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게임들의 귀환…왜 열광하냐고? 클래스는 영원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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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게임들의 귀환…왜 열광하냐고? 클래스는 영원하니까
  • 김상혁 기자
  • 승인 2019.12.10 17: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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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기준점 제시한 '마스터피스' 명작들...새단장하고 부활
와우 클래식·리니지M2·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인기
구매력 있는 직장인, 스트레스 없는 과금 시스템 등 영향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대한민국은 '뉴트로(New + Retro)' 열풍이다. 복고 콘텐츠나 상품에 현대의 감성을 덧댄 문화는 식품, 유통, 방송 등을 가리지 않고 유행 중이다.

게임계도 마찬가지. 출시된지 15~20년이 지난 게임들이 추억을 실은 타임머신을 타고 2019년에 도착했다. 감성은 옛날 그대로인데 그래픽이나 엔진 등은 최신 기술을 탑재해 향수와 재미 둘 다 놓치지 않는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런 '뉴트로' 바람의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때는 게임을 충분히 즐기기엔 용돈이 부족한 학생이었지만 이제는 이제는 두둑해진 지갑으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직장인이 된 게이머들, 천편일률적인 과금 시스템에 질려 온전히 게임을 즐기고픈 유저 등 플레이어의 변화에 주목한다. 그런가하면 모바일 게임을 PC로도 즐길 수 있게 된 플랫폼의 발전, 모니터로만 느낄 수 있는 PC나 콘솔 게임의 감성 등도 이유로 꼽힌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의 플레이 장면. 사진제공=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의 플레이 장면. 사진제공=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 감성과 편의성 모두 잡는 '와우 클래식', '리니지2M',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이 분야 대표적인 게임은 블리자드의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이하 와우 클래식)'이다. 2004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와우는 '오리지널'부터 현재 '격전의 아제로스'까지 8개의 확장팩을 출시한 장수 게임이다.

세계적으로 와우의 인기는 대단하다. 온라인 게임중 메타스코어 93점으로 역대 1위, 미국 컴퓨터 박물관이 뽑은 '전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소프트웨어' 7개 중 유일한 게임, 전세계 유료회원 최대 1200만명, 누적 가입자 1억명 이상 등 범접하기 힘든 각종 기록을 가지고 있다.

다만 최근 와우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그래서 기존 유저들은 오래전 확장팩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다. 결국 블리자드는 유저들의 쇄도하는 요청에 오리지널 버전을 재현한 '와우 클래식'을 지난 8월 출시했다.

효과는 대단했다. 출시 당일 트위치에서는 110만명 이상의 동접자를 기록하며 게임 출시일 기준 신기록을 세웠다. '와우 클래식' 1서버에 접속하기 위해 10시간 가까이 기다리고 있다는 한탄도 매우 흔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는 '와우 클래식' 출시 후 와우 전체 유료 구독자 수가 22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액티비전블리자드 주가는 한때 15%가 넘게 뛰기도 했다.

이같은 '와우 클래식'의 폭발적인 인기는 향수를 자극하는 오리지널 당시의 감성, 그때 특유의 불편함을 재편한 콘텐츠, 그러면서도 최신 그래픽과 애드온 적용으로 높인 플레이 편의성 등에 힘입은 바 크다. 또 게임하면서 이것저것 구매해야하는 '부분유료화' 모델을 복잡하게 여기는 게이머들 마음에 쏙 들만한 '정액제'라는 요인도 있다.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와저씨(와우를 즐기는 아저씨)'들의 복귀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스타크래프트'를 리메이크 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출시했던 블리자드는 올해 안으로 '워크래프트3'를 손 본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출시한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3D MMORPG '리니지2M'이 있다. 이 게임은 2017년 선보인 '리니지M'의 다음 작품이긴 하지만 2003년 시작한 PC게임 '리니지2'의 계승작이다.

'리니지2M'은 4K UHD급 풀 3D 그래픽, 모바일 게임 최초의 충돌 처리 기술, 심리스 로딩, 1만명 이상 대규모 전투가 가능한 원 채널 오픈 월드 등을 내세워 사전예약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30개월 만에 '리니지M'을 끌어내리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르며 '리니지' IP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리니지2M'의 인기요인을 상술한 부분만으로 설명하긴 어렵다. 엔씨소프트는 이 게임을 PC로도 즐길 수 있도록 '퍼플'이라는 전용 크로스플랫폼을 개발했다. 덕분에 '리니지2M'을 PC로 플레이하면서 16년 전 '리니지2'의 획기적인 3D 그래픽을 기억하는 유저라면 그때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특히 모바일보다 PC가 3D에 더 적합하기 때문에 게이머들 대부분은 '퍼플'에 호평을 내리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도 "(2D '리니지M'과 달리)3D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의 선호도가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국내 기업인 넥슨은 자체개발 신작 '카트라이더:드리프트'를 준비하고 있다. 언리얼4 엔진으로 개발된, PC와 XBOX에서 즐길 수 있는 멀티플랫폼 신작으로 현재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 중이다.

