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女총리 "여점원도 총리될 수 있는 핀란드, 자랑스럽다" 조롱에 응수 
상태바
34세 女총리 "여점원도 총리될 수 있는 핀란드, 자랑스럽다" 조롱에 응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2.17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극우성향 에스토니아 장관 "여자 판매원이 총리돼" 조롱
산나 마린 총리 "핀란드는 수납원도 총리될 수 있어 자랑스럽다" 대응
에스토니아 대통령은 부랴부랴 사과
에스토니아의 마르트 헬메 내무장관이 최연소 총리인 핀란드의 산나 마린 총리에 대해 '여점원'이라고 조롱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핀란드 산나 마린 총리. 사진=연합뉴스
에스토니아의 마르트 헬메 내무장관이 최연소 총리인 핀란드의 산나 마린 총리에 대해 '여점원'이라고 조롱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핀란드 산나 마린 총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에스토니아의 70대 내무장관이 세계 최연소 총리인 산나 마린(34) 핀란드 총리를 '여점원(sales girl)'이라고 조롱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에스토니아 대통령은 즉각 사과에 나섰다.

마린 총리는 이에 대해 '여점원이 총리가 되는 핀란드가 자랑스럽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17일(현지시각) BBC통신과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극우성향의 에스토니아국민보수당(EKRE) 당수이자, 내무장관 마르트 헬메(70)는 15일 당 라디오 토크쇼에서 "이제 우리는 한 젊은 여자 판매원이 총리가 되고, 다른 거리의 활동가 및 교육받지 않은 사람들이 내각에 합류한 것을 본다"고 언급했다.  

마린 총리는 전세계 현역 총리 중 가장 어린 34세의 여성 총리로 지난 10일 총리직에 취임했다. 마린 총리와 함께 핀란드를 이끄는 연립정부 지도자 역시 모두 35세 이하의 여성이다. 

헬메 장관은 이들의 직무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마린 총리는 대학에 진학해 정치 경력을 쌓기 전에 판매원으로 일을 한 경력이 있으며, 가족 중 처음으로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진학했다. 

마린 총리는 헬메 장관의 발언에 대해 여점원이 총리가 되는 핀란드가 자랑스럽다고 반응했다.

마린 총리는 "여기서는 가난한 집안의 아이도 교육을 받고 인생에서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며 "현금 수납원도 총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핀란드는 블루칼라 노동자가 없으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며 "나는 모든 종업원, 상인, 기업가들이 하는 일을 매우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에스토니아의 여성 대통령인 케르스티 칼률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은 헬메 장관의 발언에 대해 '황당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칼률라이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핀란드 대통령 사울리 니니스퇴에게 자신의 사과를 마린 총리 내각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에스토니아 야당들은 헬메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야당 지도자인 카야 칼라스(Kaja Kallas)는 "헬메 장관이 핀란드 새 지도자에 대한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지 않을 경우 야당이 국회에서 불신임 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디언에 따르면, 헬메 장관은 거침없는 언행과 논란의 여지가 있는 행동을 종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헬메 장관과 그의 아들인 마르틴 헬메 재무장관은 지난 4월 장관 취임 선서 도중 오케이(OK) 손동작을 해 논란이 됐다. 

오케이 손동작은 최근에는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으로 알려져있다. 손으로 오케이 표시를 만들었을 때 쭉 편 손가락 3개는 더블유(W)모양이 되는데 이는 백인(White)을 뜻하고, 동그라미는 권력(Power)의 앞글자(P)라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