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재팬, 합병 본계약 체결…4차산업서 시너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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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재팬, 합병 본계약 체결…4차산업서 시너지 예상
  • 김상혁 기자
  • 승인 2019.12.2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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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지분 전체 보유한 합작회사로
젊은 이용자층 탄탄한 라인- 자금력·확장성 좋은 소프트뱅크
서로의 단점 상쇄시켜주는 시너지 효과 기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23일 라인과 야후재팬 경영통합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연합뉴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23일 라인과 야후재팬 경영통합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라인과 야후재팬 경영통합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양사는 각각의 약점을 서로 보완해 줄 수 있는 파트너쉽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게 됐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이자 야후재팬의 모회사인 Z홀딩스와 경영통합에 관한 본 계약을 맺었다고 23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달 18일 두 회사가 체결한 기본합의서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당사자들은 경영통합계약, 네이버 및 소프트뱅크는 거래계약 및 합작계약, 라인 및 Z홀딩스는 자본제휴계약을 각각 체결하게 됐다.

경영통합을 위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을 지분 전체를 보유한 합작회사로 만든다. 합작회사는 Z홀딩스의 의결권 과반수를 보유하게 된다. 합작회사 의결권 비율을 50대 50으로 만들기 위해 소프트뱅크는 주식 일부를 네이버에 양도한다.

이를 위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와 소프트뱅크는 네이버 또는 라인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것을 제외한 라인의 보통주식, 미국예탁증권, 신주예약권 및 신주예약권부사채 모두를 취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합작회사는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된다.

현재 라인의 사업부문 전부를 Z홀딩스 아래 별도 법인으로 이관시킨다. 이로써 라인은 소프트뱅크의 연결자회사가 된다. 네이버 실적 집계시 비연결자회사인 라인의 실적은 제외된다. 다만 영업 외 수익으로 잡힌다.

네이버는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시너지를 추구함과 동시에 인공지능(AI)·커머스·핀테크·광고·O2O·기타 사업영역 등에서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며 "일본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에 성공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경영을 통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 CEO(왼쪽)와 데자와 다케시 라인 CEO가 지난달 18일 도쿄 그랜드프린스호텔다카나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영 통합을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 CEO(왼쪽)와 데자와 다케시 라인 CEO가 지난달 18일 도쿄 그랜드프린스호텔다카나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영 통합을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 각각의 장점으로 서로의 단점을 상쇄해주는 파트너쉽

이번 합병계약은 양사의 취약한 부분을 적절하게 보완해주는 파트너쉽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라인의 장단점은 뚜렷하다. 일단 일본에서 8500만명 정도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가장 대중적인 메신저다. 뿐만 아니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사용자까지 합하면 2억명 가까이 된다. 그리고 주 이용자의 연령층이 젊기 때문에 장래성도 높은 플랫폼이다.

하지만 늘 자금력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메신저 자체가 수익성이 크지 않고, 최근에는 '라인페이'라는 핀테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인페이'는 약 3700만명이 이용하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페이 영역에서 제대로 된 수익을 내는 업체는 없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야후재팬의 장단점은 라인의 반대라고 볼 수 있다. 약 5000만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포털사이트다. 하지만 1996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오래된 포털이다보니 이용자들의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다. 일본의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검색엔진은 구글이다.

반대로 소프트뱅크가 Z홀딩스의 지분 47%를, 야후재팬의 지분 40%를 가진 대주주인만큼 자금력 만큼은 확실한 편이다. 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비전펀드를 통해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AI, 공유경제, 블록체인 등 4차산업의 핵심 기술 업체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오고 있어 확장성도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합병으로 라인은 자금력을 확보하고 동남아를 넘어 다른 지역까지, 메신저와 핀테크를 넘어 다른 4차산업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는 젊은 층이 주요 고객인 플랫폼을 확보함으로 장기적인 플랜을 세울 수 있고, 구글과의 검색엔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힘을 챙기게 됐다.

이와 함께 '페이'의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라인은 '라인페이'로, 야후재팬은 '페이페이'(1900만명)로 일본 내 간편결제 시장 1,2위를 다투고 있는 만큼 그동안 적지 않은 출혈 결쟁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합병으로 이런 경쟁은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전자 상거래 부분에서도 시너지가 발휘된다. 라인은 자체 온라인쇼핑몰 '라인 쇼핑'을 운영하고 있으며, 야후재팬은 지난 9월 '조조타운'을 약 4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은 라쿠텐과 아마존재팬이 1,2위를 다투고 있는데, 라인-야후재팬의 합병으로 탄생할 쇼핑몰은 이들과 겨룰 수 있는 규모를 확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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