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트럼프'의 승리에 美 트럼프도 환호...파운드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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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트럼프'의 승리에 美 트럼프도 환호...파운드화 ↑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2.13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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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총리 압승..브렉시트 불확실성 사라져
파운드화도 치솟아...EU도 환영하는 입장
향후 브렉시트 향방에는 전망 엇갈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12일(현지시각) 치러진 조기 총선 출구조사 결과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12일(현지시각) 치러진 조기 총선 출구조사 결과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국판 트럼프'가 브렉시트 이슈에서 영국을 어떻게 끌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존슨 총리를 유독 좋아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에 환호하는 트윗을 남겼다. 

보리스 존슨 총리 압승 예상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BBC와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투표 마감 직후 공동 출구조사 결과 보수당이 368석으로 하원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총 650석의 과반 기준인 326석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노동당은 191석으로, 지난 2017년 총선 대비 71석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2017년 대비 20석 추가된 55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초 이번 선거는 '브렉시트 선거'라고 불릴 정도로 향후 영국의 향방을 제시하는 브렉시트 이슈가 단연 화두였다.  

개표 결과가 출구조사대로 나올 경우 과반을 확보한 보수당은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해 브렉시트 합의안은 물론 주요 정책을 담은 입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킬 수 있게 됐다. 

앞서 영국은 2016년 6월 실시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전체의 52%인 1740만명이 유럽연합(EU) 탈퇴에, 48%인 1610만명은 EU 잔류에 손을 들었다. 보리스 존슨 총리 전임이었던 테리사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이슈를 두고 지난해 11월 EU와 합의에 도달했으나, 의회에서 잇따라 부결되자 사의를 표명했고, 그의 뒤를 이어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지난 7월말 취임했다. 존슨 총리는 EU와의 재협상 합의에는 성공했으나 역시 의회에서 잇따라 부결되자 의회를 해산, 조기 총선에 나섰다.

원래대로라면 총선은 2년 뒤인 2022년에 치러졌어야 한다. 하지만 보수당 의석이 과반에 미치지 못해 브렉시트 완수가 어려웠다는 판단하에 보수당 의석을 더 많이 확보할 목적으로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고, 그의 작전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크리스마스 이전에 브렉시트 합의안을 새 의회에서 통과시킨 후 당초 예정대로 1월말 EU 탈퇴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영국은 2020년 말까지 EU와의 관계에서 현상을 유지하는 '전환기간'에 돌입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세계무역기구(WTO) 기준에 따라 새로운 협상을 체결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의 압승이 전망되자 "존슨이 대승을 거둔 것 같다!"며 기쁨의 트윗을 남겼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의 압승이 전망되자 "존슨이 대승을 거둔 것 같다!"며 기쁨의 트윗을 남겼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환호..."존슨이 대승을 거둔 것 같다!"

총선 출구조사가 나온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의 존슨이 대승을 거둔 것 같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판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존슨 총리에게 개인 전화번호를 줄 정도로 유독 좋아했다. 최근 나토 회의에서는 존슨 총리가 캐나다, 프랑스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험담을 하는 영상에 같이 나오기도 하는 등 최근에는 존슨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존슨 총리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태도로 견지하고 있다. 

이날 미국 정치 일간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존슨 총리의 승리는 그가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칭송하고, '영국 트럼프'로 묘사된 외국 정상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존슨 총리는 유독 닮은 점이 많다. ▲두사람 모두 화려한 금발 헤어 스타일을 가지고 있고 ▲정치적인 올바름이나 진실을 중요히 여기지 않으며 ▲포퓰리즘적인 발언을 하고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는 기꺼이 기득권에 반대할 줄도 안다는 것이다. 이 언론은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를 지지하기 위해 그의 당 지도자들과 결별한 것을 예로 들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존슨 총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로, 전임자인 메이 전 총리를 지독히도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메이 전 총리의 임기 중에도 영국 정치에 자주 개입하며 브렉시트 처리를 비판했고, 경쟁자인 존슨 총리가 훌륭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도 말한 바 있다. 

한 관계자는 "그는 메이 전 총리와 더이상 함께 하지 않는 것이 너무나 안심이 되었기 때문에 아마도 존슨 총리에게 개인 전화번호를 주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존슨 총리의 승리가 트럼프 대통령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폴리티코는 "유럽의 정치적인 경향은 종종 미국의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게 한다"며 "절친 존슨 총리의 승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리라고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가 끝난 지 몇달 후에 당선됐다. 

EU는 환호...파운드화도 2018년 5월 이후 최대 상승

영국 보수당의 압승 전망에 유럽연합(EU) 역시 안도하는 분위기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라는 안개가 일단은 사라졌다는 기대에서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우리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며 "영국 의회가 수정 법안을 받아들이고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지켜 보겠다"고 언급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역시 "브렉시트 이후 진행할 무역 협상 초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베렌버그 은행의 칼룸 피커링은 "존슨 총리의 승리는 영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의미한다"며 "영국 GDP는 올해 1.3%에서 내년 1.8%, 2021년에는 21%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일단락되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온 파운드화 역시 다시 치솟았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각) 파운드화는 장중 2.7%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2018년 5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영국 파운드화는 2016년 6월 국민투표 결과 브렉시트가 선택되면서 급락하기 시작, 2017년 1.2167달러까지 하락한 바 있다.
 
브렉시트 실행까지는 고비 남아있어

영국 내에서는 이번 총선을 '브렉시트 선거'라고 부를 정도로 브렉시트 이슈가 단연↑ 화두였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Get Brexit Done"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월말까지 EU를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브렉시트가 제대로 실행될지 여부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단기적으로는 1월말까지 영국을 EU 밖으로 빼낸다는 의미에서 브렉시트를 할 수 있다는 점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브렉시트가 실행된다는 뜻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는 브렉시트를 단행해 전환기간에 돌입할 수 있겠지만, 전환 연장 요청 시한이 다가오면 또다른 고비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가디언은 "하지만 보수당은 선언문에서 전환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는 아주 약간의 자유무역협정 혹은 WTO의 탈퇴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존슨 총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따라 국가의 경제적 운명도 좌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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