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대대적 인적쇄신·조직개편...송용덕부회장, 지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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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대대적 인적쇄신·조직개편...송용덕부회장, 지주 공동대표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12.19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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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신동빈회장-황각규 부회장-송부회장 3인 대표체제
황각규 부회장 쏠림현상 견제 의미도...신임 유통BU장에 강희태 부회장
유통BU 대표이사 9명중 절반 교체...롯데쇼핑, 1인대표이사 체제로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와 합병...그룹회장 "게임체인저 되어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지주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롯데그룹이 2020년 정기인사를 단행,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을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내정했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는 신동빈 그룹회장과 황각규 부회장, 송용덕 부회장 등 3인의 공동 대표체제가 됐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사장)는 부회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이원준 부회장 후임으로 유통BU장을 맡게 됐고, 호텔&서비스BU장에는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사장)이 승진했다.

이번 인사는 '성과 중심'과 함께 '세대교체'로 특징을 요약할 수 있다. 젊은 세대를 전면에 배치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 실현에 힘을 실었다. 실제 600여명의 임원 중 계열사 대표를 비롯해 약 40% 정도를 교체했다.

◆롯데지주, 황각규- 송용덕 공동 부회장체제

우선 송 부회장은 신 회장의 숙원인 ‘호텔롯데 상장’ 이른바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기 위해 롯데지주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와 함께 송 부회장은 감사와 인사, 노무, 컴플라이언스 등 안살림을 맡는다.

공동대표인 황 부회장은 그룹의 전체 전략과 기업 인수·합병(M&A), 커뮤니케이션 등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하면서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도 계속해 나간다.

롯데지주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분야별 신속한 의사결정을 이루어 미래 성장에 대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 11일 김우중 전대우회장 빈소에 송용덕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수행했다"며 "황 부회장에게 쏠린 무게중심의 균형을 잡으려는 신 회장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BU, 대표진 대거 물갈이…1966년생 전면 포진

그룹의 주력인 유통BU은 계열사 대표이사 전체 9명 가운데 절반가량을 교체했다.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유통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일찌감치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고돼왔다. 신임 대표진 대부분은 1966년생으로, 젊음을 앞세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옵니채널 구축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이사엔 황범석 롯데홈쇼핑 상품본부장(전무, 1965년생)을, 롯데슈퍼는 남창희 롯데마트 전무(1966년생)를, 롯데e커머스 대표에는 조영제 롯데지주 전무(1966년생)를 각각 내정했다.

롯데컬쳐웍스 대표에는 기원규 롯데지주 인재육성팀장(전무, 1966년생), 롯데멤버스 대표에는 전형식 롯데백화점 상무(1963년생)를 발탁했다. 

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대표에는 최경호 상무(1968년생)를 내정했으며, 롯데롭스 대표에는 홍성호 롯데백화점 영남지역장(전무, 1962년생)을 배치했다. 

◆롯데쇼핑, 위기 돌파 위해 조직개편

특히 롯데쇼핑은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전면적인 조직 개편에 나선다.

우선 롯데쇼핑은 사업부간 시너지는 최대화하면서 일관성 있는 투자 및 사업전략 수립을 위해 기존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사업부문을 롯데쇼핑 One Top 대표이사 체제의 통합법인으로 재편한다.

롯데쇼핑 통합법인은 쇼핑 내 전 사업부의 투자 및 전략, 인사를 아우르게 된다. 기존 각 계열사들은 사업부로 전환되며, 각 사업부장들은 사업부의 실질적인 사업 운영을 담당한다.

롯데쇼핑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미래 성장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하고, 의사결정단계 축소를 통한 빠른 실행력을 확보해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 유통 분야의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재편된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는 기존 롯데백화점 대표이사이자 신임 유통BU장인 강 부회장이 겸임한다.

