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환율전망] 글로벌경기‧무역분쟁 불확실성 '여전'…원‧달러 환율 ‘상고하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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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환율전망] 글로벌경기‧무역분쟁 불확실성 '여전'…원‧달러 환율 ‘상고하저’ 전망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1.01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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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점진적 상승 예상” 추측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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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올해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하반기부터 하락하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당분간 달러 강세 현상이 이어지다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계속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별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1171.0원~1205원으로 제시됐다. 지난해 1월 2일 1151.5원으로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8월 13일 장중 1222.2원까이 상승,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말에 접 들어서는 다시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지난해 12월 30일 1156.4원에 장을 마감했다.

◆ 유로존 경기 회복 기대…달러 강세 완화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을 가로막는 건 미국 경기 호조를 기반으로 한 ‘강 달러’ 현상이다. 통상 달러화는 글로벌 경기 위축 국면에서 강세를, 확장 국면에서 약세를 보인다. 경기 둔화 흐름이 계속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미국의 성장세가 부각되면서 달러화 가치를 지지할 전망이다.

강 달러 현상은 유로존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는 시점에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달리 유로존은 독일 제조업 부진 속에 ‘노 딜 브렉시트((No Dea Brexit)’ 우려까지 부각되며 경기 둔화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유로존 경기가 개선되면 유로화 가치가 오르는 반면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선다는 분석이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미국과 유로존의 경기 방향성이 반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유로존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유로화 가치가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주요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 현상이 해소된 점도 ‘강 달러’ 압력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한 세 차례의 보험성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대차대조표 확대를 목적으로 단기 국채매입을 개시한 바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 중이다.

◆ ‘강 달러’ 주춤…원‧달러 환율 빠른 하락 가능성

달러화 가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 전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최근 들어 글로벌 경기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며 미국 외 지역의 경기 회복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반등한 바 있다.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는 8월 이후 4개월 연속 반등, 지난달 50.3을 기록하며 경기 확장 국면을 시사했다. 

아울러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 대외 불안 요인이 머지않아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성향을 완화시키며 신흥국통화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개선에 따라 달러화 강세 기조가 종료되면서 올해 원‧달러 환율은 하락할 것”이라며 “수급 측면에서는 무역 흑자 확대가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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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무역분쟁 완화…신흥국 통화에 긍정적

신흥국통화의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미‧중이 ‘1단계 무역합의’를 계기로 협상에 속도를 낼 경우 올해 중 무역분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 양국 경제에 더욱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부분별 혹은 단계별 무역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역시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하는 상반기를 기점으로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중이 이해관계에 의해 2분기 중 무역합의를 도출하면 위안화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위안화 가치 상승에 연동된 아시아통화 강세와 한국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반도체 경기 반등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고점을 지나 안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강화가 가시화하지 않는다면 원화 가치 상승세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도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리며 원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부터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진 점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을 전망할 때 위안화 가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 진입을 앞두고 있어 위안화 약세 압력이 우세해져 원‧달러 환율이 1150원 이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 경기부진‧무역분쟁 등 악재 지속 시 원‧달러 환율 상승

일각에선 달러 강세 현상이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경기의 ‘나홀로 성장’이 계속되면서 달러화 가치가 강보합권에 머무는 반면 원화의 경우 한국 경기 부진으로 약세 압력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가능성도 원화 가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하면서 신흥국통화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특히 무역분쟁 당사국인 중국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원화 역시 이와 연동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키움증권은 원‧달러 환율을 1205원으로 제시했다. 김유미 연구원은 “원화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 축소와 해외 투자 확대로 약세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변동 범위는 점진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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