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려라" 트럼프 또 요구 Vs "금리인상은 안 할게" 美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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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내려라" 트럼프 또 요구 Vs "금리인상은 안 할게" 美연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2.03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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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위터에 금리인하 또다시 요구
연준, 인플레이션 목표치 도달해도 용인하는 보충전략 카드 만지작
당분간 금리인상·금리인하 모두 어려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또다시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또다시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한 쪽은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다른 한 쪽은 금리인상 조건을 다시 한 번 들춰보는 등 서로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금리를 둘러싼 상반된 시각을 두고 하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트위터를 통해 연준의 정책을 비판하며 금리인하 목소리를 높였고,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넘겨도 당분간 이를 허용하는 '보충전략(make up strategy)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트럼프 "금리 내리고 (통화정책) 완화하라, 연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해 금리 인하 및 통화정책 완화를 요구했다. 

2일(현지시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금리를 낮추고 (통화정책을) 완화하라-연준!"이라고 촉구했다. 연준의 '이상한(ridiculous) 정책' 탓에 제조업 경기가 악화됐다고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요구는 이날 발표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정책과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대규모 통화 절하를 주도해왔고, 이는 우리 농가에 좋지 않은 일"이라며 "따라서 나는 이들 나라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복구할 것이고, 이는 즉각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는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지난 5월부터 해당 관세를 면제받았으나 이를 다시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국가가 자국의 통화를 상당히 평가 절하해 이익을 보았고, 이것은 미국 농민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틈만 나면 금리인하를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통화정책을 완화해 다른 나라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추가 금리 인하 및 통화정책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추가 금리 인하 및 통화정책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연준은 '보충전략' 카드 만지작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오히려 지난 10월 파월 의장이 내건 금리인상 조건을 들춰보며 보충전략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끈질긴 금리인하 요구와는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넘어서더라도 이를 허용하는, 이른바 보충전략(make-up strategy)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10월 금리인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당폭의 인플레이션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금리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월 의장이 내세운 '금리인상 조건'을 고려할 때 최소 내년까지는 이 조건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평가다. 올해 연준의 물가상승률은 2%를 밑돌고 있고, 연준이 선호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10월 전년대비 1.3% 오르는 데 그쳤다. 

만일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초과한다 해도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연준이 당장 금리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에릭 로젠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기에 대한 보다 유연한 대응을 강조하며, "인플레이션 2% 초과를 허용하는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라엘 브레인라드 연준 이사 역시 지난주 기자들과 만나 "일정기간 지켜본 후 2.0~2.5%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 또한 "(보충전략에 대한) 논의는 가치있는 일"이라며 "이를 본격 시행할 경우 연준이 앞서 경기회복 과정에서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를 약속했던 '선제적 가이던스'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래픽=연합뉴스

월가 "금리인하 문턱 낮지만 마이너스로 갈 가능성도 낮아"

월가에서는 금리인상과 금리인하, 어느 쪽도 쉽지는 않지만, 그나마 금리인하의 문턱이 더 낮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랜트손톤의 다이앤 스원크 이코노미스트의 언급을 인용, "금리인하의 문턱이 금리인상 문턱보다 여전히 많이 낮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6개월 정도 근원 인플레이션율이 2.25%를 기록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6개월 이상 2.25%를 유지한 것은 지난 2008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는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영향을 받았던 이례적인 상황일 뿐, 이같은 일이 다시 반복될 것 같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물론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낮다. 

월가의 전설이라고도 불리는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 회장은 지난 10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미국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현실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다른 국가들보다 견조하고 ▲비교적 양호한 성장 전망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긴급 통화조치의 필요성 역시 없다는 점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치 ▲힘을 얻지 못하는 비관론 ▲더 나은 장기자본 사용처 등의 요인들을 고려할 때 마이너스 금리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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