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중국 우한무역관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글로벌 명품시장의 큰 손 중국의 면세점 시장에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KOTRA 중국 우한무역관은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의 자료를 인용, 중국의 명품 세계 소비는 7700억 위안(약 1181억 달러)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33%를 차지하며 7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또 UNWTO(World Tourism Organization)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의 해외 소비는 2580억 달러로 세계 관광 소비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 中 정부, 소비환류 위한 부양책 도입
이 같은 유커의 해외소비로 인한 외환유출 규모가 갈수록 커지자 중국 정부가 해외소비를 내수로 돌리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중국 정부는 ▲소비재 관세 인하 ▲면세정책 ▲입국 면세점 증설 ▲다이공(代工) 제한 ▲시내 면세점 증설 등 중국 내 소비환류를 위한 일련의 부양책을 도입했다.
2011년 하이난성에 리다오(离岛) 면세정책 시행 이후 4차례에 걸쳐 면세점 구매금액과 구매횟수를 늘리고, 면세품 및 대상자를 확대 개편했다. 2015년에는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해 국무원은 광저우 바이윈, 선전 바오안 등 여러 공항에서 입국면세점을 개설하고 중국인의 입국 면세한도를 높이는 데 합의했으며, 2019년에는 공항에서 시내로 면세점을 확장해 여러 도시에서 시내면세점 건설 추진 중이다.
이런 정책 지원의 영향으로 지난해 중국의 면세 판매액은 395억 위안(6조6700억원)을 기록했다. 2015~2018년 사이 연 평균 성장률은 19%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 면세시장에서의 점유율은 7.6%로 한국의 22%와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앞으로 면세정책 지원과 공급망의 최적화로 중국인들의 면세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 2023년에 중국 전체 면세 매출액은 810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공항 중심 면세업 탈피...시내 면세점 키운다
현재 중국의 면세업은 공항 면세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글로벌 면세 매출 56%가 공항에서 발생하고 37%가 시내와 국경점에서 발생한다. 한국의 경우 올해 5월 기준으로 시내 면세점이 85% 차지하고 공항 내 매장 비율은 13%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은 공항 매장 비중이 약 70%, 리다오(离岛)가 23%를 차지하는 등 시내 면세점의 비중은 미미하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5월, 칭다오, 샤먼, 다롄, 베이징 시내 면세점들이 잇따라 오픈했고, 그해 8월 상하이 시내 면세점이 루자쭈이에 오픈했다. 상하이 면세점은 사전 예약 후 출국 전 공항에서 출하해 전달 받는 서비스를 출국하는 외국인 뿐 아니라 내국인에게까지 확대 제공한다. 이는 중국 정부가 최근 기존 시내 면세점을 대상으로 취하고 있는 주요 조치로, 내국인에게 개방하는 시내 면세점이 확대될 전망이다.

면세점 규모도 커지고 있다. 올 9월 상하이 푸동 공항 웨이싱팅 면세점이 정식 오픈했다. 규모는 1만㎡로 이전 터미널 1∙2 면세점의 면적 총합보다 넓다.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향수제품과 화장품은 해당 매장에서 전 품목을 취급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공항 면세점 최저가'에 도전 중이다.
그리고 11월에는 1700㎡ 규모의 중국 최초 크루즈 여객항 입국 면세점인 상하이 우송커우점이 정식 오픈했다. 담배, 화장품, 아동 완구류 등을 주로 판매 중이며, 오픈 당일 하선 입국한 관광객 5000명 이상이 몰려 많은 특가 상품이 팔렸다.
중국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은 높은 편이다. 시중 제품들의 면세가와 일반 판매가(세 포함)를 비교해보면 면세가가 일반 판매가보다 30~40% 낮아 현저한 가격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2월 중국면세품(中国免税品) 그룹은 15억 위안을 들여 경쟁업체인 선라이즈(日上) 그룹의 지분 51%를 취득하며 중국 면세업을 통합시켰다. 이에 따라 경영력, 공급업체에 대한 가격 협상 능력 등이 크게 향상되고 가성비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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