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5G 스트리밍 게임' 출시…"킬러 타이틀 부재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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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5G 스트리밍 게임' 출시…"킬러 타이틀 부재 아쉬워"
  • 김상혁 기자
  • 승인 2019.12.2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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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초 게임 무설치 구독 시스템 도입
앱 가입 후, 50개 게임 월정액으로 즐겨...2개월 무료
미니조이스틱·간편로그인으로 정확성·편의성 잡아
향후 스트리밍 게임 100여개로 확장
KT가 20일 '5G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했다. 월정액 개념의 구독 서비스다. 사진제공=KT
KT가 20일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출시했다. 월정액 개념의 업계 최초 무설치 게임 구독 서비스다. 사진제공=KT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KT가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출시 하며 업계 최초로 게임 시장에 '구독' 시스템을 도입한다. 초고속·초저지연의 특성을 갖고 있는 5G 네트워크를 통해 게임 다운로드 없이, 서버에 저장된 게임에 접속하여 즐기는 방식이다. PC와 콘솔이 없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가능하다.

이를 위해 KT는 50여종의 게임을 마련했다. 좀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미니 조이스틱'도 준비했다. 2개월의 무료 체험 기간도 선물한다. 하지만 게이머들의 이목을 당장 집중시킬 만한 '킬러 타이틀'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20일 KT는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간담회를 열고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의 시작을 알렸다. 

◆ KT, 업계 처음으로 게임 시장에 구독 모델 적용

지금은 스트리밍 시대다. 이미 음악이나 영상 스트리밍은 보편화된지 오래다. 다만 게임은 상대적으로 큰 용량과 여러 하드웨어가 필요해 다소 늦게 출발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구글,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IT 업체들이 눈독들이는 영역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규모를 지난 2018년 3억 8700만달러에서 2023년 25억달러 수준까지 약 6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5G 스트리밍 게임'은 글로벌 OTT업체인 넷플릭스처럼 월정액을 내면 원하는 콘텐츠를, 설치 없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실제로 월정액 기반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KT가 업계 최초다. 구글 스태디아는 게임 타이틀 구입 비용을 지불해야하며, 애플 아케이드는 월정액을 내고 게임을 설치해야한다.

성은미 KT 5G서비스담당 상무가 '5G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성은미 KT 5G서비스담당 상무가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이날 성은미 KT 5G 서비스담당 상무는 "각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다 다르다"라며 "그래서 KT는 고민 끝에 고객분들이 쉽고 편리하고 가성비 좋게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T는 2개월 간 무료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다. 딥실버의 FPS '메트로2003 리덕스', 기어박스 소프트웨어의 '보더랜드2', SNK의 격투게임 '킹오브파이터즈 XIII', 볼리션의 '세인츠로우4' 등 50여개의 게임이 준비됐다. KT는 향후 100여개로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박현진 KT 5G 사업본부장은 "저희가 서비스하는 50개 게임 타이틀을 전부 다 받으려면 240GB의 용량이 필요하고 가격은 95만원 상당"이라며 "하지만 스트리밍시 50개 게임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운로드 용량의 8000분의 1에 불과한 30MB 크기의 앱 하나만 받으면 게임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2개월 무료 체험기간 이후 월정액도 합리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대만의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이자 콘텐츠 수급사인 유비투스의 웨슬리 쿠오 CEO가 자리했다. 닌텐도의 '닌텐도 스위치'에 '어쌔신크리드 오딧세이', '바이오해저드7' 등 스트리밍 게임을 서비스하며,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로 평가 받고 있다.

KT는 유비투스와 함께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윈도우 기반의 개방형 플랫폼으로 구축해, 콘텐츠 수급의 개방성과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유비투스는 고객의 게임 경험을 제공할 뿐 아니라 개발자들을 위한 툴까지 마련했다. 웨슬리 쿠오 CEO는 "'GDK툴'을 통해 쉽고 간단하고 빠르게 (게임)환경을 세팅할 수 있어 5G 스트리밍 환경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갖게됐다"며 "KT와 파트너십으로 개발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가지고 있는 GPU 가상화 기술은 시중에 나와있는 제조사들과의 호환성도 뛰어나다"며 "웹과 앱에서 스트리밍이 가능할 정도로 범용성도 좋다"고 덧붙였다.

