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AI에 꽂힌 구광모 LG 회장, '디지털 트랜스포머'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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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AI에 꽂힌 구광모 LG 회장, '디지털 트랜스포머' 꿈꾸다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11.26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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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 AI 육성 위해 펀드·기업·학계·인재육성 적극 투자
LG, AI 탑재 로봇 선봬…산업 전방위 활용 가능성 제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계열사 사업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계열사 사업장을 둘러 보고 있다. 사진제공=LG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자, 우리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일 것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9월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개최된 사장단 워크숍에서 미래 경영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주문했다. 이후 주요 계열사는 AI(인공지능) 분야 산·학회와 연계를 강화하는 등 R&D(연구개발)와 인재, 스타트업 발굴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 손정의 회장과 유망 AI 스타트업 발굴 나서

LG그룹은 26일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4개 주요 계열사를 통해 소프트뱅크벤처스가 AI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조성 중인 약 3200억원 규모의 펀드(Growth Acceleration Fund)에 200여억원을 공동 출자키로 했다.

LG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외 유망 AI 스타트업을 선제적으로 발굴, 이들과 적극적인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나아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도 추진한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VC(벤처캐피탈)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벤처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2000년도 설립 후 아시아 지역 ICT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 7월 AI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신규 펀드를 조성했다.

LG그룹 4개 계열사의 이번 AI 펀드 투자는 구광모 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영향력이 한몫했다는 게 재계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손 회장은 지난 7월4일 방한 당시 구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을 만나 AI 등 4차 산업 관련 사업 현안을 논의했다.

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소프트뱅크의 미래 펀드에 동참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 역시 손 회장 회동 이전부터 AI 분야 육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예컨대 LG그룹은 지난 4월 LG사이언스파크 산하에 인공지능 조직인 ‘AI 담당’을 신설하고 인력을 채용하는 등 전사적 차원에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AI 담당’은 계열사 간 해당 분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의 중장기 전략 수립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나간다.

◆구광모의 AI, 산·학계와 연계 강화

주목할 점은 구 회장의 AI 육성 방식이다. 자체 R&D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업계 유력기업은 물론, 학계 등과도 전방위로 협업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사이언스파크는 지난 5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콜리전 컨퍼런스 2019’에서 토론토 대학교와 기업용 AI 공동 연구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LG전자는 당시 협약 후 ‘토론토 AI 연구소’에서 제품에 적용되는 AI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 연구소에도 AI 전담팀을 신설, 센서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가 신설한 ‘토론토 기업용 AI 연구소’는 산업·물류·제조 현장에 적용되는 기업용 AI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글로벌 5개 지역에 AI R&D 거점을 두고 관련 연구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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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크리스토퍼 입 토론토 대학교 부학장(왼쪽)과 배경훈 LG사이언스파크 AI담당이 기업용 인공지능 공동연구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LG​​

◆AI 탑재 로봇, 쉐프에 환아 도우미 역할까지

AI를 활용한 가시적 성과도 눈에 띈다. 지난 22일 CJ푸드빌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1호점 등촌점에서 ‘LG 클로이 셰프봇(LG CLOi Chefbot)’을 선보였다. 현장에 투입된 로봇은 1분에 국수 한 그릇을 조리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한 AI가 탑재된 로봇청소기 ‘LG 코드제로 R9 씽큐’를 활용한 레이싱 대회도 이달 초 개최했다.

LG전자는 서울대 어린이병원 입원실, 수술실, 중환자실, 외래 진료실 등에 AI 홈로봇 ‘LG 클로이’ 총 25대를 배치했다. 이 로봇에는 5인치 LCD 디스플레이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Clova)’ ▲네이버의 키즈서비스 ‘쥬니어네이버’ ▲아동용 콘텐츠업체인 ‘주식회사 아들과딸’의 교육 콘텐츠 등을 탑재돼 병원이라는 생소한 공간에서 무서움을 느끼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로해주는 친구이자 선생님 역할을 수행 중이다.

◆AI 인재 육성에도 적극적

LG는 인재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KAIST(카이스트)와 손잡고 ‘LG전자-KAIST 인공지능 고급과정’을 개설해 영상·음성·제어·고급알고리즘 등 4개 영역 10개 과정을 운영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Carnegie Mellon University), 캐나다 토론토대(University of Toronto)와 AI 교육 및 인증 프로그램을 진행해 지난달 첫 12명의 전문가를 선발했다. 이들은 주요 프로젝트 핵심 솔루션을 개발하고, 연구원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멘토로 활동 중이다.

LG그룹 관계자는 “AI 육성을 비롯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많은 기업들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이기 때문에 구 회장 역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 모두 AI를 활용한 사업 발굴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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