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5G 알뜰폰 시장, 활성화 되기엔 2% 부족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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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5G 알뜰폰 시장, 활성화 되기엔 2% 부족한 이유
  • 김상혁 기자
  • 승인 2019.12.18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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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유플러스 5G망 임대하는 알뜰폰 요금제 등장
과기부, LG유플러스에 망 결합상품 제공시 도매대가 인하키로
지원 단말기 라인업 부족, 난해한 할인 조건 등 진입 장벽도
최근 과기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승인하며 다양한 조건을 내걸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과기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승인하며 다양한 조건을 내걸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알뜰폰 시장에 지각변동의 조짐이 점쳐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를 인수를 승인하면서 쟁점이었던 알뜰폰 분리매각 조건을 붙이지 않은 것이 시작이다.

대신 과기부는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 LG유플러스에 다양한, 하지만 쉽지 않은 조건들을 부여했다. 조건은 5G 망 도매대가(통신망 임대료) 인하, 모든 요금제에 적용, 결합상품 이용 가능 등 이다. 동시에 다른 알뜰폰 업체들도 제각각 5G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5G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3만원대의 요금제를 고르는 때가 임박한 것으로 여겨진다.  

통신, 단말기 업계는 그러나 중저가 단말기의 부실한 라인업과 충족시키기 어려운 할인 요건 등은 알뜰폰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5G 3만원대 요금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표출하고 있는 형국이다. 

◆ 속속 등장하는 5G 알뜰폰 요금제

1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5G 알뜰폰 요금제를 내놓은 곳은 KB금융의 알뜰폰 브랜드로 LG유플러스 5G망을 임대한 '리브M'이다. '리브M 5G 라이트'는 월 4만4000원으로 기본데이터 9GB 제공, 초과시 1Mbps 속도 제한으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월 6만6000원인 '리브M 5G 스페셜'은 180GB 데이터를 제공하고 소진 후 10Mbps 속도 제한이 걸린다.

특히 '리브M'은 국민은행 입출금통장을 통해 급여, 4대 연금, 아파트 관리비 등을 이체하고 KB국민 리브M 카드로 통신비를 내는 할인 조건을 모두 만족하면 두 요금제를 각각 7000원, 2만9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KT의 자회사 KT엠모바일은 5G 알뜰폰 서비스를 본격 실시함을 알리며 5G 요금제 2종 출시를 발표했다. '5G Slim M'은 기본료 5만5000원에 음성과 문자를 기본 제공하고 8GB의 기본 데이터와 초과시 1Mbps의 속도로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5G Special M'은 기본료 7만7000원에 음성과 문자를 기본 제공하고 200GB의 기본 데이터와 초과 시 10Mbps의 속도로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5G 요금제 출시 기념으로 '5G Slim M' 가입시 평생 9900원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삼성그룹의 무인경비·보안업체이자 알뜰폰 사업자인 에스원은 KT망을 이용하는 첫 5G 요금제 '안심 USIM 5G 495K'를 출시했다. 무약정에 월 4만4550원으로 기본데이터 8GB 제공하고 초과시 1Mbps 속도 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무료음성통화도 300분을 제공한다.

KT엠모바일은 지난 17일 5G 알뜰폰 요금제 2종을 출시했다. 사진제공=KT엠모바일
KT엠모바일은 지난 17일 5G 알뜰폰 요금제 2종을 출시했다. 사진제공=KT엠모바일

◆ 망 도매대가 인하, 결합상품 동등제공…5G 알뜰폰 활성 대책

과기부는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업계 1위 CJ헬로 인수를 허가해주는 대신 이용자들의 요금 인상 요인을 억제하고, 알뜰폰 사업자들의 저렴한 5G 서비스 제공이 가능토록 몇가지 조처를 취했다. ▲도매제공 대상 확대 및 도매대가 인하 ▲데이터 선구매 할인 제공 ▲다회선 할인 및 결합상품 동등제공 ▲5G 단말기·유심 구매조건 동등제공 등이다.

이는 CJ헬로가 통신 3사와의 도매대가 협상을 주도해온 실질적 사업자라고 판단한 과기부의 복안이다. 이번 인수건으로 알뜰폰 사업자 1~4위가 모두 이통사의 자회사가 되고, 따라서 이통사가 알뜰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망 도매대가 제공의 경우 SK텔레콤이 의무사업자다. 이번에 과기부는 알뜰폰의 활성화를 추진하는 정책에 따라 LG유플러스에 5G 도매대가 제공 조건을 붙였다. 또 그 수준을 당초 논의한 75%에서 66%로 대폭 낮췄다. 만약 5만5000원 요금제의 경우 3만6300원까지 떨어진다. LTE의 경우 더 낮다. 대용량 도매대가가 SK텔레콤보다 4% 낮은 58.5%다.

KT도 KT엠모바일과 에스원을 통해 5G 알뜰폰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남은 건 SK텔레콤 뿐 인데, 시장 상황을 놓고보면 이 회사역시 두 이통사를 따라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당초 SK텔레콤은 과기부의 알뜰폰 활성화 추진 정책에 응답하며 연내 5G망을 알뜰폰 사업자에게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현재 검토 중이다. LG유플러스의 도매대가 수준에 비춰보면 마찬가지로 3만원대 요금제 출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외에도 과기부는 다회선 할인과 결합상품도 LG유플러스와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케 했다. 또 알뜰폰 업체가 5G 단말기나 유심 구매를 요청하면 LG유플러스는 동등한 조건으로 구매를 대행해야 한다. 데이터를 구매해 사용하는 고객이라면 용량에 따라 3.2~13%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 요금제는 내렸지만...효과는 과연?

다만 5G 알뜰폰의 경우 아직 중저가 자급제 라인업이 거의 없는 단점이 있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작년 알뜰폰이 110억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번 (알뜰폰)5G 요금제들은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5G 지원) 모델이 별로 없어 효과는 단기간 내 보기 어렵다. 내년 더 많은 모델이 출시되면 그때서야 본격적으로 가입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자급제 폰을 마련해서 통신사 약정으로 가입하는 이용자라면 알뜰폰의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점도 있다. 휴대폰 공시지원금 대신 요금의 25%를 감면해주는 약정할인을 택하면 알뜰폰 요금제와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통신사가 제공하는 각종 멤버십 혜택을 염두에 두면 알뜰폰에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

또 KB금융의 '리브M'은 할인된 요금으로 가입하려면 실적이나 카드 등 충족해야할 조건이 까다롭다. 또 향후 교보생명이나 KEB하나은행 등 금융권도 알뜰폰 출시를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마찬가지로 할인 혜택을 위해 월 카드사용액 등 다양한 실적들을 요구한다면 (신규 가입자들의)접근성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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