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에 연연 말라, 답은 구조개혁이다
상태바
성장률에 연연 말라, 답은 구조개혁이다
  • 김인영 발행인
  • 승인 2015.10.23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외 여건 악화, 저출산 고령화로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

3·4분기 한국 경제의 성적이 좋게 나왔다. 경기가 언제 살아나는지에 목을 메던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GDP가 전분기보다 1.2% 증가했다. 이는 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고, 한은의 예측치 1.1%보다도 높다. 우리나라의 분기별 성장률(전기 대비)은 작년 1분기 1.1%에서 2분기 0.5%로 떨어진 이후 5개 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분기별 성장률이 1년반 동안 지속돼 온 0%대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났고, 전년 동기와 대비한 3분기 성장률은 2.6%로 집계됐다. 수치로 보면 경기가 일단 회복세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3분기 성적이 이처럼 좋게 나온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노력이 먹혀들었고, 메르스 사태로 가라앉았던 소비가 회복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추경 편성으로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개별소비세 인하, 8월 임시공휴일 지정, 코리아 그랜드세일 등의 정책적 노력을 기울인 데 따른 효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3개월의 성적표만으로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다. 4분기와 내년 경제상황이 녹녹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메르스 사태 이전의 수준으로 올라선 수준에 불과할 뿐이고, 본격적인 경기개선 흐름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 분석실장은 "2분기에 소비가 마이너스였으니 기저효과로 소비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를 '경기회복세'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성장 고착화 조짐

문제는 앞으로의 경기 흐름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외적으로 중국 경제의 부진,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신흥국 경기불안 등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불안요인들은 산적해 있다. 대외여건이 악화하면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가 가장 타격을 받게 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경기는 올해보다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다"면서 "중국과 신흥국 경기불안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이고 이로 인해 경기개선 흐름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한국 수출의 성장 엔진이 꺼졌다"며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수출은 올들어 매달 지난해 수준 아래서 맴돌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전년동기대비 14.7%나 줄기도 했다.

유가 급락도 한국의 주력 품목인 석유제품 수출액 감소에 한몫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기술 발전으로 한국 수출의 길이 더욱 막혔다는 상황에도 직면했다. 중국이 고급으로 여기던 한국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중국산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한국 제품과 경쟁하게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LG경제연구원은 2020~2030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평균 1.7%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 집계치를 보면 2000년대 4.6%이었던 잠재성장률은 2010~2014년 3.6%로 낮아졌다. 2015~2019년 전망치는 2.5%로 더 떨어졌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017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서 둔화해 노동투입 여력이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며 노동이 잠재성장률을 낮추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머지않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의 GDP 잠재성장률이 1970년대 10.0%를 고점으로 하락해 2010~2014년 3.5%까지 떨어졌다고 추정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대까지 내려갔고 시간이 갈수록 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과거 고도성장을 하는데 도움을 준 자본은 한계에 이르렀고 기술은 큰 폭의 발전을 하기 어렵다"며 "결국 노동만 남는데 인구 감소 추세여서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의 구조를 개혁하는 길밖에 방법이 없다

결국은 한국 경제의 구조를 개혁하는 길 밖에 없다. 정부도 이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우리는 강대국이었던 많은 나라들이 한순간에 추락하는 모습을 역사를 통해 배워왔다"며 "이 나라들의 공통점은 위기를 위기로 느끼지 못하고 개혁의 때를 놓쳐버렸다는 것인데 우리는 결코 그런 전철을 밟아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개혁이 후손들을 위해 부모세대가 마무리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라는 점을 인식하고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모두 뜻을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