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현대차 신년회, 정의선이 전한 '수평적 소통과 미래 리더십'
상태바
확 달라진 현대차 신년회, 정의선이 전한 '수평적 소통과 미래 리더십'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1.02 15: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상 치우고 떡국 이야기부터 시작...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 원년으로"
"미래 성장 위해 5년간 총 100조 이상 투자"
정 부회장, 발표 마지막엔 악수 제안, 수평적 소통 강조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20년 신년회'에서 미래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20년 신년회'에서 미래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두번째로 주재한 2020년 '신년회'가 달라졌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임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등 거창한 구호와 정신무장을 강조하며 새해를 맞이했던 예년과 다른 모습이었다. 정 수석부회장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현대기아차의)미래시장 리더십 확보' 메시지를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2일 서울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주재로 2020년 '신년회'를 열었다.

지난해까지 '시무식'을 열었던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새해 행사를 '신년회'로 이름을 바꿨다. 또 무대 위 단상도 치우고, 참석한 임직원들은 캐쥬얼 복장으로 편안하게 자리하는 등 자연스러운 느낌을 유도했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은 무대 위도, 객석 맨 앞 자리도 아닌 중간 자리에 사원들과 뒤썪여 앉아있다가 호명되자, 잰걸음으로 무대를 향했다. 첫 마디도 달랐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현대기아차 임직원 여러분' 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은 신년사 첫 문장은 "떡국 드셨어요" 가 장식했다.   

이날 정 부회장은 무대위에 있는 내내 '떡국'이나 '오케스트라' 같은 가벼운 이야기를 곁들이며 편안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사족같은 변명도 있었다.  그는 이날 정장을 갖춰입었는데 이에 대해 "신년회를 마치고 곧바로 대통령이 주재하는 상공회의소 신년회에 참석해야 해서  넥타이를 맸다"면서 "여러분은 여러분의 목적대로, 저는 제 목적대로 입어 아무 문제 없으니 걱정말자"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수년전부터 캐주얼 복장을 권장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기술 혁신 ▲사업기반 혁신 ▲조직문화 혁신 ▲고객 최우선의 목표를 제시했다. 미래 성장을 위해 그룹 총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크게 확대하고, 향후 5년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전동화·자율주행·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시장 리더십의 가시화, 사업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 추진, '스타트업 창업가'와 같은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이다. 그러면서 정 수석부회장은 "모든 변화와 혁신의 노력은 최종적으로 고객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행복이,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기업가치이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올해 쏘렌토·투싼·싼타페 등 주력 SUV차량에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그리고 지난해 24종이었던 전동화 라인업을 오는 2025년까지 44종으로 두 배 가까이 늘린다. 하이브리드 13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6종, 전기차 23종, 수소전기차 2종 등이다.

이와 함께 정 수석부회장은 단순히 현대차그룹을 '완성차 제조사'가 아닌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탄생시키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앞서 전략 투자한 그랩과 올라 등 플랫폼 기업과 협업을 확대해 동남아시아에 전기차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를 시작한다. 개인용 비행체인 PAV(Personal Air Vehicle)의 경우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통합해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으로 발전시킨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근본적 원가혁신 활동을 추진하기 위한 사업기반 혁신도 강조했다. 새로운 전기차 아키텍처 개발 체계로 부품 공용화 및 다차종 적용 등 전기차 원가구조를 혁신하고, 라인업 효율화를 통해 차종당 물량 및 수익성을 확대한다. 영업망 최적화와 새로운 판매 방식을 도입하고, 시장 수요에 맞는 글로벌 생산 체계 유연성도 확보할 계획이다.

조직 문화 혁신도 언급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자율성과 기회의 확대를 통해 ‘일’ 중심의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조직문화 및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생각하는 방식과 일하는 방식에서의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시장 리더십 확보의 원동력은 바로 우리"라며 "저부터 솔선수범해 여러분과의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개성과 역량이 어우러지는 조직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개인 자율성 보장, 비대면 보고 확대, 좌율좌석제 시범 운영, 직급 및 호칭 체계 축소·통합, 승진연차 제도 폐지, 타운홀 미팅 활성화 등 다양한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 수석부회장은 '고객'을 강조했다. 그는 "회사의 성장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행복"이라며 "우리 기업의 활동은 고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고객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밀레니얼 세대 고객을 이해하고 조직내 세대간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정 수석부회장은 "투자자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이를 경영활동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주주가치 극대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년회 막바지 정 수석부회장은 깜짝 제안을 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에게 일어서서 옆사람들과 악수를 하자고 한 것. 그는 "이것이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서로 인사해달라"면서 마무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