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회장 겸직체제 마무리…차기 우리은행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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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회장 겸직체제 마무리…차기 우리은행장은 누구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1.03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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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의 ‘호흡’ 관건
계열사 CEO 정원재‧조운행‧이동연 거론
은행 부문장에선 정채봉‧김정기 주목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사장,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FIS) 사장(왼쪽부터). 사진=우리금융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사장,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FIS) 사장(왼쪽부터). 사진=우리금융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겸직 중인 우리은행장 자리를 내려놓기로 결정하면서 차기 우리은행장을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하다. 현재 비(非)은행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우리은행 내 주요 임원들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우리은행이 지주 핵심 계열사인 만큼 후보들의 경영능력이 인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르면 다음주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 우리은행장을 포함한 자회사 CEO 선임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말 설 연휴 전에 최종 후보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손 회장 연임을 결정하며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임추위는 노성태·박상용·장동우‧전지평·정찬형 등 과점주주 사외이사와 손 회장(위원장)으로 구성된다. 앞서 손 회장이 후임 우리은행장 선임과 관련 “내부 인사를 고려할 생각”이라고 밝힌 만큼 임추위원들 역시 내부 인사를 중용하는 데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은행 내부 사정에 밝은 경영자를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확한 후보군 범위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주 안에서 후보군을 추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 출범 전인 2017년에는 행장 후보 자격을 최근 5년간 우리은행 부행장 이상 및 우리금융 부사장 이상 전‧현직 임원과 계열사 대표이사로 제한한 바 있다.

◆ 정원재‧조운행‧이동연 사장, 정채봉‧김정기 부문장 거론

우리금융 계열사 대표이사 중에서는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과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사장,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FIS) 사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 모두 손 회장이 행장에 취임한 2017년부터 함께해 온 우리은행 임원 출신이다. 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숏리스트’에도 오른 바 있다.

세 사장 모두 우리은행에서의 경험은 물론 경영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우리카드 사장은 우리은행 기업고객본부 집행부행장, HR그룹장, 영업지원부문 부문장을 지냈다. 2018년 1월 취임한 우리카드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업황 부진 속에서도 호실적을 냈다. 같은해 우리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48억원을 기록, 1년 전보다 7.0% 증가한 바 있다.

조 사장은 우리은행에서 전략기획부장, 기관그룹 부행장, 영업지원부문 부문장 등을 거쳤고 2018년 12월 우리종금 사장에 취임했다. 우리종금 역시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5.2%나 증가한 358억원을 기록했다.

이 사장은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지낸 뒤 2018년 우리아이에프에스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4월부터 우리은행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겸임하며 은행의 정보기술(IT) 역량 강화를 위한 FIS와의 협업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만 보면 정채봉 우리은행 영업부문장(부행장)과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부행장)이 차기 행장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석부행장과 선임부행장을 두는 다른 은행과 달리 우리은행은 부문장을 겸하는 부행장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정 부문장과 김 부문장역시 2017년부터 손 회장과 손발을 맞춰왔다. 특히 손 회장이 지주 체제 정착과 자회사 인수합병(M&A)에 주력하는 동안 각각 우리은행 영업 전반과 내부 관리를 책임지는 역할을 했다. 다만 우리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과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두 부문장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채봉 우리은행 영업부문장(부행장)과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부행장). 사진=우리금융
정채봉 우리은행 영업부문장(부행장)과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부행장). 사진=우리금융

◆ 출신보다는 능력 중심 인사 전망

이 가운데 이번 행장 선임 과정에서는 출신보다는 능력 중심의 인사가 이뤄질지 주목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으로 만들어진 한빛은행을 전신으로 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까진 두 은행 출신들이 번갈아가며 은행장을 맡아왔다.

한일은행 출신인 손 회장은 상업은행 출신 이순우 전 행장과 이광구 전 행장에 이어 행장에 올랐다. 순서상으로만 보면 상업은행 출신 차례인 셈이다.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 중 조 사장과 김 부문장이 상업은행 출신이고 정 사장과 이 사장, 정 부문장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다만 손 회장은 2017년 행장 취임때부터 능력 중심의 인사를 강조해온 바 있다. 당시 “제 장점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색깔이 없는 것”이라며 계파 갈등을 끝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임원 자리에 한일은행‧상업은행 출신을 절반씩 선임하는 관행을 없애는 등 능력 중심 인사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현재 지주와 은행 간 협업 체제가 중요한 만큼 출신은 차치하고서 손 회장과 호흡이 맞는 인사가 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은행은 우리금융 자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당분간 우리은행 중심의 지주 경영이 불가피한 셈이다.

신임 행장의 핵심적인 능력으로는 리스크(위기) 관리와 소비자 신뢰 회복 등이 꼽힌다. 해외금리 연계 DLF 및 라임자산운용 펀드 논란으로 우리은행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는 판단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과 겸직 체제를 마무리하며 새 행장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한 소비자 중심 영업과 내실경영에 기반한 은행 영업력 강화 및 리스크관리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 회장 또한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펀드들로 우리를 신뢰했던 소비자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올해 가장 중요한 미션은 우리금융을 아끼는 소비자들의 믿음과 신뢰를 되찾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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