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무역분쟁 중에도..."中 수출 오히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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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무역분쟁 중에도..."中 수출 오히려 늘었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2.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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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코노미스트, 전세계 교역 중 중국 비중 오히려 증가 분석
미국 수출 급감했으나 유럽·동남아 수출 확대로 상쇄
미국과의 무역분쟁 속에서도 전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수출 비중이 오히려 늘어났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의 무역분쟁 속에서도 전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수출 비중이 오히려 늘어났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을 지속해온 기간 동안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미국에 대한 수출이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등 다른 국가들의 수출을 크게 늘린 덕택이다.

당초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시작될 무렵 중국 내·외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오히려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코노미스트, 세계교역 내 중국 비중 무역전쟁 시작된 시점보다 커져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CPB월드트레이드모니터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세계 교역에서 중국의 비중이 11.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이 중국 수입품 340억달러 규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역시 미국산 농산품 340억달러 규모에 대해 25%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 분쟁이 시작된 2018년 7월보다 높은 수치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 속에서도 세계 시장 내에서 수출 비중을 꾸준히 늘려갈 수 있었던 것은 유럽 등 다른 국가로의 수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올 한해 중국의 대미 수출은 약 15% 가량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올해 유럽으로의 수출은 대미 수출 규모를 넘어섰으며,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대한 수출 호조도 눈에 띄었다. 

미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인한 수출 타격을 여타 국가들이 상쇄해준 데다, 중국 내 경기성장 둔화로 인해 수입이 정체되면서 중국의 2019년 무역흑자는 2018년에 비해 25% 가량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의 국가별 수출 증감 여부를 나타내는 그래프. (단위: %, 수치는 전년대비) 자료=이코노미스트
중국의 국가별 수출 증감 여부를 나타내는 그래프. (단위: %, 수치는 전년대비) 자료=이코노미스트

위안화 절하도 한 몫..동남아 경유 미국 수출도 영향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출 비중이 오히려 늘어난 것과 관련해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 것도 큰 몫을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는 6% 가량 하락했고, 이것이 관세의 악영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냈다.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평가절하가 이뤄질 경우 해외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는 중국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

중국은 이와 함께 관세를 피하기 위해 다른 나라를 경유하는 작전을 쓰기도 했다. 먼저 동남아 국가로 보낸 후 이를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법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연구조사 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 프리차드의 말을 인용, "미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의 GDP 성장률이 약 0.6%포인트 줄었지만, 동남아를 거쳐 다시 수출하는 방법으로 인해 0.3%포인트 가량 만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중국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완구제조업체나 식품회사 등 중국 경공업협회의 100개 대표 회사의 경우 이익의 2.5%를 연구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제 기준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이들 기업의 R&D 투자 비용이 전체 이익의 3%에 달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향후 중국 수출기업 고전 가능성도 

한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가 가속화되는 것과 관련, 향후 중국의 수출이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일단락되는 듯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미국과의 갈등은 남아있는 상황에서 미국기업들 역시 대안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4일 중국에서는 기계 및 전자제품 수출업자들의 연례 회의가 열렸다. 주제는 '하나의 벨트, 하나의 길을 따라 함께 번창하자'였다. 이는 아시아·아프리카·유럽과의 경제 관계 개선을 노리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발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는 이것이 정치적인 입지였을지 모르지만, 이제 이것은 생존 전략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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