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추가상승 여력은..."오는 15일이전 '미-중 무역협상’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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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 추가상승 여력은..."오는 15일이전 '미-중 무역협상’이 관건"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2.02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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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연고점대비 6%대 하락
15일, 미국이 대중 관세 부과 전 ‘1단계 합의’ 가능성 주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지난달 연고점을 경신했던 반도체주(株)가 주춤하고 있다. 주가를 끌어올렸던 미‧중 무역협상이 제동에 걸린 탓이다. 연간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심리는 무역협상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주가의 추가 상승을 위해선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5만40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8일 기록했던 연고점(5만3800원)에 비해 6.3% 하락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또한 같은날 연고점(8만6500원)까지 뛰었으나 2일 8만500원에 장을 마감, 6.9% 내렸다.

◆ ‘1단계 합의’ 결과 확인하려는 관망세 형성

미‧중이 지난 10월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1단계 합의’에 도달한 뒤 가파르게 오른 주가는 지난달 하순부터 힘을 잃었다. 양국이 한달 넘게 세부 사안을 만들지 못한 데다 관세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서다. 무역협상 낙관론은 비관론으로 기울어졌고 반도체주를 지지하던 투자심리도 악화됐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서명한 ‘홍콩 인권법’이 미‧중 무역협상에 새 변수로 등장했다. 중국은 미국에 강하게 반발,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양국 정치적 대립이 무역협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1단계 합의’ 결과를 확인하려는 관망세가 형성되면서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녹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확대로 외국인의 반도체주 매도세가 거세다. 외국인은 지난달 20일부터 2일까지 9거래일 연속 삼성전자에 ‘팔자’ 기조를 유지하며 이 기간 1조3593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지난달 28일을 제외하고 순매도를 기록, 4236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더불어 지난달 27일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내 한국 비중이 축소되면서 국내증시에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도 공세를 부추겼다. 또 지난달 반도체주 주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까지 겹친 것으로 보인다.

◆ 연간 실적 부진 예상…투자심리에 민감

최근 반도체주는 실적보다 투자심리에 영향을 받고 있다. 반도체 업황 둔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져서다. 출하량 증가와 낸드 가격 상승에도 D램 가격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4분기 실적 역시 악화될 전망이다. 연간 실적 또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지난달 반도체 잠정 수출액은 73억9000만달러로 올 들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과 비교해도 30.8%나 하락했다. 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는 6조63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6% 감소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또한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가 지난해 동기 대비 90.1% 쪼그라든 4370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좌우하는 건 향후 실적 개선 여부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투자자들은 반도체업체들의 실적 개선 시점이 지연된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려면 무역협상이 구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국면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조정 이후 반등의 실마리는 결국 협상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출하량 회복세가 실적에 먼저 반영되는 대형 반도체주는 중소형주보다 조정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 15일 관세 부과 전 ‘1단계 합의’ 성과 주목

시장은 오는 15일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부과 시점이 미‧중 무역협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까지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156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15%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만약 미‧중이 관세 부과를 앞두고 ‘1단계 합의’에 속도를 낸다면 반도체주에 다시 한번 상승 동력(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이 관세 부과를 단행한다면 반도체주에 충격을 줄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는 정점을 통과하고 있지만 무역합의 여부는 불투명해지고 있어 단기 되돌림 과정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달 중순 전 합의가 없다면 오는 15일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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