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태의 스타트업 칼럼] 유튜브에 대한 단상(斷想)
상태바
[이정태의 스타트업 칼럼] 유튜브에 대한 단상(斷想)
  •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 승인 2019.12.03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튜브는 어떻게 성공했을까...구글의 '개방성'과 '투명성' 돋보여
오픈 이노베이션 정책, 기여한 사람에게 적극 보상한다
개방성, 참여자들에 제한을 두지않는다
유튜브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 다각도로 고민해야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유튜브의 질주가 거세다. 가히 독보적이라 할 만하다. 데이터 결과를 보기 이전에 필자의 일상만 보더라도 단박에 확인가능하다. 올해 들어서 단 하루도 유튜브를 보지 않고 넘어간 날이 없는 것 같다.

영국이 식민지정책으로 대제국을 이루었을 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자부심을 대단했다라는 생각이 날만큼, 주위에서 유튜브를 보지 않고 하루가 넘어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시장조사업체(와이즈앱, 닐슨코리아클릭)의 자료를 보면, 국내 유튜브 이용자가 월간 3천만명이 넘고, 월간 이용시간도 333억분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전 연령층에서 이용 시간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50대의 월간 이용 시간이 20대와 비슷하고 30대보다 많다는 점은 특기할 만 하다.

월간 영상플랫폼 체류시간을 따져보면, 국내 경쟁서비스인 옥수수(SK브로드밴드), 아프리카TV, U+비디오포털(LG유플러스), 네이버TV 등과도 그 격차가 너무나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유튜브의 엄청난 성공...비결 3가지

이러한 유튜브의 괄목할 만한 성장 비결로, 모바일 환경에 대한 장악력 확보, 콘텐츠 제작자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 시스템, 사용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콘텐츠 꾸러미 구성 등을 들곤 한다. 특히,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튜브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영상창작자(크리에이터)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 알려지면서 유튜버에 대한 관심과 도전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하다.

유튜브가 세상에 나온 2005년, 구글이 당시 최고가(16억 5천만달러)로 인수한 2006년에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모바일 세상이 바뀔 거라는 예측이 없었던 시기였다. 수익모델이 불분명한 무료 동영상 서비스에 최고의 투자를 하는 구글의 결정에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10년 이후에 기업가치를 750억달러(2017년도)로 평가를 받았으니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엄청난 성장을 한 것이다.

사실 영상플랫폼이 그 당시에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유튜브 이전에 UCC(User Created Contents)서비스와 플랫폼이 국내외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었고, 동영상제작과 편집을 지원하는 저작툴과 솔루션이 많이 개발되었다. 당시 국내 최고의 소셜 서비스였던 싸이월드도 UCC서비스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기도 했다. 이러한 모든 서비스가 PC 기반의 서비스를 전제로 했기 때문에 그 한계가 명확했던 부분이 있기도 하다.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앞서나갔던 많은 서비스를 제치고 유튜브가 독보적인 서비스로 등극하게 되는 데에는 구글은 오픈 이노베이션 정책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기술이든 콘텐츠든 기여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적극적으로 해주고 참여자들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는 개방성은 서비스의 진정성을 인정받는 데까지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유튜브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스타 유튜버'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초년생 유튜브 스타 최린 군은 구독자 75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유튜브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스타 유튜버'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초년생 유튜브 스타 최린 군은 구독자 75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언제나 강조되는 개방성과 투명성, 구글 DNA

게다가 스마트폰이라는 ‘모바일 영웅’이 나타나면서 서비스에 날개까지 달게 된 것 같다.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이라는 타이밍이 정말 적절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타이밍. 이 비즈니스 예술을 만드는 데 참여자들과 함께 만드는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연주와 사용자들의 열광과 환호가 필요하다. 그건 아마도 사람들의 다양한 욕망을 플랫폼 내에 적절한 방식으로 잘 담아내는 게 기본적일 것이다.

구글은 그런 면에서 참 대단하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구글DNA 또는 유튜브 DNA가 있다고들 한다. 한참 지난 얘기지만, 국내 대기업이 인수했던 싸이월드도 처음 예상을 넘어 엄청난 성공을 했지만, 결국 ‘폐쇄형(Closed)' 서비스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무너져버렸다.

최근에 서비스 접속이 안돼 실검 1위를 차지하며 서비스 사용자들의 안타까움과 상실감을 키웠던 싸이월드 사태의 저변에는 참여자들과 같이 서비스를 성장시켰던 DNA를 완전히 소멸시켜버린 결과가 아니었는가 하는 깊은 아쉬움이 든다.

생각해보면, 국내에서 성공한 서비스 플랫폼들도 해외로 나아가서 성공한 경우가 많지 않다.다행히 네이버에서 주도한 라인이 일본과 동남아에서 크게 성공하고 있는데, 철저하게 현지화 전략을 구사해서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오픈DNA는 미국이나 해외에서 보여주는 DNA와는 아직 다른 형태를 띠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철저하게 단기적으로, 집중적으로, 주어진 판 내에서 성장시켜 나가는 데에는 뛰어남을 보이지만, 판을 키워서 파이를 크게 나누어 가지는 서비스 이노베이션 전략은 아직도 내재화되기에는 갈 길이 먼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2018년 구글 최고 경영진은 유튜브의 미래를 설명하는데 중요한 원칙으로 또다시 개방성(Openness)과 투명성(Transparency)을 내세웠다. 그들의 설명에 의하면, 어떠한 차별과 구분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접근성(openness)을 키우고, 유튜브에 접속한 사람을 정확하게 만족시킬 가능성이 높은 정보원이 위대함(transparency)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로 개방성은 1분마다 400시간이 업로드되는 현재의 상황이 잘 보여주고 있고, 투명성은 AI가 가장 잘 구현되어 이를 기반으로 영상추천이 임팩트가 있다는 평가로 입증되고 있다고 본다. 그냥 원칙으로 머무는 게 아니라 사용자들이 피부로 느끼게 만드는 DNA적 실천이 신뢰를 확실히 높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런 측면도 있는 거 같다. 유튜브 플랫폼의 성장은 오랫동안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국내의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혁신적으로 바뀔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고 있다. 특히, 주요 신문과 방송이 여론을 독과점하다시피 했던 환경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바야흐로 ‘열린 사회’의 미디어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대규모 자금과 자원 없이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이 유효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진정 유튜브가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 상당기간 우리는 유튜브와 함께 하루하루를 살 게 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지혜롭고, 현명하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 다각도로 고민하고 다양한 시도를 실천해 볼 일이다.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는 스타트업 멘토그룹 (협)피플스노우의 이사로 재직중이다. 싸이월드 창업멤버로 활동했으며 K-ICT 창업멘토링센터 CEO멘토를 역임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