉴저지 릿지우드고교를 졸업한 구 선수는 조지아서던대학교에 전액장학금을 받고 풋볼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이후 대학 풋볼 최고의 키커에게 주어지는 ‘루 그로자’ 상 최종 후보에 오를 정도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대학을 졸업하고 2017년 8월 LA 차저스에서 입단해 한국인 최초로 NFL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첫 시즌 4경기에 출전해 6번의 필드골 기회 중 3번만 성공시켜 결국 1달만에 방출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그는 절치부심해 미국 신생 풋볼리그인 AAF 애틀랜타 레전드에 입단해 맹활약해 NFL 관계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애틀랜타는 베테랑 키커 맷 브라이언트를 방출한 뒤 지난해 10월 구 선수와 계약을 맺었다. 2년 만에 NFL 무대를 밟게 된 구 선수는 지난해 11월11일 애틀랜타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자신의 전매특허인 정교한 킥솜씨를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특히 지난 11월 29일 뉴올리언스 세인츠와의 13주 차 경기에서는 4쿼터 막판 2번의 온사이드킥을 모두 성공해 화제를 모았다.

구 선수는 NFL 사무국이 발표하는 NFC 스페셜팀 이주의 선수에 10주차와 14주차, 두 차례나 뽑혔다. 애틀랜타 선수가 스페셜 팀 이주의 선수에 한 시즌 2번 뽑힌 것은 2001년 이후 18년 만이다. NFL 사무국은 매주 일정을 마친 뒤 공격, 수비, 스페셜 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를 각 콘퍼런스에서 3명씩 모두 6명을 발표한다. 고향팀이나 마찬가지인 애틀랜타 팰컨스가 준 2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은 구 선수는 내년 시즌에도 주전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SI는 “애틀랜타는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제) 때문에 브라이언트처럼 가용비가 높은 키커를 찾길 바랐다”며, “그들의 바람보다는 오래걸렸지만 애틀랜타는 그들의 미래를 위한 키커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키커가 불안정한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구 선수가 애틀랜타 팰컨스에서 오랜 기간 뛴다고 해도 놀라지 마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실력을 인정한 것이다.

● 권영일 미국 애틀랜타 통신원은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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