이 게임은 15년 전 서비스를 개시한 캐주얼 레이싱 '카트라이더' IP를 기반으로 한다. 당시 레이싱 게임들은 최대한 실제 차량을 구현하거나, 반대로 완전히 SF스러운 분위기로만들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런 게임들은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카트라이더'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래픽, 미사일·물풍선·구름 등을 이용한 독특한 아이템 레이싱, 짧은 대결 시간으로 여러명이 간단히 즐기기에 좋은 시스템 등에 힘입어 국내에서 메가 히트를 기록한 유일한 레이싱 게임으로 등극했다. 지금도 인터넷 개인방송 등을 통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넥슨이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원작과 비슷한 방식으로 플레이가 이뤄진다. 유저 인터페이스도 기존의 게임과 비슷해 친숙함을 안긴다. 그러면서도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 및 HDR 기술 탑재 등 비주얼적 측면에서 대폭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이 외에도 지적재산권이 종료된 많은 옛 게임들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애플은 최근 2019년을 빛낸 앱스토어 최고의 게임을 발표하면서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넷마블), ▲마리오 카트 투어, 닥터마리오 월드(닌텐도), ▲마인크래프트 어스(모장), ▲포켓몬 마스터(DeNA), ▲콜 오브 듀티: 모바일(텐센트), ▲랑그릿사(즐롱게임즈), ▲어쌔신 크리드 리빌리온(유비소프트), ▲에이리언: 블랙아웃(D3PA), ▲리니지2M(엔씨소프트)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단순한 리메이크나 헌정작이 아닌 게임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프랜차이즈 게임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오리지널 출시작"이라고 덧붙였다.

 

넥슨의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사진제공=넥슨
넥슨의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사진제공=넥슨

◆ 클래스는 영원하다…'마스터피스'가 되는 명작 게임들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리버풀FC의 레전드 감독 빌 샹클리는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말은 게임업계에 불고 있는 거센 '뉴트로' 열풍의 근원을 설명하는데 더 없이 적합하다.

상기의 게임들은 모두 시대를 풍미했던 작품들이다.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보니 같은 장르 후속작들에게 어떤 기준점이 된다. 때문에 이런 게임들은 다른 신작이 출시되도 비교대상으로 끊임없이 회자되고 추억된다. 한 모바일게임 현직 개발자는 "지금 다시 유행하는 게임들은 일종의 '마스터피스'적인 성격도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트로'의 유행은 이 게임들을 즐기는 연령층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지금 클래식 게임 유저들의 분포를 살펴보면 직장인들의 점유율이 상당히 높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네트웍스에 따르면 '리니지2M'을 즐기는 유저 10명 중 5명이 30대다. 40대까지 합하면 70%를 넘는다.

지금의 30~40대는 과거 용돈이 모자라 제대로 게임을 즐기지 못했던 10대 20대 학생이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지갑이 두둑해졌기 때문에 게임 과금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이 일반적으로 게임 구매력이 높은 연령층이기도 하다. 게임을 즐긴다는 한 30대 앱 개발자는 "최근 술 먹는 문화가 줄다보니 여윳돈을 게임에 투자하기도 한다.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최근 많은 모바일 게임은 '부분유료화'라는 과금 시스템을 채용한다. 캐릭터 성능서부터 외향 모든 것을 변형시키는데 소액을 지불해야하는데, 문제는 대부분 '뽑기' 형식이라는 것이다. 확률이 소숫점 수준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과금으로는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이는 선택 사항으로 무과금 플레이도 가능하지만 이럴 경우 게임을 즐기는데 지대한 불편함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부분유료화의 짙은 도박성은 해당 시스템을 채용한 게임이라면 항상 크게 비판받는다.

하지만 클래식 게임들은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정액제 혹은 패키지로 출시됐다. '와우 클래식'은 월 2만원 정도면 게임 내 대부분의 콘텐츠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주로 콘솔이나 PC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패키지 게임은 첫 구매금액만으로 모든 걸 즐길 수 있다. 향후 확장팩이 출시되면 따로 사야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풍성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귀환한 명작들이 채용한 단순한 결제 시스템, 굳이 결제를 유도하지 않는 게임 경제 등은 복잡한 과금에 질려버린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잘 구성된 환불시스템도 호평을 받는다. 정액제의 경우 결제 후 플레이를 하다가 환불을 요청하면 플레이 한 기간만큼을 제하고 돌려준다. 패키지는 게임이 마음에 안 들어 환불을 요청하면, 결제 후 몇 시간 내라면 전액 돌려주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뽑기' 시스템은 대부분 스트레스를 유발해 정도를 넘어서는 과금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액제나 패키지 게임에서 그런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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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장 2019-12-10 17:38:40
이런 기사에
'워크래프트3'를 손 본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내용이 끝이네 ㅋㅋ
김상혁기자님 잘하셨습니다.
제발 한국에 워크리포지드 망하게 써주셈

근데 차피 한국워크서버,m16서버보면 100퍼센트 망한게 확정놨지만.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