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뛰어넘은 'Bye 코리아'...원달러 환율 119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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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뛰어넘은 'Bye 코리아'...원달러 환율 1190원 돌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2.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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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협상, 내년 대선 이후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 부각 우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삐걱거리는 미‧중 무역협상에 원‧달러 환율이 1190원선을 돌파했다. 국내증시에서는 한달째 외국인의 ‘셀 코리아’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연내 ‘1단계 합의’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는 더욱 약화될 전망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12시 42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94.20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일 1187.20원으로 마감한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190원을 돌파하며 7거래일째 고점을 높였다.

◆ 원화‧위안화 등 아시아통화 동반 약세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이 비관론으로 바뀌면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10월 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 이후 원‧달러 환율은 ‘1단계 합의’ 기대감을 반영, 지난달 중순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협상 결렬 우려가 부각된 데 따라 하락분을 메꿔가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중국과의 합의를 내년 대선 이후까지 기다릴 수 있다”며 연내 ‘1단계 합의’ 불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즉 기간에 상관하지 않고 미국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협상에는 임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을 대선용 ‘카드’로 사용할 것이라는 시장의 추측도 빗나갔다.

미국은 ‘1단계 합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대중(對中) 추가 관세도 오는 15일 예정대로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미‧중 무역협상 등 연기할 만한 이유가 생기지 않는다면 추가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번 관세를 계기로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심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날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위안화는 달러 약세에도 지난 10월 1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원화 등 아시아통화 가치 역시 동반 하락했다.

애덤 콜 RBC캐피터마켓 연구원은 로이터에 “엔‧달러 환율 하락은 위험회피 성향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1단계 합의’만 지칭했는지, 전반적인 미‧중 무역협상 언급했는지 불분명하지만 어느 쪽이든 위험자산에서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국내증시에서도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외국인 매도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7일 이후 지난 3일까지 20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펼쳤다. 이 기간 순매도 금액만 4조6000억원에 달한다. 4일 현재에도 2800억원을 내다팔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불안감이 커지면서 외자 유출이 계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세 역시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 방위비 분담금‧북미 긴장…지정학적 불안 확산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도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미국은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며 대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한‧미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위한 4차 회의를 진행 중이다. 미국은 내년도 분담금을 올해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6조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부자 나라’로 칭하며 방위비를 더 부담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주한 미군 규모 유지 관련 질문에 “토론할 수 있는 문제”라며 방위비 협상을 위해 ‘감축 카드’를 꺼낼 수 있는 점을 시사했다.

더불어 북‧미 긴장까지 높아졌다. 북한은 미국에게 연내 제재 완화, 체제 보장 등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핵실험 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단행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필요하다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며 반박했다.

김태현 NH선물 연구원은 “미‧중 간 긴장으로 위안‧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의 방위비 압박과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 언급도 원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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