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회·지배구조(ESG)평가 글로벌化 추세...'신뢰도 낮다'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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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회·지배구조(ESG)평가 글로벌化 추세...'신뢰도 낮다' 지적도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2.10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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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ESG에 대한 기관투자자 관심 집중 보도
"글로벌 기관투자자, 기업들 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에 관심 높아져"
"뚜렷한 기준 없어 데이터간 연결고리 빈약한 것 문제"
모닝스타 등 ESㅎ 평가 관련 대기업 진입 '긍정적'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를 투자 지표로 삼는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다 명확한 기준 역시 요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를 투자 지표로 삼는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결정에 보다 명확한 기준 역시 요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환경과 사회,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에 있어 ESG를 중요한 지표로 삼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최근호에서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ESG와 관련한 데이터가 여전히 산발적이어서 보다 명확한 기준이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ESG 투자는 기업의 재무적인 성과 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소나 사회적 영향력,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인 성과도 고려하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적으로 많은 금융기관이 ESG 평가 정보를 투자지침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영국이 ESG 정보공시 의무제도를 도입한 이후 스웨덴, 독일, 캐나다, 프랑스, 벨기에 등도 뒤를 잇고 있는 추세다. 

ESG 수요 높아지나 기준은 여전히 산발적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현재 최소 3조 달러 규모에 달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산이 ESG 점수를 추적하고 있으며, 이들의 전체 투자에 ESG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으나 ESG 등급 기준은 여전히 산발적이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평가회사들이 각기 다른 분석 기법으로 ESG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단일 점수로 변환하고 있어 제대로 된 평가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ESG 상위 등급에 있는 일부 기업들은 실상에서는 사회적 공헌에 애쓰고 있는 반면 또다른 기업들은 ESG의 높은 등급에 올라가기만 급급한 경우도 있다는 것. 투자자들이 이것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융시장 규제 전문 변호사이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인 헤스터 피어스는 ESG 평가 시스템에 대해 "부족한 정보, 공공의 수치심, 잘 포장한 사회적 문제점 등에 근거해 점수를 매긴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데이터간 빈약한 연결고리가 가장 큰 문제점"

이코노미스트는 ESG 평가 등급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데이터 간 빈약한 연결고리를 꼽았다.

집계 데이터에 대한 기준이 없는 탓에 같은 등급의 회사라도, 어떤 회사가 좋은지 어떤 회사가 나쁜지에 대한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음에도 그 구분이 없다는 것이다. 

올해 초 국제통화기금(IMF)이 실시한 분석에 따르면, 두 개의 대형 ESG 등급 시스템의 점수를 비교해본 결과 E, S, G를 별도로 고려하더라도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데이터 집계 기준이 서로 다른 탓으로, 같은 등급의 ESG 기업이 속한 펀드에 투자하더라도 그 성과가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등급이 기업 자체보다는 사업 모델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현 시스템 아래에서는 지속가능한 분야라면 기업이 무엇을 판매하는지가 중요한 이슈가 아니라서, 일례로 담배나 술을 판매하는 회사들이 ESG 순위에서 거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주가지수 제공업체 FTSE 러셀의 ESG 평가에서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는 가스차 제조회사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 FTSE 러셀 측은 회사 생산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한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회사의 규모 역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회사들은 더 자세한 공시를 할 수 있는데, 이는 ESG 점수에서도 더 높은 평가를 얻는 경향이 있다는 것.

ESG 평가 업체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수정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과거 수치를 활용하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대형사 진입 추세는 긍정적

다만 한가지 긍정적인 점은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더 큰 회사들이 관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11월21일 신용평가기관인 S&P글로벌은 국제투자회사인 로베코샘(RobecoSAM)의 ESG 평가 사업 부문을 인수했으며, 무디스는 지난 4월 ESG 데이터 리서치 및 서비스 제공업체(Vigeo Eiris)를 인수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연구기관 모닝스타는 또다른 ESG 등급기관인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의 지분 40%를 인수했다. 

서스네이널리스틱스의 사이먼 맥메이흔은 "ESG의 정의가 너무 광범위해서 기업들이 서로 다른 것을 쫓고 있을 수 있다"면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평가 시스템이 하나로 모여질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의 제시카 알스포드는 "ESG 데이터가 보다 정확하고 일관성있게 집계되면, 기업들 역시 실제로 환경이나 사회, 혹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받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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