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접전’ 금투협회장 선거…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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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접전’ 금투협회장 선거…관전 포인트는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2.0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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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철‧신성호‧정기승 출마 공식화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신성호 IBK투자증권 전 사장, 정기승 KTB투자증권 부회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신성호 IBK투자증권 전 사장, 정기승 KTB투자증권 부회장(왼쪽부터).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5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 후보자 공모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중‧대형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출신 후보들이 등장하면서 선거판 흥행에는 성공한 분위기다. 표심은 의결권 비중이 높은 대형 증권사와 의결권 수가 많은 자산운용사가 가를 것으로 보인다.

3일 금투협에 따르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4일 오전 10시까지 후보자 공모를 받고 서류‧면접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군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회원총회에서 정회원사 대표이사(또는 대리인)의 직접‧비밀 투표를 통해 차기 금투협회장을 선출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득표자 두 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열린다.

◆ 나재철, 유일한 대형 증권사 CEO

현재까지 증권업계에서는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과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이 입후보 의사를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 출신인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이 출사표를 냈다.

판도는 대형 증권사 현직 최고경영자(CEO)인 나 사장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황건호 초대 금투협회장(대우증권 부사장‧현 미래에셋대우)을 비롯해 ▲박종수 2대 회장(우리투자증권 대표‧현 NH투자증권) ▲황영기 3대 회장(삼성증권 대표) ▲권용원 4대 회장(키움증권 대표) 등 역대 회장 모두 대형 증권사 출신이다. 나 사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인지도 측면에선 나 사장을 따라올 사람이 없다. 대신증권에 공채로 입사한 나 사장은 강남지점장, 리테일사업본부장, 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CEO까지 오른 ‘대신맨’이다. 자산관리(WM), 홀세일(Whosale), 기업금융(IB) 등 증권사 핵심 업무 전반에서 쌓은 실무 경험이 강점이다.

특히 나 사장은 2012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4번이나 연임에 성공, 8년간 회사를 이끈 ‘장수족’ CEO로 꼽힌다. 증권사 대형화 바람 속에서 대신증권을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회사인 대신자산운용 흑자 전환을 이뤘고 대신자산신탁 출범에 기여하면서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나 사장의 출마 선언으로 이번 선거판이 다시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앞서 업계에서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언급됐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출마를 고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후보들 가운데 나 사장의 존재감이 가장 크다”며 “대형 증권사 CEO를 오래한 데다 업계 안팎으로 네트워크도 탄탄하고 평판도 좋다”고 말했다.

◆ ‘리서치센터 출신’ 신성호…‘준 관료출신’ 정기승

신 전 사장 역시 정통 ‘증권맨’이다. 증권업계 ‘사관학교’로 통하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투자전략부 부장과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등을 거쳐 우리선물 대표, IBK투자증권 대표를 지냈다. 역대 금투협회장 가운데서는 황건호 전 회장과 박 전 회장이 대우증권 출신이다.

신 전 사장은 금투협 내 노사갈등 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2008년부터 1년간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본부장‧경영전략본부장을 지내면서 증권협회‧자산운용협회‧선물협회 노조를 위로금 없이 6개월 만에 통합했다는 게 신 전 사장의 설명이다. 취임 즉시 조직 제도를 정비해 협회 정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리서치센터 중심 경력은 업계 전반을 아우르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증권사는 수익구조의 축을 브로커리지에서 기업금융(IB), 자산관리(WM) 등으로 옮기고 있다. 자산운용사 등 업계 전반적으로도 수익원 다각화에 힘쓰는 추세다.

더불어 신 전 사장이 이전 정부에서 국책은행 자회사 CEO 자리를 맡은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 정부 금융당국과 정치권 사이에서 이해관계를 조율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힌 정 부회장은 한국은행을 시작으로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국장‧은행감독국장을 거쳤다. 이후 스마트저축은행 대표, 아이엠투자증권 부회장, KTB투자증권 감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정 부회장의 경우 준 관료 출신이라는 약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나 사장과 신 사장에 비해 업계 경력이 적다. 이 때문에 금투협회장으로서 업계 이익을 대변하기엔 힘들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투협회장은 금융당국과 정치권을 상대로 전방에서 업계를 대변해야 한다”며 “아직까진 대형 증권사 출신이 금투협회장을 맡아줬으면 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 대형 증권사 ‘의결권 비중’ VS. 자산운용사 ‘의결권 수’

변수가 없는 한 차기 회장은 대형 증권사의 표심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금투협회장 선거 결과에는 정회원사 1곳당 1표가 부여되는 균등의결권이 40%, 각 사의 회비분담금에 따른 비례의결권이 60% 반영된다. 회비분담금은 금투협이 영업실적‧회원규모 등에 따라 정하는 만큼 대형사일수록 의결권 비중이 커진다.

다만 회원사가 많아진 만큼 표심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균등의결권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산운용사가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어서다. 현재 금융투자협회 정회원사는 모두 295곳으로 ▲증권사 57곳 ▲자산운용사 222곳 ▲선물사 4곳 ▲신탁사 12곳 등이다. 지난해 1월 4대 금투협회장 선거 당시와 비교하면 자산운용사(169개사)가 대폭 늘었다. 증권사와 선물사는 각각 한 곳씩 증가했고 신탁사는 한 곳이 줄었다.

추가 입후보가 없다면 선거는 나 사장과 신 전 사장, 정 부회장 간 ‘3파전’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물론 후보군으로 거론된 전‧현직 CEO 중 불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인사들이 공모 마감 직전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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