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더 오를까…미‧중 무역협상 '파란불'에 IT·경기민감株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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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더 오를까…미‧중 무역협상 '파란불'에 IT·경기민감株 유망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2.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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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위험자산 선호심리 확대
“위안화 강세 수혜주에도 관심 가져야”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되자 국내증시를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를 짓눌러왔던 가장 큰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판단이다. ‘1단계 합의’의 마지막 절차인 양국의 서명을 앞두고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그 수준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협상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168.15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0.10% 하락했지만 지난 6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숨 고르기’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29일 종가(2087.96)와 비교하면 3.8%나 올랐다.

◆ 증권가, 코스피 예상밴드 상향 조정

지수를 끌어올린 건 미‧중 무역협상이다. 양국 정부가 지난 13일 ‘1단계 합의’ 타결을 공식 발표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0월 고위급 무역협상 이후 두 달 간 지지부진했던 아시아 신흥국증시는 협상 불안감을 떨쳐내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국내증시 전망에도 낙관론이 부각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1단계 합의’를 계기로 코스피의 하방 위험이 줄었다고 판단, 내년 코스피 예상밴드(1900~2480) 하단을 2100으로 상향 조정했다. KB증권 또한 올 연말 코스피 상단을 2240으로 유지하는 한편 내년 1분기 230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중이 ‘1단계 합의’를 발판으로 무역협상에 속도를 낸다면 글로벌 수출‧제조업 경기 상황의 개선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흐름에 민감한 한국 경제의 반등 국면도 예상보다 빨리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단기 변동성 나타나도 상승 흐름 지속

물론 ‘1단계 합의’ 정식 서명 절차와 향후 ‘2단계 합의’까지는 갈 길이 멀다. 세부 사항을 둘러싼 미·중 간 입장 차가 있어 합의안 서명은 내년 1월 중 이뤄질 전망이다. 만약 양국이 협상 중 합의안 내용에 마찰을 보일 경우 무역협상 기대를 선반영한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1단계 합의’ 세부 사항이 시장 예상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은 이번 합의에서 15일 예정됐던 1560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연기하는 한편 지난 9월 부과했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7.5%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아직 미국이 2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매기는 고율 관세(25%)는 그대로 남아있다. 중국은 미국에 농산물 등의 수입 확대와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기술이전 중단, 환율조작 중단 등을 약속했지만 핵심 사안인 수입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단기적으로 코스피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으나 지수의 방향성은 ‘위’로 향해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경기 둔화에 맞닥뜨린 시진핑 중국 주석 모두 무역협상 필요성을 체감한 만큼 양국이 ‘1단계 합의’ 정식화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농산물 수입 예상 금액(500억달러)이 지난 10월 관세 유예 당시와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미국이 기존 관세 수준까지 낮춘 건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에 목말랐다는 뜻”이라며 “합의 이행 순서도 ‘농산물 수입 후 관세 인하’에서 스냅백(snap back) 조항을 적용해 양보 의지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 “코스피 단기 충격땐 매수 전략 추천”

증권업계는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완화로 외국인 수급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공통적으로 그간 지지부진한 ‘1단계 합의’에 외국인 매도세가 두드러졌던 정보기술(IT)업종이 반등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1700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는데 이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각각 9400억원, 340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자금이 되돌아오면서 이들 종목으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무역분쟁 강도가 낮아질수록 IT업종의 수출 실적 기대감도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이후 ‘바닥’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경기민감주(株)에 접근하라는 의견도 우세하다. 경기민감주에는 반도체를 비롯해 ▲철강 ▲화학 ▲정유 등 소재 업종과 조선업종 등이 있다. 무역협상을 발판으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회복된다면 이들 업종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 

특히 ‘1단계 합의’ 정식화를 앞두고 코스피가 흔들릴 경우 IT·경기민감주 ‘매수’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코스피의 단기 등락은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코스피가 2100선에 근접하거나 이탈할 경우 IT·경기민감주 중심으로 적극적인 매수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국 경기 개선 기대...국내 수출 소비주 반등 기대

미·중 무역분쟁 당사자인 중국의 경기·금융시장 흐름을 염두에 두고 투자전략을 꾀하라는 의견도 있다. 대표적으로 ▲면세 ▲화장품 ▲음식료 등 중국 소비주 등이 꼽힌다. 위안화 가치 상승에 따라 환율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면세·화장품업종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고가 화장품 소비 증가로 매출 상승이 기대되는 호텔신라와 음식료·화장품·미디어·콘텐츠 등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CJ를 추천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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