◆ '미니 조이스틱'으로 정확성을, '간편 로그인'으로 편의성을 잡는다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조이스틱은 세 가지 버전으로 마련된다. 우선 폰 화면에 터치식으로 최적화 된 가상 조이스틱이 있다. 현재 3단계로 크기를 조절할 수 있고 향후 게임별로 미세조정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KT는 컨트롤의 정확성과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모션퀸과 공동 개발한 '미니 조이스틱'도 함께  선보였다. 엄지손톱 크기의 미니 조이스틱은 스마트폰에 끼워서 사용할 수 있다. 전원이나 블루투스 연결이 없어도 최적화 된 컨트롤 환경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콘솔 조이스틱을 유선이나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있다.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간편 로그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5G 스트리밍 게임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후 별도의 계정 없이 KT닷컴 아이디로 로그인하면 원하는 게임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모바일 게임의 트렌드는 '크로스플랫폼'으로 확장 중이다. PC로도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식이다. 이에따라 KT 역시 향후에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텔레비전과 PC 등 단말기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기술을 통한 네트워크 분산으로 '초저지연' 서비스를 제공해 최적의 게임 환경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KT가 새로 출시한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즐기고 있는 모델. 사진=김상혁 기자
KT가 새로 출시한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로 '메탈 슬러그'를 즐기고 있는 모델. 사진=김상혁 기자

◆ 다소 아쉬운 타이틀 라인업은 숙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반과 시스템은 마련됐다. 더 필요한 건 게이머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게임 타이틀의 종류다. 하지만 이 부분에선 다소 아쉬움이 묻어나온다. '킬러 타이틀'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이날 현장에서 KT가 선보인 게임은 FPS '메트로 2033 리덕션',  액션 '세인츠로우4', 레이싱 '그래블'이다. 또 '보더랜드2', '스펙 옵스: 더 라인', '더 킹 오브 파이터즈 XIII', '메탈슬러그 시리즈', '라이덴4' 등이 목록에 올라와있다.

문제는 유저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게임이 없다는 것이다. '메트로2033'나 '세인츠로우', '보더랜드', '스펙 옵스' 등은 대작이긴 하지만 이미 수년전 출시했던 게임들이다. '그래블'은 비교적 최신작이긴 하지만 레이싱 게임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메탈슬러그' 시리즈는 예전 오락실 시절 즐겼던 게임이다.

이는 유료 이용자 지속 유지 측면에서 단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 예전 게임들을 찾는 유저들은 존재하지만 추억 속 게임들은 오래 즐기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콘텐츠가 오래되면 함께 플레이하는 유저 수도 적을 수 밖에 없다"면서 "향후 엣지컴퓨팅 서비스 등을 통해 멀티 플레이가 원활해진다 해도 이런 측면에선 싱글 게임과 다를 바 없다. 그리고 그런 싱글게임은 수명이 짧은 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5G 스트리밍 게임'에서 게이머들의 이목을 단번에 끌 만한 '킬러 타이틀'을 준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경쟁사들도 클라우드 게임을 서비스 중인데 SKT는 MS(마이크로소프트)와,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함께 하고 있다. MS는 엑스박스라는 콘솔 기기를 제작하고 여러 독점 타이틀을 보유한 회사며, 엔비디아는 그래픽 칩셋 제조사로 게임 쪽에서는 워낙 유명하다.

이에 대해 성은미 상무는 "여러 피드백을 받아 내년 3월 더 많은 게임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KT는 유료 서비스가 시작되는 3월에 맞춰 게임 타이틀을 100여개로 늘릴 예정이다. 또 그는 "발굴되지 않은 게임 회사를 찾아서 좋은 사업 기회를 만들어보겠다"며 "개방성과 확장성 측면으로 게임사들이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갈증을 가지고 있다. 이날 발표 이후 많은 게임사들의 문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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