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투자자들, 대규모 펀드 손실에 날선 비판-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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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투자자들, 대규모 펀드 손실에 날선 비판-WSJ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1.27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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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펀드 원활한 출자 위해 경영진에게 대출 유도
펀드손실 및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손정의 회장 "주주가치 여전히 오르고 있다" 강조
소프트뱅크의 투자자들이 비전펀드의 대규모 손실 및 지배구조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사진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연합뉴스
소프트뱅크의 투자자들이 비전펀드의 대규모 손실 및 지배구조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사진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소프트뱅크 투자자들이 대규모 펀드 손실과 지배구조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캐피털 그룹, 헤지펀드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 사우스이스턴에셋매니지먼트 등의 주주들이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손실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비판했다고 업계 관계자의 입을 빌어 전했다. 

또 소프트뱅크가 경영진에게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빌려주고, 이를 비전·펀드 제2호에 투자하도록 유도, 설립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8월 비전펀드 제2호 자금 조달이 늦어지자 소프트뱅크 측이 손정의 회장과 최고 경영진에게 최대 200억 달러까지 대출해줘 펀드에 투자하도록 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주주들은 소프트뱅크 경영진과 IR 담당자에게 "해당 대출은 리스크가 너무 높다"며 "경영진과  투자자 사이에 이해관계가 충돌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인 캐피털그룹과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은 소프트뱅크 경영진에게 "손 회장이 대출 프로그램에 참여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 11월 초 열린 소프트뱅크 실적 발표자리에서 손 회장과 나브닛 고빌 비전펀드 최고투자책임자(CFO)에게 이같은 우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0억달러 규모의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가 250억달러를, 나머지는 외부 투자자가 출연했다. 이 펀드는 현재 위워크, 우버,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툴 제작업체인 슬랙 테크놀로지스, 반려견 산책 대행 앱인 와그, 가정용품의 인터넷 판매업체인 브랜드리스 등과 관련한 평가손실로 인해 곤경에 빠진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7~9월 비전펀드는 88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관계자들은 지난 3월 기준으로 2017년 출범 이후 벌어들인 29%의 누적 수익 중 대부분을 갉아먹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7월 하순부터 30% 하락했다. 이에 복수의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내렸지만 대부분은 투자의견으로 '매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의 소프트뱅크 시가총액은 800억 달러에 불과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현재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알리바바 주식의 가치만  해도 12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총액이 자산 가치를 밑돌면 일부 공격적인 투자자들의 표적이 되기 쉽지만, 소프트뱅크의 경우 손 회장이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외부 공격으로부터 어느 정도 안전한 편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 회장은 지난 11월 초 실적 발표 자리에서 "위워크 주식 손실에도 불구하고 소프트뱅크의 주주 가치는 7~9월 1조4000억엔 증가한 22조4000억엔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주로 알리바바 주가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버 주식 평가 손실을 포함한 비전펀드의 손실도 주주 가치에 비하면 1.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점만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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