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다시 불안해진 파운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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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다시 불안해진 파운드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2.18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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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 EU탈퇴법안에 '전환기간 연장 없다' 조항 추가할 듯
1년내 EU와 결별 마무리해야
노딜 브렉시트나 졸속 협약에 따른 영국 경제 타격 우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내년 말까지 반드시 유럽연합과 결별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내년 말까지 반드시 유럽연합과 결별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전환 기간의 추가 연장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다시금 불거졌다. 이에 따라 파운드화를 비롯한 영국의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향후 몇달 간 변동성이 더 클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이어졌다. 

英, EU에 전환기간 연장하지 않을 듯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내년말 영국이 유럽연합(EU)과 완전히 결별하도록 'EU 탈퇴협정법안(WAB)' 수정을 추진하고 있다.

수정 법안에는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양측이 설정한 전환 기간을 당초 예정인 내년 12월31일 종료하며, EU에 연장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WAB 수정안은 오는 20일 의회에 상정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현재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의회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능성 높아진 '노딜 브렉시트'

내년 12월31일 종료되는 전환기간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EU와 완전히 결별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1년 뿐이다.

1년이라는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결국 영국이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전환기간은 양측이 합의하면 한 차례에 한해 최대 2년 연장할 수 있다. 전환기간 동안 EU를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와 FTA를 체결하는 등 처리해야 할 과정이 많아 당초 일각에서는 전환기간 연장을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존슨 총리가 연장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환기간 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EU를 떠나거나, 혹은 시간에 쫓겨 빈약한 협정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른 영국 경제에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영국의 파운드화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역시 출렁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 EU와 원만한 결별에 회의적

전문가들은 영국 정부가 1년 안에 EU와 결별할 수 있다는 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린스플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자산 매니저인 시마샤는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과의 관계를 11개월 안에 정리할 수 있다는 선언은 터무니없다"며 "우리는 3년 이내에 무역협정을 체결한 그 어떤 두 나라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영국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상향조정하면서도 '전환기간 연장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연장하지 않을 경우 영국 경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S&P는 "전환기간을 연장하지 않으면 2021년 1월부터 세계무역기구(WTO) 조건으로 돌아가 자동차, 농업, 소매업 분야에 상당한 관세가 부과되고, 영국 서비스 부문에 대한 장벽 등으로 공급망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영국의 조기총선 출구조사(12일 오후 10시부터 13일 오전 7시, 현지시각) 직후 보수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예상되면서 영국 파운드화가 급등했으나 이후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영국의 조기총선 출구조사(12일 오후 10시부터 13일 오전 7시, 현지시각) 직후 보수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예상되면서 영국 파운드화가 급등했으나 이후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파운드화 움직임 주목해야...은행주도 변동성 커져

당초 투자자들은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압승한 것에 기뻐했고, 제레미 코빈의 급진적인 좌파 정책들이 패배한 것에 대해 안도했다. 시장도 이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지난주 영국 파운드화는 존슨 총리가 승리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후 2018년 5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파운드화는 선거 이후 얻은 상승률을 모두 토해냈다. 

FT에 따르면, UBS자산운용의 딘 터너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몇달 간 파운드화의 움직임을 잘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영국이 WTO 조건으로 돌아갈 위험성은 여전히 파운드화의 움직임을 더 요동치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17일(현지시각) 기준 파운드는 달러대비 1.6% 내린 1.31달러를 기록했다. 

UBS는 "파운드가 달러 대비 저평가돼있다"면서도 "하드 브렉시트가 진행되면 파운드-달러는 1.15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은행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존슨 총리가 데드라인에 포커스를 맞춘 협상을 진행하면 내년 영국 은행주의 변동성을 이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4.3% 하락했고, 바클레이스(-3.1%), 로이드뱅킹그룹(-7%) 등도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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