◆강희태, 옵니채널 구축 위해  롯데쇼핑 대표 겸임

강 신임 유통BU장은 내년 ‘롯데온’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전부터 온라인쇼핑 프로젝트(롯데온)를 진두지휘하고 있었던 만큼 사업을 연속성 있게 끌고 갈 수 있게 됐다.
 
강 신임 유통BU장은 지난 2017년 롯데백화점 대표로 취임, 다음 해 온라인 사업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온라인몰을 통합하고 5년 동안 3조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매출 20조원,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그해 8월 각 계열사의 온라인 조직을 통합해 ‘e커머스사업본부’를 신설했고, 올해 4월에는 7개 계열사를 통합해 만든 ‘롯데온’을 시범 출시했다. 정식 론칭은 내년 상반기다.

이와 함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온라인 쇼핑몰 공세 등으로 급격하게 나빠진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선 점도 BU장으로 선임된 요인으로 꼽힌다.

강 BU장은 중국 사드 보복 이후 점포를 철수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국내서도 부실 점포를 정리하고, 보유 부동산 중 일부를 리츠(부동산투자회사) 형태로 현금화하는 작업을 추진하며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결과 롯데백화점 실적은 상반기까지 부진했으나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개선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3분기 롯데백화점의 매출액은 7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0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8%나 증가했다.

강 신임BU장과 함께 유통BU장 물망에 올랐던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유임됐으며,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도 자리를 지켰다.

호텔&서비스BU장으로는 선임된 이봉철 사장은 송 부회장을 도와 호텔롯데 상장 업무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재무 업무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2012년에는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14년부터는 그룹의 재무혁신실장으로 근무하며 롯데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이끌었다.

호텔롯데 신임 대표이사에는 김현식 전무가 내정됐다. 1988년 입사한 김 전무는 마케팅부문장, 기획부문장, 롯데호텔서울 총지배인을 거쳤다. 현재 해외운영본부장으로서 롯데호텔의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호텔롯데 상장 시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사업전략을 짤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케미칼, 롯데첨단소재와 합병해 포트폴리오 강화

롯데케미칼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내년 1월 1일로 예정된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을 통해 통합 케미칼 대표이사 아래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첨단소재사업 대표 체제로 개편된다. 고객과 비즈니스 특성을 고려해 양 체제로 운영된다. 두 사업분야의 특성이 상이한 만큼 각 영역에서 핵심역량을 효과적으로 강화해 궁극적으로는 롯데케미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통합 케미칼의 대표이사는 김교현 화학BU장이 겸임한다.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유임됐고, 첨단소재사업 대표는 롯데첨단소재 이영준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보임했다.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는 정경문 전무가 내부 선임됐고, 롯데비피화학 대표이사로는 롯데케미칼 김용석 전무가 내정됐다.

아울러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음료와 주류 각자 대표이사 체계에서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이영구 대표이사 체제로 통합됐다. 이를 통해 음료와 주류의 유통, 생산, 판매 역량을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중앙연구소 대표이사는 이경훤 전무가 내정됐다.

이밖에 롯데중앙연구소 대표이사는 이경훤 전무가, 롯데월드 신임 대표이사는 최홍훈 전무가, 롯데상사 대표이사로는 정기호 상무가,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대표이사로는 최세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내정됐다.

◆롯데, 여성임원 확대 기조 유지

한편 롯데는 그룹 쇄신을 위해 전체 임원의 규모를 소폭 축소하는 상황에서도 여성 신임 임원 3명을 늘리는 등 여성임원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 임원인사로 롯데칠성음료 진은선 디자인센터장, 롯데슈퍼 조수경 온라인사업부문장, 롯데홈쇼핑 유혜승 OneTV부문장, 롯데첨단소재 강수경 선행디자인부문장이 승진했다. 대홍기획 양수경 전략솔루션1팀장, 호텔롯데 장여진 마케팅부문장, 롯데월드 박미숙 서울스카이 운영팀장이 새롭게 여성임원으로 선임됐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돼야 한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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