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CEOs, 신년사 통해 던진 화두는...'신.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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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CEOs, 신년사 통해 던진 화두는...'신.성.장.동.력'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1.02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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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맞이하는 '저성장‧저금리 시대'
인수합병 등 非은행부문 강화…새 수익원 발굴
지주 계열사 간 시너지 필요…IT기업과 협업도
DLF 손실 논란도 언급…“고객 신뢰 회복해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사진=각 금융지주 제공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왼쪽부터). 사진=각 금융지주 제공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저성장‧저금리 고착화로 위기를 맞은 금융지주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새 성장동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래 경쟁력을 발굴하기 위해 지주 계열사 간 융합은 물론 인수합병(M&A) 등 외부 수혈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임직원들에게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등으로 훼손된 고객 신뢰를 회복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화장해 포트폴리오 완성도를 제고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다양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외 진출과 ‘마이데이터’‧‘마이페이먼트’‧리브모바일‘ 등 새 사업 분야에서도 성공적으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년 전 지주사로 재출범한 우리금융지주의 손태승 회장은 비(非)은행부문 M&A 의지를 재확인하며 “캐피털‧저축은행 등 중소형 M&A뿐 아니라 증권‧보험 등 수익성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는 데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 비은행부문‧해외사업 확대

김광수 NH금융지주 회장도 신년사에서 은행 이자이익 위주 수익 포트폴리오의 재편 의지를 드러내며 “은행의 비이자이익사업과 비은행부문 계열사의 경쟁력을 우선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행에 자산이익률 중심 사업전략을, 보험사와 증권사에는 각각 장기가치, 상품 중심 사업전략을 세우고 그에 맞는 평가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 역시 임직원들에게 해외 사업 확대와 글로벌 투자은행(IB)로서의 역량 강화도 주문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또한 유휴서버로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AWS)를 제공하는 아마존의 사례를 인용하며 “우리의 강점을 살리면서 사회화 금융소비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 사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지주와 농협금융은 새 수익원으로 스타트업‧벤처 등 혁신성장 기업 지원 사업을 제시해 눈에 띄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누구나 신한의 혁신금융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며 “‘두드림 스페이스’, ‘이노-톡(Inno-Talk)’, ‘퓨처스랩(Future’s lab)’ 등 3대 혁신성장 플랫폼을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수 회장은 “재무적 지표에 의존한 여신심사 관행을 지양하고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을 평가하도록 심사체계를 개선해나갈 것”이라며 “‘기업금융 토탈서비스’로서 금융지원부터 경영컨설팅, 기업공개(IPO)까지 기업생애주기 모든 단계에서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왼쪽부터). 사진=각 금융지주사, 연합뉴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왼쪽부터). 사진=각 금융지주사, 연합뉴스

◆ 지주사 안팎 협업 강조

특히 금융지주 회장들은 계열사 간 시너지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경영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협업을 통해 새 영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광수 회장은 “계열사‧사업별로 각자의 관점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농협금융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통합 금융서비스인 ‘그룹형 플랫폼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해 분산된 사업을 재구성하고 고객‧상품‧서비스를 아우르는 관점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해야한다”고 전했다.

손태승 회장은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하는 ‘우리 투게더(Woori Together) 시너지 확대 전략’을 제시하며 “지주 차원에서 운영 중인 글로벌‧디지털‧기업금융투자(CIB)‧자산관리‧연금 등 5대 사업은 각 계열사에서 최고의 역량을 모아 시장 우위의 경쟁력을 지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융사와 정보기술(IT)기업 간 벽이 허물어지면서 지주 외부의 IT기업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금융지주도 늘어날 전망이다. 조용병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되려면 금융의 경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핀테크(fin-tech), 빅테크(big-tech)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고 폭 넓은 민관‧산학 협력을 통해 지식의 융합을 시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경쟁이 심화될수록 협업이 중요하다”며 “경쟁자와도 과감하게 손을 잡으면서 새 기회를 찾아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 금융소비자 신뢰 회복 과제

지난해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논란 등으로 무너진 금융사의 신뢰도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대규모 손실을 불러일으킨 해외금리 연계 DLF 주 판매처인 우리은행을 언급하며 “저를 포함해 모든 임직원이 이번 사안을 뼈저리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첫 번째 경영전략으로 ‘고객 중심 영업 혁신’을 제시했다. 손 회장은 “우리의 업무 절차 혹은 상품‧서비스에서 고객의 가치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짚어보겠다”며 “조직‧직원 평가에서도 항상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모든 임직원이 고객의 입장을 먼저 생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용병 회장 또한 “올해 소비자와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나 ‘고객 퍼스트’를 실천하겠다”며 “‘보이스피싱 제로’, ‘고객 중심 평가제도’, ‘고객 투자자산 모니터링 강화’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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