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워치] 캐리 람 탄핵안 부결...시위 장기화에 온라인쇼핑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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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워치] 캐리 람 탄핵안 부결...시위 장기화에 온라인쇼핑 '호황'
  • 홍콩=이지영 통신원
  • 승인 2019.12.0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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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파 의원마저 람 장관 비판...결의안 정족수 못 채워
3분기 GDP 성장 침체에도 홈쇼핑 등은 유례없는 호황 누려

[홍콩=이지영 통신원] 지난 5일 저녁 홍콩 입법회(立法會)의 민주파(民主派) 의원 26명이 추진했던 캐리 람 행정장관 탄핵 결의안이 부결됐다. 

탄핵 결의안를 낸 앨빈 융(楊岳橋) 공민당 대표는 람 장관이 홍콩 사회에 중대한 파괴를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의 과도한 폭력을 외면했다고 발언했다. 융 대표는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람 장관의 지지율은 100점만점에 19.7점이라며 어떻게 뻔뻔하게 계속 홍콩을 관리할 수 있냐고 질의했다. 

친중파인 건제파(建制派) 의원마저 람 장관 비판에 가세했다. 민건련(民建聯) 주석인 스타리 이(李慧琼)는 건제파가 지난 달 구의원(區議會)선거에서 참패한 결과에 대해서 람 장관은 반성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리고 정부가 몇 번의 좋은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민원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주석은 지금 홍콩은 곤란한 시기에 있으며 함부로 행정장관을 탄핵한다면 정치의 공백이 생길 수 있다며 탄핵안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캐리 람 행정장관, 헌법을 위반한 것 없다"

총리 격인 매슈 청(張建宗) 정무사장은 탄핵 동의는 아주 위중한 안건이며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정치적 수단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또 청 사장은 람 장관에 대해 불법 및 독단에 대한 지적이 사실이 아니며, 정부의 행위는 개선할 것이 있지만 람 장관의 지금까지의 모든 결정은 헌법을 위반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반박했다.

탄핵안 결의는 출석한 지역구의원 30명 중 찬성 16명 대 반대 14명으로 통과됐지만 직능 선거구(功能組別)의 출석한 의원 33명 중 찬성 10명 대 반대 22명으로 통과되지 못했다. 결의안이 유효하려면 반드시 지역구 및 직능 선거구를 같이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람 행정장관 탄핵안은 결국 부결로 결론이 난 것이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사진=AP/연합뉴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사진=AP/연합뉴스

일상화된 시위의 이면...온라인 쇼핑 활성화

6월부터 지속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시위로 홍콩 경제는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다. 올해 3분기 홍콩 GDP는 작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으며, 전 분기에 비해서도 3.2% 줄어들어 15년 만에 재정적자가 예상된다고 폴 찬(陳茂波) 재정사장이 밝혔다.

하지만 홍콩의 온라인 소매업체는 지속된 시위의 영향으로 오히려 매출이 눈에 띄게 신장됐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홍콩은 면적이 작고 인구도 밀집되어 있어서 다른 나라보다 온라인쇼핑이 유행하지 않았다.  일반 동네에 각양각색의 쇼핑몰이나 슈퍼마켓이 있어 쇼핑이 매우 편리해서 온라인 쇼핑의 필요가 없었다.

홍콩 대표적인 전자 상거래 협회인 O2O E-Commerce Federation 의 에릭 손 부회장은 홍콩은 쇼핑이 아주 편리한 탓에 온라인 쇼핑의 인기가 없었으나 최근 3개월간 추세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해 먹거리와 옷 심지어 가구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홍콩의 대표적인 온라인 마켓인 홍콩티비몰(HKTVmall)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회사 창립 4년만에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홍콩티비몰을 통한 9월의 매일 평균 주문은 1만6300건에 달하며 작년에 비해 40.5% 늘어났다고 리키 왕 홍콩티비몰 창립자가 밝혔다. 또한 지금도 매월 매출이 15% 씩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시위가 이어지면서 홍콩 시민의 생활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시위가 있을 때면 항상 교통이 마비되고 쇼핑몰, 가게, 식당 등은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 일찍 문을 닫는다. 특히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몽콕 등 대형 쇼핑몰 집중 구역에서 거의 매주 시위가 있어서 시위자와 경찰 충돌도 다반사가 됐다. 일반 시민들은 최루탄을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주말에 집에 있다고 SCMP가 보도했다.

또한 지하철역이 시위대의 공격 목표가 되면서 시민들의 외출도 힘들어졌다. 10월 한달 간 총 94개의 지하철역 중 거의 90%가 시위대의 공격을 당해 운영 불가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11월에는 파손된 지하철 역 수리로 지하철을 단축 운행해 밤 10시정도에 운행을 중단 했었다. 다행히 지난 월요일부터 모든 노선은 정상 복구돼 오전 1시까지 운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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