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 민주당이 내년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을 대항마를 선택할 경선판에서 ‘절대 강자’ 없이 각축전을 벌이면서 여전히 혼전 양상이다.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대장정의 막을 열 내년 2월 3일 아이오와 코커스가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변수'라는 악재를 만났음에도 현재까지 흥행 면에서도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반 투표가 이뤄지는 4개 주에서 한명이 '싹쓸이' 하기보다 승리가 여러 명에게 분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경선판이 계속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1일(현지시간) '민주당의 2020 혼돈 이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초반 투표가 이뤄지는 4개 주 경선 전망과 관련, 아이오와의 경우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뉴햄프셔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네바다의 경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각각 이기는 '경우의 수'가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 '매우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회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10차례에 걸친 민주당 경선을 분석한 결과, 대선이 치러지기 전년도 12월 기준으로 여론 조사상 1등 후보가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에서 1등을 한 경우는 힐러리 클린턴 전 후보를 포함, 3차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악시오스는 약 두 달 후면 본격 경선이 시작되지만 아직도 '진정한 선두주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후발주자인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바로 이러한 틈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 초반 경선 지역 4개 주를 건너뛰고 '슈퍼화요일'(3월 3일)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중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경선 모드에 들어간 지 1년 가까이 흘렀지만 누가 후보가 될지를 놓고 구도가 분명해지기보다 혼란만 양산했다"고 분석했다.

과거 어느 경선 때보다 유권자들이 '머리'와 '가슴'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며 자신들을 고무시키는 후보를 찾으려는 심리와 '리스크 회피' 심리 사이에서 충돌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WP 역시 초기 경선 지역 4개 주의 승리를 3명, 심지어 4명의 다른 주자들이 나눠 먹게 될 가능성 때문에 블룸버그 전 시장이 슈퍼화요일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경선은 한마디로 '유권자들의 상상력을 진정으로 사로잡을 후보의 부재'로 규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티지지 시장의 재능과 지력은 분명 백인 유권자가 많은 아이오와, 뉴햄프셔에서 열정적 지지를 불러왔지만 흑인 유권자를 중심으로 확장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충성도 높은 지지층을 갖고 있지만 폭발력을 갖춘 풀뿌리 운동으로 이어가지 못한 데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지지층 가운데 이탈층도 적지 않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WP는 또한 샌더스 상원의원의 메시지가 지난 대선 유세 때와 비교해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 꼬집었다.

워런 상원의원은 한때 바이든 대세론을 위협하며 파죽지세를 보였으나 건강 보험 공약 등 지나친 개혁성향 등이 역풍이 돼 기세가 한풀 꺾였으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노련함, 풍부한 경험 등으로 본선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전체 1위를 달리지만 '필승 후보'라는 믿음과 열광적 지지는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WP는 이와 함께 이념적 정체성과 관련, 초반에는 개혁 성향의 샌더스, 워런 상원의원 등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당내 진보 진영이 강세를 보이는 듯한 '착시'가 있었으나 실제 후보자 TV토론이 진행되면 될수록 진보 성향 주자들이 수세에 몰리고 중도 주자들이 보다 확신에 찬 태도를 취하는 모습이 연출됐고 보도했다.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과 부티 지지 시장, 그리고 블룸버그 전 시장 등이 중도 성향으로 꼽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한 연례 만찬 행사에서 좌파 성향 기조로는 중도진보층과 무당파까지 아우르기 어렵다며 과도한 선명성 경쟁 양상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내년 2월 초 첫 첫 경선 때까지 남은 기간 민주당 대선후보 간 경쟁이 '극적 드라마'를 연출하며 흥행을 불러일으킬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WP는 12월에는 하원의 탄핵 조사가 경선에 대한 관심을 삼켜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탄핵안이 하원에서 가결될 경우 1월에는 상원에서 탄핵 심판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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