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올해의 CEO]⑤ '뚝심의 승부사' 이부진 사장...호텔신라 글로벌 반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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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올해의 CEO]⑤ '뚝심의 승부사' 이부진 사장...호텔신라 글로벌 반열에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12.22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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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포브스, 3년연속 세계 女리더 100인에 선정
10년 만에 한옥호텔 착공 눈앞
아시아 3대 공항 이어 마카오에도 면세 사업권 획득
기내면세 부분 세계 1위 3Sixty, 2대 주주 올라
신라호텔 브랜드, 본격 해외 시장 진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Most Powerful Women)’ 순위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한국여성으로는 유일하게 100위 안에 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포브스 명단에 선정됐다. 올해는 87위로 지난해(86위)보다 한 단계 하락했지만, 굵직한 사업성과를 통해 2019년도를 최고의 한해로 마무리했다.

특히 2010년 12월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추진했던 장충동 한옥호텔 건립을 성사시켰고, 주력인 면세점 사업은 해외 영토를 더욱 확장했다.

1970년 생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로 태어난 이 사장은 대원외고와 연세대 아동가족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삼성복지재단 기획지원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2001년 8월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빠른 승진을 거듭해 2010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신라호텔이 장충동 부지 내 짓는 서울 1호 한옥호텔의 조감도. /사진제공=호텔신라
신라호텔이 장충동 부지 내 짓는 서울 1호 한옥호텔의 조감도. /사진제공=호텔신라

◆Performance(성과)

이 사장이 올해 거둔 가장 큰 수확은 단연 한옥호텔 사업이다. 이는 이 사장의 약 10년 숙원이었다. 호텔신라는 2011년 8월 처음으로 서울시에 건립계획을 제출했고, 다섯 번 도전한 뒤인 2016년 3월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서울시는 당시 자연경관 훼손과 문화경관 보호 등을 이유로 수차례 반려·보류했고, 그때마다 호텔신라는 지적사항을 모두 개선하며 뚝심 있게 추진해왔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는 오뚜기같은 자세였다. 그리고 지난 10월22일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졌던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2020년 착공이 결정됐다. 한옥호텔은 오는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호텔신라는 한옥호텔 건립을 위해 40년 역사의 서울신라호텔 정문 위치까지 바꾼다. 이 사업에 대한 이 사장의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호텔신라는 지난 10월 기내면세 부분 세계 1위인 3Sixty(쓰리식스티)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어 마카오 국제공항 면세사업권을 획득했다. 이미 인천·싱가포르·홍콩 등 아시아 3대 공항 면세점도 운영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명실상부 글로벌 사업자로 발돋움한 것이다.

이와 함께 호텔 부문은 내년부터 해외 10개국에서 위탁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이 사장은 해외 호텔운영을 위해 새 브랜드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최고급 브랜드인 ‘더 신라’와 비즈니스 브랜드 ‘신라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는데, ‘신라모노그램’을 추가한다. 첫 단추로 베트남 다낭점을 점찍었다.

화려한 성과도 많지만 극복해야할 난관도 있다. HDC신라면세점 밀수혐의 관련 검찰 수사가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이고, 이 사장 본인의 프로포폴 투약 혐의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그랜드 오픈식에 참석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제공=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그랜드 오픈식에 참석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제공=신라면세점

◆Leadership(리더십·경영철학)

이 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뚝심’이다.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업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진한다. 의사결정 역시 빠르다. 이 사장이 삼성가(家) 경영자들 가운데 ‘리틀 이건희’로 찬사를 받는 이유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 때 호텔신라의 경우 일찌감치 해외 면세시장을 공략한 덕분에 경쟁사 대비 피해가 적었다. 당시는 대부분 업체들이 국내 시장만 집중했던 시기다. 거의 모든 매출액이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감염자가 제주신라호텔에서 머무른 적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영업을 폐쇄하는 초강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실리를 앞세운 승부사 면모도 보여줬다. 삼성가 맏딸임에도 불구하고 범현대가인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동맹을 맺고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만들어 지난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경쟁에서 승리했다. 

◆Episode(조직애·인재관)

호텔신라는 청소년의 꿈과 재능을 지원하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지난 10월17일 인천시 중구 운서동 소재의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위해 1000만 원을 전달했다.

이 기부금은 초등학생들의 학용품 세트와 중고등학생들의 책상·의자 세트 구매비용으로 활용된다. 같은 달 22일께 인천하늘고등학교와 인천과학고등학교를 방문해 각 학교별 장학금 5000만원을 전달하고, 관내 도서관에 150만원 상당의 도서를 기부했다.

호텔신라는 6년째 진행한 대표 사회공헌 활동 ‘드림메이커’뿐 아니라 올해 ‘중국 현지 초등학교 봉사활동’과 ‘중구 다문화가정 지원’ 등도 새로 시작했다.

‘드림메이커’는 호텔신라가 제주도교육청·서울시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진행 중인 사회공헌활동이다. 현재까지 약 1440명의 제주·서울지역 고등학생에게 분야별 진로·직업 교육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아울러 6월과 9월 두 차례 진행한 ‘중국 현지 봉사활동’을 통해 신라면세점 코리아사업부 임직원 30여명은 중국 소도시의 초등학교를 찾아 학교 시설 개선작업, 한국 간식 및 문화 체험, 벽화 그리기 등 활동을 했다. 현지의 큰 호응으로 연 2회 이상 지속적인 진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제주도 식당 주인들과 손잡고 향토 음식 알리는 ‘맛있는 제주만들기’를 통해 지역 관광 활성화 앞장서고 있다. 2014년 1호점 ‘신성할망식당’을 시작으로 현재 24호점까지 선보였다. 단순히 레시피를 전수하고 식당 재개장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기적인 사후 컨설팅을 통한 식당 주인들의 어려움 해소 ▲해외 유명 셰프들과 협업 ▲자체 봉사 모임 운영을 통한 나눔의 선순환 등을 실천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손을 잡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014년 1월 열린 삼성 신년하례식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손을 잡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014년 1월 열린 삼성 신년하례식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Quotation(어록)

“택시기사도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것 같지는 않은데 이번 사고로 충격이 클 것이다. 집을 방문해 보고 상황이 어떤지 알아봐 달라.”(2014.02. 택시기사의 신라호텔 정문 충돌사고)

“올해 호텔사업은 절대적인 품질 우위를 확보, 성장과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어나가겠다. 지금까지 착실히 준비해 온 시스템과 역량을 바탕으로 성과를 가시화하고, 올해를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 성장·내실·혁신을 3대 경영의 축으로 삼는다.”(2014.03.14. 호텔신라 정기 주주총회)

“면세점사업 선정이 잘되면 다 여러분 (임직원) 덕이고 떨어지면 내 탓이니 걱정하지 말라.” (2015.07.09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선정 프레젠테이션)

“글로벌 시장에서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 2022년까지 글로벌 3위 면세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는 창사 이래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혁신과 성장을 지속해온 저력이 있다. 올해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경영 내실화 기조를 유지하고 국외 시장에 진출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2018.03.21. 호텔신라 정기 주주총회)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점을 그랜드 오픈하면서 아시아 3대 허브공항에서 모두 면세점 운영 체제를 갖추게 됐다. 첵랍콕공항 면세점은 신라면세점이 글로벌 톱 면세점 사업자로 성장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2018.06.28 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점 개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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