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자료 “한국 어린이에겐 아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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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자료 “한국 어린이에겐 아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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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1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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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2015 삶의 질' 보고서…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 하루 6분

한국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물질적 삶은 나아졌지만 삶의 질은 바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5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가구당 순가처분소득, 금융 자산, 고용 등 물질적 토대는 금융위기로 휘청거린 2009년 이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OECD 국가 중에서 꼴찌 수준으로 나타났다.

▲ 추석연휴 전날인 지난 8월 26일 서울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은 어린이가 아빠 손을 잡고 궁궐에서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OECD 보고서에서 한국 어린이가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하루 6븐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

 

어린이들,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짧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은 OECD에서 가장 짧은 하루 48분이다. 이 중 아빠가 같이 놀아주거나 공부를 가르쳐주거나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하루 3분, 돌봐주는 시간도 3분이다.

OECD 평균은 하루 151분이고 이 중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은 47분이다.

한국의 경우 돌보기에 통학 시간이 제외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극히 짧은 수준이다.

이웃나라 일본 어린이들만 해도 아빠와 함께 놀거나 공부하는 시간이 하루 12분으로 한국보다 많다.

익히 알려진 대로 한국 어린이들은 학업성취도에서는 OECD 최상위권이다. 15세 이상 읽기능력은 2위, 컴퓨터 기반 문제 해결 능력은 1위다. 성인이 돼 투표할 의향이 있는 14세 청소년의 비율이 3위에 이를 정도로 사회의식이 높다.

 

“어려울 때 의지할 친구·친척 없다”

'사회 관계 지원'(2014년) 항목에서 한국은 OECD 34개국 가운데 꼴찌를 차지했다.

어려울 때 의지할 친구나 친척이 있는지와 관련한 점수에서 한국은 72.37점을 기록해 OECD(88.02점) 평균에 크게 못 미친 것은 물론 회원국 중 최저였다.

특히 한국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5∼29세의 점수는 93.29점으로 OECD 평균(93.16점)보다도 높았지만 30∼49세(78.38점)에서 점수가 급격하게 낮아졌다. 50세 이상의 점수는 67.58점으로 1위인 아일랜드(96.34점)보다 무려 30점 가량 낮았다.

 

생활 만족도는 최하위

주관적 건강 만족도에서도 한국은 최하위였다. 한국 사람들의 건강 만족 지수는 2009년 44.8점에서 2013년 35.1점으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밤에 혼자 있을 때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 역시 한국(61점) 순위는 34개국 중 28위로 하위권이었다.

폭행에 따른 사망자 수에서는 한국이 인구 10만명당 1.1명으로 14위를 차지했다.

공기 등 환경 부문에서도 한국의 성적은 저조했다. 초미세먼지(PM-2.5) 노출도(2010∼2012년 평균, 인구 가중치)는 23.83으로 OECD 회원국 중에 가장 높았다. 수질 만족도(77.90점) 역시 34개국 가운데 26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개인이 평가한 삶의 만족도는 한국이 10점 만점에 5.80점을 기록해 OECD 34개 회원국과 러시아, 브라질을 포함한 36개국 중 29위를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15∼29세 6.32점, 30∼49세 6.00점, 50대 이상 5.33점 등 나이가 들수록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연구원 최성근 연구위원은 "주거와 사교육비 부담이 높은 한국에서 여유있는 삶을 살기는 힘들다"며 "경쟁에 내몰리다보니 사회 전체적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깨진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질적 삶은 상대적 우위

한국의 가구당 순가처분소득은 2013년 기준 2만270 달러로 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20위였다.

절대 수치로 보면 OECD 평균(2만7,410 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순가처분소득 증가율을 보면 한국이 12.28%로 가장 높았다. 멕시코(11.73%)와 노르웨이(8.13%)가 한국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2011년 재정위기를 겪은 그리스(-30.27%), 아일랜드(-18.11%), 스페인(-11.08%), 이탈리아(-9.32%) 등 유럽 국가들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에 정규직 근로자의 연평균 총소득 증가율도 한국이 7.3%로 30개국 가운데 1위였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수석 연구위원은 "이미 성장이 정체 단계인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성장 속도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며 "절대적인 소득은 선진국보다 낮은 상태여서 따라잡으려면 한국이 빠른 성장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오히려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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